야채 가게에서는 고구마,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당근, 양배추 등을 주로 산다. 반찬가게에서는 손두부, 순두부, 도토리묵, 올방개묵, 한천묵을 산다. 또한 열무김치, 생김치를 사기도 한다.
아침에는,
과일(주로 수박), 찐 고구마, 찐계란 등을 먹는다. 국이나 찌개를 끓이지 않아서 간편하다. 남편은 바나나를 더 챙겨 먹고 나는 커피를 곁들인다.
그동안은 구운 계란을 '쿠ㅇ'에서 몇 년간 시켜 먹었다. 그런데 그것도 더운 날씨에 찜찜한 생각이 들어서 신선한 계란을 직접 산다.
계란을 그때그때 찜기에 쪄서 먹으니 참 좋다. 계란을 세팅해 두면 10분도 안 되어 찌기가 완료된다. 참 편리하다.
점심 메뉴는 다양하다.
◐ 오리 가슴살 훈제를 알배추에 싸 먹는다.
이때는 밥이 주 메뉴다. 밥은 며칠 분을 미리 해두었다가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먹는다.
손두부를 뜨거운 물(요즘은 정수기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뜨거운 물 잘 나온다 ㅎㅎ)로 여러 차례 토렴한다.그런 후에 반찬 가게에서 챙겨준 양파 넣은 양념장을 끼얹으면 밥을 아직 먹지 않았어도 금방 포만감이 온다. 그래서 밥의 양은 평소의 1/5 정도만 먹게 된다. 그때 오리 가슴살 훈제를 전자레인지에 데운 후에 알배추와 쌈을 싸서 먹으면 간이 마치 맞다. 한 끼 분량으로 소분되어 있어서 여름에 부족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엄지척이다.
◐ 때로는 묵밥을 해 먹는다.
묵을 적당한 굵기로 채를 썰어둔다. 갖은 고명(오이채, 당근채, 양배추채, 김채)을 얹은 후에 미리 준비해 둔 육수를 붓는다. 주부의 마음에 따라 아보카도, 찐계란, 치즈까지 올려도 된다. 그런 후에 취향에 맞게 양념장을 살짝 뿌린다. 이것도 금방 포만감이 온다.
도토리묵, 올방개묵, 한천묵은 로테이션으로 번갈아 구입해서 먹으면 덜 질린다.
한천은 몸에 무척 좋고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한다. 그러나 맛은 없다. 니맛내맛도 없다.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에 제일 맛없네."
먹성 좋은 남편은 사춘기 소년처럼 한천의 맛을 타박한다.
"양약고구이어병(良藥苦口利於病), 그거 몰라요? 맛없는 것이 몸에는 좋다고 하잖아요."
나는 남편을 가스라이팅하여 불평 없이 먹도록 하는 괴팍한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러면 남편은 국물까지 꾸역꾸역 다 마신다.
◐ 생면으로 뜨거운 칼국수를 끓이지 않고 잔치국수처럼 해 먹어도 된다.
생면을 충분히 삶은 후에 찬물에 헹군다. 잔치 국수 면 삶기와 같다고 보면 된다. 채 썰어둔 야채를 올린 후에 육수를 붓는다. 맛이 기가 막힌다.
[생면으로 만든 냉 칼국수]
사실 생면을 끓이는 동안은 어쩔 수 없이 뜨거운 열기를 피할 수 없다. 그래서 뒷베란다에 있는 인덕션을 이용한다. 국수를 삶고 있는 5분 동안 참아야 한다. 그래도 먹을 동안에는 뜨거운 칼국수와 달라서 냉면을 먹는 기분이 된다.
저녁에는 샌드위치를 먹는다
통밀이 55% 이상 포함된 빵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거칠거칠한 식감의 통밀빵은 요즘 MZ세대들도 선호한다고 들었다.
치즈, 토마토 저민 것, 양상추, 오이채를 준비한다. 양쪽 빵에 드레싱 소스와 케첩을 골고루 펴 바른다. 그런 후에 차곡차곡 준비한 것들을 올리고 빵과 빵을 덮어서 누르면 된다. 먹기 좋으려면 샌드위치 한가운데를 대각선으로 잘라도 된다.
이 방법이 귀찮으면 아예 오이채, 당근채, 적색 양배추채를 모두 함께 버물러 샐러드를 만든 후 빵과 빵 사이에 넣고 그야말로 꽉 눌러 샌드위치를 만든다.
[샐러드로 샌드위치 만들기]
여기서 잠깐,
묵밥이나 생면 냉칼국수에 넣는 육수 만드는 법이다.
커다란 곰솥에 찧은 마늘, 통무, 다시마, 멸치, 까나리 액젓을 넣고 끓인다. 여름에는 한 번에 육수를 많이이장만해두는 게 좋다. 그런 후에적당한 락앤락 통에 소분하여 담아 냉동해 두었다가 한통씩 꺼내 냉장보관하면 좋다. 이것을 끓이는 동안에는 뒷베란다 보조 주방에 김이 잔뜩 서렸다. 에어컨이 가동된 주방과 베란다의 열기 차이 때문이었다. 이 육수는 샌드 위치 먹을 때 음료로 함께 마셔도 좋다.
또 다른 팁은?
이런 일련의 여름 나기 식탁에 필수적인 것이 있다. 바로 갓김치나 묵은지를 사이드 접시에 한 꼬집 곁들어 놓고 먹으면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