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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향기와 찬양Lim Aug 15. 2024

나 말고도 '깻잎순 부침개'를 부친 사람이 있겠지

-  A로 시작하는  Application(애플리케이션: 응용, 적용)

얼마 전, '가정관리사'가 출연한 프로그램을 유심히 본 적 있다.

가정관리사는 가정을 방문하여 주거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하여 청소, 세탁, 정리, 수납 등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가사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가다.

그분은, 모름지기 주부도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집안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업 주부 6개월 차인 나는, 그 가정관리사의 말에 공감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다면 때론 불편을 감수하게 된다.

불편한 것이 있을 때, 궁리하의외로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구글 이미지, 획기적인 싱크대 거름망]

싱크대 거름망을 청소할 때마다 불편다.

그런데 어느 날, 광고 알고리즘으로 색다른 싱크대 거름망을 보았다.

아주 사소하고 단순한 것이었다.

누군가 떠올린 아이디어로 편리한 대체 응용 제품을 개발해 냈다.


"이거 만든 사람 상 줘야 돼."


라는 말이 떠올랐다. 유레카~


수십 년 동안 사용해 오던, 깊고 각진 거름망 대신에 심플하고 둥근 모양으로 교체했더니 싱크대 청소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중증환자 아들을 간병한 지 12년째, 궁리하만든 간병 물품이 꽤 많다.

단언컨대 세상에 유일하게 나만 사용하고 있을 것 같은 것 꽤 있다.

그중에 가장 획기적인 것은 환자용 깔개를 씌우는 커버(싸개)다.


와상 환자가 제일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욕창이다.

아들은 욕창이 생적이 없다.

무려 12년을 누워 지냈지만...


와상 환자 엉덩이 부분에 깔개 매트를 항상 깔아 두어야 한다.

환자용 깔개 매트는 부직포로 된 원단이라 장시간 엉덩이에 닿으면 땀이 차게 된다.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한 가지 기발한 아이디어 떠올다.

광목천을 잔뜩 사서 깔개 매트를 넣을 만한 크기의 싸개를 여러 장 만들었다.

그래서 아들은 부직포가 아닌 순면으로 된 깔개 싸개에 누워 있다.

그것이 아들의 욕창 방지에 한몫했을 것 같다.


이것은 실용신안으로 등록할 만한 소발명 내지는 개량발명인 것 같다.


[ 사진: 디펜드 제품 안내문에서 캡처/ 대소변이 묻었을 때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직포에 방수 천을 접착하여 만든 환자용 깔개 매트/ 광목천으로 만든 깔개 싸개]

실용신안을 뺨칠 간병 물품 퍼레이드(다양한 간병 물품, 그중에 하나가 깔개 싸개다.)



이런 다양한 응용(Application)이 결국 발명으로 연결되고 나아가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이르게 된다.





며칠 전에 지인이 벌초를 다녀왔다며 여러 가지 야채를 잔뜩 전해 주다.

깻잎순, 가지, 깻잎, 풋고추 등등이었다.


그나저나 깻잎순으로 무슨 요리를 할까?

기존에 했던 무침이 아닌 다른 요리를 해보고 싶었다.


궁리 끝에 부침개를 부치기로 했다.


잘 씻은 깻잎순을 야채 탈수기로 물기를 뺐다.

깻잎순에 밀가루 옷을 입힌 후에 준비해 둔 부침개 반죽에 넣었다.

반죽을 묻힌 깻잎순을 하나씩 건져 부치면 된다.


깻잎순으로 부침개를 부쳐먹은 것은 처음이다.

그 어떤 부침개 보다 맛있었다.

깻잎순의 향긋함이 입안 가득 고였다.


"이렇게 맛있는 부침개는 처음이죠?"

"그러네, 향이 진동하네. 그 맛 한 번 기가 막히네."


우리 부부는 그날, 깻잎순 부침개로 저녁을 대신했다.

깻잎순 부침개를 나 말고 다른 분들도 부쳤을까?



기존 룰에서 벗어나
응용하고 변형하는 것에서
창의성이 발휘된다.


* Application: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맞추어 쓰거나 실시함, 이라는 뜻이 있다.

#깻잎순  #응용  #application #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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