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규모의 자연에 압도됐을 때, 너무너무 기쁘고 즐거운 일이 일어났을 때 혹은 반대일 때, 충격적이거나 믿기지 않을 때 우리는 ‘말도 안 돼’라고 합니다. 사실 말도 안 돼!라고 말로 내뱉는 것 자체가 아주 모순적입니다.
사랑은 비효율적이고 불완전합니다. 생존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랑은 최악의 알고리즘입니다. 불필요한 몰두와 집착을 요구하고, 본인과 상대방의 애를 태우며 감정을 강요합니다. 때론 나를 희생하고, 상대방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일은 개인의 자원뿐만 아니라 인내심 또한 바닥나게 합니다.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며, 어쩌면 생존을 위협하는 결정을 내리게 합니다. 사랑은 도파민과 옥시토신이 만들어 낸 기묘한 인간의 족쇄입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일인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랑합니다. 찢어지고 부서지고 쏟아지는 마음을 가지고서요.
불필요해 보이는 몰두는 새로운 생각과 작업을 낳습니다. 나를 희생하는 일은 자원을 소모하는 대신, ‘나’의 경계를 넓혀 타인의 삶까지 함께 품게 만들죠. 상대의 불완전함은 내가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 됩니다. 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감정은 선택하지 못했을 삶의 경로를 활짝 열어젖힙니다. 우리는 손과 발이 서로에게 묶여 함께 망가지고 넘어지고 부딪히고 다시 일어납니다. 설명되지 않는 일이 '사랑'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랑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