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향기와 찬양Lim Oct 10. 2024

임연수와 최호박이 만났다네

- F로 시작하는 Fusion(융합, 제휴 등)

매달 한 번씩 밑반찬을 제공해 주시는 L님이

이번 달에는 찬거리를 좀 색다르게 챙겨 주셨다.


L님의 나눔에 관한 브런치 글( '마치 친 자매처럼, 엄마처럼')
- 쉐어링, 나눔


L님이 직접 요리한 반찬을 주시지 않고

요리 재료를 잔뜩 주셨다.

한우 소고 덩이, 돼지고기, 임수, 등이었다.

그리고 김밥 말이, 떡갈비, 이런 것도 챙겨 주셨다.

이번에는 그 반찬거리로 우리 입맛에 맞게

직접 요리해 보라는 의도였던 것 같다.


아침에, '임연수'라고 적힌 생선 팩을

냉동실에서 꺼내 두었다.

임연수를 굽거나 그것으로 매운탕을 할 계획이었다.

어? 그런데 오전에, O님이 호박죽과 함께

어린 조선호박과 애호박을 전해주셨다.


"C님이 이거 주셨어요. 맛있게 드시래요."

"얏호, 그러잖아도 아침에 임연수를

냉동실에서 꺼내놨는데 어린 조선호박 깔고

매운탕을 끓이면 딱이겠네요."


O님은 C님의 시누이다. 때때로 C님은 O님 편에

이것저것을 챙겨 보내 주시는 분이다.


C님의 나눔에 관한 브런치 글('사랑의 빚에 대한 백서를 보냅니다')
- 여주, 로뎀 쉼터에서 받은 사랑




C님이 보내주신 호박죽으로 가을맞이를 했다.

팥을 듬뿍 넣고 찹쌀 옹심이까지 넣은 호박죽은

지금까지 먹어봤던 죽 중에 가장 맛있었다.


그리고 매운탕을 끓이려고 임연수 팩을 열어봤다.

손질을 깔끔하게 하여 적당한 크기로 썬 후에

키친타월에 가지런히 올려둔

임연수는 살이 통통했다.


[구글 검색 화면 캡처]

여기서 잠깐,

임연수, 생선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다. 임연수라는 사람이 잡은 고기인데 그 이름을 몰라서 주위 사람들이 아예 그 생선 이름을

 '임연수'로 했다고 한다.


C님이 주신 조선호박을 깔고 임연수를 얹은 후에

갖은양념을 하여 매운탕을 끓였다.

L님의 임연수와 C님의 어린 조선호박이

우연히 서로 만났다.

좋은 생선, 싱싱한 야채로 끓인 매운탕은

더할 나위 없이 맛있었다.


얼큰한 맛에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그런데 임연수 살점이 제법 간간했다.

아마도 L님이 구이를 해 먹으라고

소금 밑간을 해두신 모양이었다.

그게 오히려 매운탕의 감칠맛을 더한 것 같다.


'이 정도면 매운탕 집을 해도 되겠다.'

라고 혼자 생각했다.

재료가 싱싱하고 좋으니 맛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간이 배인 임연수라 한 토막만 먹어도

한 끼 식사로 충분할 듯했다.


"그래도 한 토막 더 주시오. 너무 아쉽네."


임연수와 어린 조선호박으로 끓인 매운탕이

남편의 입맛에 딱 맞았나 보다.


"밑간이 되어 있어서 한 토막만 먹어도 돼요.

호박과 국물을 먹으면 되잖아요."

"그래도 이 사람아, 이렇게 맛있는 임연수를

눈앞에 두고 한 토막만 먹을 수 있겠나?

오늘 나트륨 섭취는 이것으로 끝낼게."


결국 임연수 한 토막을 남편에게 더 내밀었다.


임연수와 최호박(C 님이 보낸 호박이라는 의미)이

만나니 세상 최고의 퓨전 요리가 되었다.

걸작 매운탕이 됐다.

[애호박 부침개]

저녁에는 C님이 주신 애호박을 채 썰고

양파, 양송이버섯 채를 곁들여 버물린 후에

계란을 풀고 부침개를 부쳤다.


날씨도 선선한데 가을비가 올 모양이었다.

궂은 날씨에 부침개가 제격이었다.


"이건 웰빙 그 자체네."

"애호박 향이 그윽하죠?"

"이렇게 맛있는 부침개를 먹다가는 앞으로 식당에서 나오는 파전, 야채전 이런 건 못 먹겠는데..."

"그야 그렇죠. 재료를 아낌없이

듬뿍듬뿍 넣으니 맛있을 수밖에요."


몇 번 더 애호박 야채 전을 부쳐 먹으려고

모둠 채를 김치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언제라도 채 썰어 둔 재료를 넣고

반죽하여 부침개를 부치면 된다.




갑자기 쌀쌀해졌지만, 우리의 식탁은
임연수와 최호박이 만난
매운탕으로 따끈했다.

애호박 채 부침개도 한몫했다.

'라이킷'과 '구독' 부탁드려요~~  댓글로 소통해도 좋아요^ ^

#임면수 # 조선호박 #애호박  #퓨전   





이전 24화 아들의 주식만은 건드리지 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