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서.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받아들이고 있지도 않은 것 같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청소년기에는 나이가 드는 것을 기다렸고, 빨리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으며,
20대 중반까지는 어른으로서의 매일의 삶과 젊음으로의 하루하루를
기쁨과, 즐거움과 우울과 좌절 등 풍부한 감정으로 만끽하며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 이후에는 뭔가 꺾인다는 느낌에 나이를 점차 세지 않게 되더니,
누군가가 몇 살이에요?라고 묻는다면,
숫자가 매년 바뀌어서 잘 생각이 안 나서 그런 건지,
무의식적으로 알고 싶지 않을지는 몰라도
ㅇㅇ살이에요.라고 숫자로 말하는 것보다
ㅇㅇ년생이에요.라는 변하지 않는,
고정 값으로 답변을 하게 된 것 같다.
지금 현재 상태는 마치
늙지 않기 위해..라고 말하면 너무 그렇고,
노땅이라는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듯한 느낌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늙지 않기 위해서
노력을 딱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실제로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굳이 몇 가지 예시를 떠올려보자면,
몇 년 전 빨간 스냅백을 샀다는 것과
작년에 도수가 없는 안경을 구입해서 쓰고 있다는 것,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안티에이징 로션을 쓴다는 것
마지막으로 제일 최근에 시작한,
시간이 될 때 운동을 한다는 것 정도가 되겠다.
아 생각해 보니 몇 가지가 더 떠오른다.
점차 무리해서 식사를 하지 않게 된 것과
건강 기능성 식품을 챙겨 먹게 된 것.
그런 것도 하나의 나의 삶의 외양을
"현상 유지" 하기 위한 노력 중 하나로 볼 수 있지 않겠나 싶다.
가만히 상기한 것들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역시 필사적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행동 자체가 아재스럽다.
노땅스럽다.. 까지 말하기까진 좀 과한 듯 한지 단어 자체에 조금 자존심이 상하는 기분이다.
늙지 않는다는 것.
이것은 비단 육체적 노화가 아니라
정신적 노화도 막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데
주요한 노력 중 하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매일 이슈가 되는
유머나 짤들을 받아서 본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내가 몰랐던 세상에 대해 조금씩 확장되어가는 나를 볼 수 있고
그나마 업데이트된 최신 밈들에 적응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또 한 가지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것인데
책을 읽는다는 건 배운다는 것의 연장 선상에 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배운다는 것은 성장한다는 것과 비슷한 단어라고 생각하고
완전히 같은 뜻은 아닐지라도 유의한 뜻을 가지고 있는 동의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배운다는 것을 멈춘다는 것은
성장을 끝낸다는 의미와도 같다고 생각하며
성장이 끝났다는 건 그 이후 고정된 세계관에서
쇠퇴하는 일만 남은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이러한 생각에 영향을 받은 것은
역시 일전에도 여러 번 언급한 김형석 교수님의 특강을 들은 이후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90세가 갈 때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신선하고 충격적이기까지 하며 멋진, 그리고 배울 만한, 따라갈 만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말마따나 김형석 교수님은 늙으신 것이 아니라
인생의 대부분을 성장해 오시면서 살아오신 것이 아닌가.
이 얼마나 멋진 삶이란 말인가.
진정으로 닮을 만한 어른으로서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늙은이로서의 삶이 아닌, 어른으로서의 삶 말이다.
적어도 성장하는 순간만큼은 늙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노력 또한 게을리 말고
하기로 계획한 것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