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흔해빠진 단어에 대한 생각
팀원의 초대로 양평에 있는 별장에 팀원들이 초대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200평 정도의 땅을 분양받았다고 하는데
주변에 심긴 침엽수들과 오디나무들과 꽃밭들이
무척이나 싱그럽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자갈이 깔린 마당을 따라 들어가면 조립식 컨테이너 형태지만
그런 티는 나지 않는, 아담한 원룸 형태의 단층 형태의 직사각형 집이 있었다.
뭐 돈을 많이 들인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내부에는 이 층 침대도 있고 아늑하고, 멋지게 꾸며져 있다.
그 옆 마당에는 집보다 더 큼직한 몽골 텐트가 설치되어 있고
거기에 여러 가지 캠핑 분위기로 꾸며진 공간과,
주방 형태와 소파와 테이블과 불멍을 할 수 있는 난로가 있다.
널찍한 앞마당에는 파라솔과 해먹과 나무그네와
마당, 텃밭과 바비큐 구이틀 등이 멋지게 세팅이 되어있고
전경에는 앞에 흐르는 냇가와 그 전경을 잘 바라볼 수 있도록
방부목으로 만든 평상과 무지개색 해먹이 하나 더 있다.
거기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무척이나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공기도 좋고 한가롭게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척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느낌이다.
비가 온 뒤라 하늘도 맑고 공기도 시원하고 덥지 않고 햇볕은 덜 따갑다.
해가 지는 노을 또한 무척 마음을 평화롭게 만드는 것 같다.
해먹에 누워서 뭐 별다른 생각을 한 건 아니고 저녁에 있는 전화 영어 공부를 했다.
아마 양평에서 저녁에 차를 끌고 집에 가면
공부할 시간이 없을 것이므로 미리 누워서 공부를 하는데
무척 여유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행위를 집에서도 하는데 장소만 바뀌었다는 이유로 말이다.
물론 근처에 편의점 이라든지 뭘 간단히 요기해 먹을 거라든지
그런 것들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힐링이라는 단어에 잘 맞는 별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쎄 힐링이라.. 뭐가 그렇게 상처 난 부분이 있어서
힐링이라고 이야기하는지 갑작스러운 생각이 든다.
하긴 삶이란 것이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긴 하다.
쉽게 여유를 찾는 것도 그렇다.
일상 속에서 여율 찾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
일상이라는 것이 어떠한 루틴 한 삶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보통 집에서 힐링을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집에서도 마냥 힐링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집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들과 의무와 책임이 존재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나의 일상과 떨어진 곳에 오게 되면 마치 그런 모든 짐들을 다 내려놓고
현재의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우리는 힐링이라고 부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이 꽤 유명해지고 유행했던 적이 있다.
그 프로그램은 게스트를 한 명씩 초대해 그 한 명에게 집중하여
그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꺼내놓고 그에 대해 색다른 면을 알아 가거나
그 마음을 공감하게 하는, 그의 마음을 열게 만드는
그런 방식의 토크쇼 여서 무척이나 신선했던 기억이 있다.
적어보니 그냥 토크쇼와 별 다른 차이점은 없어 보이는데,
똑같은 스튜디오 공간에 똑같은 포맷에 게스트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게스트에 맞도록 스튜디오를 야외로, 혹은 다른 어딘가로 맞추고,
게스트에 맞는 매번 다른 포맷의 방식으로 마음을 열게 만드는 ,
편안하게 맞추어 더 그들의 속내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새로웠던 것 같다.
우리가 알던 표면적으로만 알던 한 유명한 인간이
실제로는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고
그도 다름 아닌 나와 같은 인간이었구나,
느끼게 하며 그를 보는 우리들도 힐링이 되는,
" 아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니었구나."
" 모두들 같은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유대감을 느끼며 힐링되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는 다들 힘든 삶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만
당시에는 힐링이란 단어가 정말 우리에게 위로와 진정성을 담은, 위로를 건네는 느낌이라
모두가 그 단어에 위로를 그리고 치료를 받았던 것 같다.
지금은 이 힐링이라는 단어가 너무도 흔해져 버려서
그저 일상 속 무미건조한 단어처럼 되어버린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누군가의 별장에 초대받아서 자연을 벗 삼아
가만히 흘러가는 냇물을 보면서, 활활 까진 아니더라도 토닥토닥 타 들어가는 불을 보면서
내 마음속에 혹은 머릿속에 가지고 있던 짐들을 잠시 쉬면서 내려놓기도 하거나,
혹은 아예 일상 속에 두고 오기도 하고 또는,
그것들에 둘러싸여 있지 않고 제삼자 입장에서 떨어져
그대로 두기만 하는 것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꽤 편해졌던 것 같다.
그런 게 아마 우리가 소위 말하는 힐링이라는 것이겠지.
그저 치열한 일상에, 무미건조한 일상에 , 일상들로 가득 찬 시간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상"이라는 한 뭉텅이 한 조각으로 흘려보내 버리는 소중한
현재
라는 시간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힐링하게 만들어 주는 하나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