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 수 없는 너, 고양이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좋아해선 안 되는.

by 트윈블루

고양이는 정말 매력적인 동물이다.


고양이의 동글동글하고 까만 눈동자와 푸른 눈을 보고 있자면

마치 소우주를 보는 것 같이 영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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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본능적으로 귀가 따라가는 아기 같은 목소리와

그 요염한 자태로 캣 워킹을 하는 모습은 정말 도도하기 그지없고,


부들부들한 털은 절로 손을 뻗게 만드는, 그런 매력을 갖고 있다.

언젠가 성인이 되면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내 머릿속에 고양이의 정석 같은 느낌으로 자리 잡은

순백색 오드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다.

물론 고양이 알레르기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말이다.


어렸을 적에 길에 지나다니는 고양이를 잘못 만졌다가

눈이 간지럽고 부어서 병원까지 가서 고생을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친구 녀석의 집에는 엄청나게 큰 성묘가 한 마리 있는데

글쎄, 이젠 너무 커 버려서 고양이보다는 삵에 가까운 느낌이긴 하고

반려 동물보다는 커다란 짐승 한 마리를 거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친구 집에 가면 이 녀석은 도도한 눈으로 날 유심히 관찰한다.

큰 눈을 깜빡이며 말이다.

그리곤 서서히 고리로 슬쩍 나를 홀리면서

서서히 거리를 좁히곤 이리저리 내 주위를 어슬렁거리다

실수인 듯 고의인 듯 쿵! 하고

자신의 몸을 슬쩍 내 다리에 비빈다.

아기 고양이가 아니기 때문에

육중한 녀석의 몸통에 내 다리가 밀리고

내 다리에는 고양이 털이 북슬북슬 매달리게 된다.


그렇게 몸통 박치기를 즉 시전 한 후

영역 표시가 끝난 건지 집사 중 하나로 판단했는지도 몰라도

유해하지 않다고 판단했는지

자기 할 일을 하러 다시 도도하게 움직인다


알레르기는 이제 어른이 됐으니 없어져 없겠지.

어른이 되었으니 알레르기 따위는 사그라들거나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실컷 만져 주고 놀아 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손을 씻었는데

아이 깨끗해를 너무 믿었는지 펭수가 알려준

30초 손 씻기 방법대로 하지 않아서 그랬는지 몰라도


잠깐 눈이 간지러워서...(아마 그것도 생각해 보면 알레르기 반응이었겠지 )

눈이 가려워 손끝으로 살짝 비볐는데

눈퉁이가 밤탱이 되고 눈물을 질질 흘리는데 불과 10분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결국 친구들과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뛰쳐나가

약국으로 달려가 알레르기 용 안약을 사다가 넣을 수밖에 없었고


그걸 본 친구들이 날 보고 키득댔던 기억과 함께

다시는 고양이를 손 만지지 않으리라라며 다짐하며 울분을 삼켰던 기억이 난다.




내 곁에 있지만 만질 수 없는 너.

다가갈 수 있지만 손 닿을 수 없는 그 애틋함에 대하여.


너는 내 옆에 있어 좋아하지만,

물리적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도 있지만

만질 수 없다.

손 닿을 거리에 있는데도 손을 뻗을 수 없다는 사실이

마치 그림 같고 상상 속의 동물과도 같구나.


https://www.youtube.com/watch?v=segFCAYzN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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