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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 Oct 21. 2021

어떻게 해야 치매에 안 걸리지?


우리 집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 중에 읽지 않은 책이 더 많다.  

결혼 전에는 책 한 권을 열면 끝까지 읽고서야 자리를 털고 일어날 만큼 좋아하고 집중했었다. 눈의 노화는 40대부터 시작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요즘은 핸드폰으로 인해 더 심각해지고 있는 듯하다. 나이로 인해 눈도 가물가물, 돋보기를 껴보아도 한 시간도 못 가 콧잔등이 아파 오기 시작하여 허리와 엉덩이까지 들썩거리다 결국 일어서고야 만다. 


무엇이라도 배워 보려 열정을 가져보지만 이것저것 걸리는 상황을 생각하면 지레 포기하게 되는 속상함이 있다. 복지관에서 선생님 지도에 따라 강제로라도 배우면 좋겠는데 코로나로 문을 닫아버렸으니 집에서 생활영어책을 들추어보다가 머리가 아파서 던져 버렸다. 한문을 배우고 있는데 서두르지 않고 하루 한 글자만 배우자는 목표를 세워야겠다. 새로운 것을 탐구하여 뇌에 활력을 주는 것이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하는데 열심히 배워보자. 


어디를 가도 노인 인구가 넘쳐나는 우리나라. 그에 따라 치매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가끔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늙어가는 나라에 살고 있는 노인들. 조용한 거리를 말없이 움직이는 느린 몸짓들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치매 환자들이 당하는 불이익과 환자의 가족들은 스트레스를 넘어 가정 파탄까지 겪어야 하는 상황이 많다고 한다. 누구나 노인이 되고 치매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삶이다. 


어떤 사람은 치매 걸린 아내의 손발이 되어 10년을 알뜰히 보살펴 주고 있다. 자녀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두 분이 사랑했을 때를 아내에게 상기시키며 늘 같은 마음으로  보살피는 남편의 헌신은 정말 아름다웠다. 비록 남편을 알아보지 못하고 돌봄을 받고 있지만 아내분은 또 얼마나 안심이 될까. 자식들은 그런 아버지에게 무엇을 배우며 어떤 모습의 자신을 바라보며 다짐하게 될까. 


친구 친정어머니도 치매가 왔는데, 수시로 물을 마셔서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려 잠을 잘 수가 없단다. 계속 화장지를 풀어헤쳐 감당이 안 된다면서 자신을 낳아주신 엄마이기에 참고 견디지만 미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어대니 안쓰럽다. 하룻밤 자고 나면 이불 빨래가 수북이 쌓인다고. 속상한 맘에 “나랑 함께 죽자 엄마!!!”라며 소리소리 지른다고.


돌아가신 시어머님은 처음에는 부분적 치매를 보이시다가 점점 심해지더니 자식도 몰라보셨다. 


“어머니, 이 사람 누군지 알아?”

“몰라, 누구야.”

“그럼 난 누구예요.”

“우리 큰며느리지.”

“아들은 모르고 며느리는 기억해요?”

“큰며느리를 모르면 큰일 나지.”


시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시는 일은 남편도 원하지 않았지만 경제적으로도 우리만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차서 집에서 모셔야만 했다. 치매와 골다공증으로 넘어져 고관절과 대퇴골절 수술로 두 번이나 고통을 받은 시어머니는 그 후에 치매가 더 심해졌다. 오 남매인 형제들이 일정한 저축으로 어머니의 병환을 대비하자고 했지만 그것도 일치가 안 되었다. 그래서 늙을수록 모아놓은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나 보다. 절대로 자식들에게 재산을 다 주지 말라고. 그래야 요양원이든 요양병원이든 자식들 피해 안 주고 눈치 안 보고 갈 수 있으니까.


젊은 사람도 치매에 걸린다는 요즘 치매가 무섭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기에 새로운 것을 계속 배워야 한다. 다른 것도 아니고 치매로 남편과 자식들에게 짐이 된다면 정말 못 견디게 수치스러울 것 같아서다. 보통 남자들은 거짓말일지라도 아내가 치매에 걸리거나 중병에 시달리면 자신이 간호하겠노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자들은 남편을 요양병원에 보내려고 한다.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이 없는 거다. 더 이상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다.


어떤 날은 내 마음이 조급해져 하루에 많은 시간을 책 읽는 데 사용하기도 하고 늘 운동하면서 긍정적으로 살아보려 노력도 해본다. 책도 자기 귀에 들리도록 소리 내어 읽는다면 뇌에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조급해하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행복한 생각을 많이 하고 행복하게 웃고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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