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늦잠을 자는 습관부터, 웃을 때 눈이 반달 모양이 되는 것, 무서운 영화를 피하게 되는 취향, 밥을 먹다 "이거 진짜 너무 맛있다!" 하고 외치는 감탄사까지. 그에게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나에게서 그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떤 날은 그게 어색하고 우스워서 바람 빠진 풍선마냥 푸흐흐 웃음이 터지다가도, 다른 날에는 애틋하고 뭉클해져서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이 기묘한 일은 언제부터 우리에게 스며들었을까요. 시작이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한자어 '닮을 사(似)'는 '사람 인(人)'에 '~로써 이(以)'가 만난 글자입니다. 인간이 서로에게 어떠한 존재로써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이 닮다,라는 의미에 도달한 것 같아요.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게 합니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왼발을 먼저 내딛는지, 어느 방향으로 다리를 꼬는지, 넷플릭스에 들어가면 무엇에 가장 눈이 가는지 같은 걸 궁금해하게 되죠. 하나하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들여다볼 때 서로의 일부가 됩니다.
마냥 싫지 않은 이 닮아감이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내는 동화되어 같은 말에 동시에 대답하고 동시에 돌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서로의 거울이 되어 영원히 비추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