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이야기 - 영화 「미션」
※ 본 글은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롤랑 조페 감독의 영화 「미션」(1986)에서 예수회 소속인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는 남미의 과라니족 선교를 위해 직접 절벽을 타고 부족 지역으로 올라갑니다. 이미 한 신부가 순교한 바 있는 그곳에서 가브리엘 역시 죽음의 위기를 맞이하지만 그의 오보에 연주가 과라니족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교회를 세우고 이들과 교감하는데 성공합니다.
한편 용병이자 노예 상인인 멘도사(로버트 드니로)는 아내와 불륜을 저지른 동생을 결투 끝에 살해하고 그 죄책감으로 폐인처럼 지내게 됩니다. 가브리엘 신부는 그를 찾아가 속죄의 기회를 주고 멘도사는 고행 끝에 죄책감을 떨쳐버리지요. 그리고 그 역시 신부가 되어 과라니족을 위한 선교에 동참합니다. 가브리엘과 멘도사의 노력으로 그 지역은 하나님의 아름다운 교회로 가꾸어집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 위기가 찾아옵니다. 새로운 영토 분계선에 따라 과라니족의 마을은 포르투갈 식민지로 편입되고, 부족들에게는 숲속으로 돌아가라는 추방령이 내려집니다. 일차적 설득을 위해 그곳에 추기경이 파견되는데, 야만성으로 가득한 이미지만을 상상하던 추기경은 아름다운 천국을 이루고 있는 과라니족의 모습에 놀라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정치논리를 이기지 못한 그는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고 돌아가버리며, 군대의 무력 진압 계획이 선교사들에게 통보됩니다. 애초에 싸움이 되지 않는 상황을 앞두고 멘도사 신부는 무력 투쟁을 결심합니다. 그러나 가브리엘 신부는 그를 축복하지 않습니다.
“아니오, 그대가 옳다면 하나님이 축복할거요. 그대가 틀리다면 내 축복은 의미가 없소. 무력이 옳다면 사랑은 설 자리가 없소. 틀림없이 그럴 거요. 그런 세상에서 난 살아갈 힘이 없소.”
군대의 침공 앞에 멘도사는 폭력 투쟁 가운데, 가브리엘은 비폭력 저항 가운데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그들이 몰살당했다는 소식을 추기경에게 보고한 헌터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달리 방법이 없었습니다. 목적을 달성해야 하니까요... 세상은 그런겁니다.”
그러나 추기경은 쓸쓸한 표정을 지은채 대답하며 독백합니다.
“그렇지 않소 헌터씨, 우리가 그렇게 만든 거요 ... 아니, 내가 그렇게 만들었소..."
신부들은 죽고 저는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자는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기 때문입니다
명작이 된 이 영화 전체의 스토리는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거대한 세상의 권세 앞에서 진실한 전진이 무엇인지 스스로 되물을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대신할, 아니 그분과 함께할 ‘교회’는 무엇을 믿고 바라보며 나아가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