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Inertia)은 물체가 외부 힘을 받지 않는 한 정지 또는 운동의 상태를 지속하려는 성질을 뜻합니다. 물체의 운동방향을 바꾸거나 운동상태를 바꾸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이 필요한데요. 새로운 행동, 믿음, 아이디어가 퍼져나가려면 어느 정도의 힘이 필요할까요?
데이먼 센톨라가 쓴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가는 20년 넘게 소셜 네트워크를 연구한 사회학자가 변화를 일으키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대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네트워크 내 강한 유대와 약한 유대 개념을 설명하면서 변화가 일어나는 방식에 대해 흥미롭게 이야기 합니다.
1. 강한 유대(Strong Ties) vs 약한 유대(Weak Ties)
강한 유대는 가까운 친구와 가족처럼 우리가 신뢰하는 네트워크를 말합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내집단"을 형성하고요. 다만, 강한 유대에는 약점이 있는데, 바로 중복성입니다. 새로운 메세지를 전달했는데, 이미 들은 이야기이거나 우리 사이의 이야기로 끝날 수 있습니다.
약한 유대는 가끔 만나는 사람들로서 우리의 궤도에서 무작위적 연결에 해당하는 "외집단"을 말합니다. 통상적인 궤도 바깥에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는 마주칠 일이 결코 없을 새로운 사람들에게 우리를 연결 시킬 수 있죠. 약한 유대의 강점은 바로 영향력의 범위인데요. 광대한 세계 네트워크에 우리의 생각을 노출 할 수 있고 훨씬 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과 연결 시켜주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2. 바이러스는 어떻게 퍼져 나가는가 - 흑사병, H1N1, Covid-19
1347년 봄, 프랑스 마르세유에 흑사병이 상륙했습니다. 시칠리아와 크레타에서 배를 타고 온 쥐들이 감염된 열대쥐벼룩을 지닌 채 도시에 침임했고, 쥐벼룩의 창자에는 페스트균이 들끓고 있었던 거죠. 쥐벼룩에게 물릴 때마다 다량의 페스트균이 직접 혈액 속으로 들어와 그 사람을 즉각 감염시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쥐들은 도시 전체에 우글거리며 그와 함께 흑사병이 창궐했습니다.
마르세유를 휩쓴 흑사병은 유럽을 가로지르며 1348년 서쪽으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동쪽으로 이탈리아 피렌체까지 퍼지고 6개월 뒤에는 에스파냐 서부와 이탈리아 남무, 그리고 프랑스 북부의 모든 도시에 흑사병이 창궐했습니다. 배를 타고 런던으로 건너간 승객을 통해 런던, 스코틀랜드로, 유럽 북동부 산악 지역을 넘어 프라하와 빈, 스칸디나비아까지 펴져나가는데요. 1351년까지 전체 유럽 인구 중 3분의 1이 사망했습니다.
오늘날 질병은 육지나 바다로 여행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항공현은 감염벙 확산을 극적으로 증가시키는데요. 2009년, H1N1(A형 독감의 아형) 바이러스는 불과 몇 주 만에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와 런던, 리우데자네이루, 시드니, 도쿄, 홍콩 등 전 세계로 퍼졌습니다. 2020년 코로나19가 그에 못지 않게 빠르게, 훨씬 큰 위력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갔는데요. 흑사병이 유럽을 정복하는 데에는 수년이 걸린 반면, 현대의 질병은 불과 몇 주일만에 전세계의 모든 도시로 퍼지는 이유는 빠르고 효율적인 운송 네트워크 때문인데요. 달리 설명하면 약한 유대의 영향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는 양상 - 흑사병/H1N1/Covid-19
3. 흥미로운 실험 1) 스탠리 밀그램의 엽서 실험 - '6단계 분리 six degree of separation' 이론 미국 중서부에 사는 사람이 동부에 사는 주식 중개인에게 엽서를 통해 메세지를 전달하려면, 몇단계를 거치게 될까요? 엽서의 메세지를 전달하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엽서를 보내고, 그 사람이 다음 사람에 보내고... 지금이야 인스타그램으로 DM 보내면 한번에 가능하겠지만, 당시에는 우편을 통해 전달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실험 결과 빠르면 3단계, 느리면 7단계만에 성공하지만 평균 거리는 6단계라고 합니다. 2억명의 미국인이 여섯 다리만 거치면 다 연결되는 거죠. 결국, 약한 유대가 한 커뮤니티에서 다음 커뮤니티로 메세지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연결 고리이자 다양한 커뮤니티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구요.
이렇듯 유행과 변화는 일반적으로 '약한 유대' 중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연결망 = 성공의 원동력 이라고 설명했던 '성공의 공식 포뮬라 - 당신의 성공은 우리가 함께 이룬 성공이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기도 하구요. 그럼 새로운 행동, 믿음, 아이디어를 퍼트리려면 인플루언서와 약한 유대 등을 활용해야 할까요?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