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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씨앗이 내 쪽에도 뿌려졌어요

- 항아리 보쌈

by Cha향기

우리 교회에 다니는 오 집사님의 오빠 내외분을 생각하면 맘이 참 따뜻해진다. 그분들은 섬기며, 봉사하는 삶으로 인생을 헌신하는 분이다.




그래서 일전에,

<사랑의 빚에 대한 백서를 보냅니다>라는 글을 발행한 적이 있다.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딱히 정해두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자신의 것을 기꺼이 다른 사람들에게 내놓아 즐거운 추억을 쌓고 사랑을 체험케 하는 오 장로님 내외의 삶은 신선한 충격과 감동이었다.
나를 먼저 생각하고 손해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살고 있는 삶이 부끄러웠다. 나눠주며 사는 게 멋진 인생이라는 생각이 계속 뇌리에 스쳤다. 오 장로님 내외분의 그 선한 마음이 가슴속에 화롯불처럼 활활 타올랐다.
우린 수련원과 숙소를 잘 사용하고 돌아왔지만 정작 오 장로님을 뵙지 못했다. 그냥 드러내지 않으시고 자신의 것을 내주기만 하는 오 장로님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같았다. 그 사랑에 대하여 감사한 맘을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글로 어떻게 그 마음을 드러낼 수 있겠는가? 세상에 많은 단어가 있지만 마땅히 골라 전달해 드릴 말이 없었다.


오 장로님은 우리 교회에게 여주에 있는 '로뎀 쉼터'를 사용하도록 몇 번이나 제공해 주셨다. 로뎀 쉼터를 필요로 하는 분들에게 기꺼이 내주시려고 마련하셨다. 내부를 100% 편백으로 지어 지친 자들이 와서 쉬도록 손수 만드셨다. 로뎀 쉼터로 가는 길에 경기도 광주에 있는 <항아리 보쌈>에서 상다리가 부러지는 식사도 대접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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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 쉼터: 사진은 초기 모습이고 지금은 교육관과 별관도 완공되었다. / 항아리 보쌈에서 대접받은 식사]


또 오 집사님의 올케 언니, 최 권사님의 섬김도 지극하다.


<끝물 가지로 장아찌를 담그며>라는 글에서 그 미담을 담았다.


최 권사님이 보내주신 보쌈용 쪽파김치와 겉절이를 보니 군침이 절로 돌았다. 그러잖아도 쪽파 값이 안정되면 쪽파김치를 담가 보리라, 생각 중이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쪽파가 비쌌다. 이럴 때 쪽파김치를 보내주신 최 권사님께 꾸벅 절이라도 하고 싶다. 저녁에 갓 지은 밥과 함께 쪽파김치를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정성 다해 담근 쪽파김치가 감동이었다. 최 권사님 속마음이 전해져 왔다. 어려운 터널을 지나가는 와중일지라도 식사 잘 챙겨 먹고 힘내라는 말씀이 들리는 듯했다. 꼭 말로 하지 않아도 때로는 서로의 맘을 알아차릴 수 있다.


최 권사님은 경기도 광주에서 항아리 보쌈 맛집을 운영하신다. 항상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손님이 몰린다. 우리 교회 오 집사님은 주중에 그곳에서 근무하신다. 그 생활을 하신 지 10년도 넘었다. 최 권사님은 오 집사님 편에 먹거리를 종종 챙겨 보내신다. 이번에도 진공 포장된 보쌈과 함께 참외, 가지, 풋고추 등을 보내 주셨다. 여주 로뎀 쉼터 주변에 있는 밭에서 직접 친환경 유기농으로 기른 것들이다. 고추를 잘 씻어 냉동실에 넣고 일부는 다져서 보관해 두었다. 진공 포장된 보쌈은 집에서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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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포장된 보쌈 수육을 데운 후 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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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으로 재배한 고추를 냉동보관중이다.]


보쌈 진공팩 맛있게 먹는 법


- 보쌈 진공팩을 물에 넣고 15분간 끓이면 보쌈 집에서 먹는 것처럼 맛있다.

- 겉절이와 무말랭이 무침, 파김치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된다.

- 이번에는 보내주신 참외로 생절이를 만들어 보쌈 고기와 함께 먹었다.

- 참외 생절이는 소금으로 살짝 절인 후에 멸치 액젓,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 다음 통깨를 뿌린다.


KakaoTalk_20250906_212224643.jpg [참외 생절이]




얼마 전에 오 장로님이 외손주를 보셨다. 그래서 축하 노래를 만들어 드렸다. 최 권사님은 이 노래를 스마트폰 벨소리로 하셨단다.

* 손주를 위한 노래 <아기 유겸 웰컴 송>


어제는 아들 간병을 마치고 본가에서 돌아오는 길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금방이라도 하늘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최권사님이,


그대 머리 위를 지나는 먹구름

무엇으로 날려 버릴까요

사랑의 입김으로

호호 불어

그대 길을 밝혀 드릴게요


라고 내게 속삭이는 것 같았다. 오 장로님 내외분은 힘든 자들,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분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들은 쉬지 않고 집 지어 주기 봉사를 하거나 다른 분을 섬기는 삶을 살며 날마다 씨앗을 뿌리신다. 그 아름다운 씨앗이 내게도 뿌려진다. 그분들이 마치 내게 외치는 듯했다.


내가 가진 사랑의 씨앗

그대에게 나눠 드릴게요

내가 지닌 감사의 씨앗

그대에게 드릴게요


그 맘을 담은 노랫말로 '씨앗'이란 노래를 만들어 링크를 전달했다.

* 장로님과 권사님을 위해 만든 노래 <씨앗(O&Ch 부부의 삶)>




요즘 뉴스를 보면 인륜을 배신하는 끔찍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러나 오 장로님과 최 권사님 내외분 같은 삶도 있으니 아직은 살만하다


그분들이 뿌리는
사랑의 씨앗이
곳곳에 흩날리고

내게도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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