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팔아줄 수 있는가요?

16 책을 팔아줄 수 있는가요?

by 크리스티나

서점에서 근무하면서 가끔 이런 문의를 받거든요. 고객이 책을 출간하셨는데 저희 서점 매대에 책을 진열하고 팔아줄 수 있느냐는. 얼마전에도 나이 지긋하신 고객이 회고록을 출간했는데 서점에 가지고 갈테니 진열해서 팔라는... . 답변은 '그럴 수 없다'예요. 정상적인 도서 유통 통로를 통해 책이 입고되고 판매되어야 하는거니까 그렇게 사적으로 책을 들여와 팔 수는 없어요.


요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추세예요. 책을 출간할 수 있는 길도 예전에 비해 다양해졌구요. 독서인구는 바닥인데 글을 쓰고 책을 내는 분들은 많은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건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의 표현욕구가 최대치에 이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모두가 작가이고 예술가인 시대인거죠. 어쨌든 책을 출판하고나면 서점 매대에 책을 까는 단계가 있잖아요. 그것이 또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영업을 해야 하는 서점 입장에서도 판매로 연결되지 않을 책을 들여와 진열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 지점이 항상 고민이거든요. 진정성 있는 책이 반드시 팔린다는 보장이 없고 양서도 절판될 가능성은 항상 있어요. 가치 있는 책이 대중적으로 인기있는 책과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구요. 서점 매대는 한정되어 있고 책을 들여오고 반품하는데도 비용이 드니 모든 책을 입고할 수도 없구요.


여기 브런치 플랫폼에 글을 쓰시는 작가님들도 책 출간을 고민하시더군요. 어렵게 책을 낸 후에 또 현실적인 고민거리가 따른다는거죠.


책을 읽고 사유를 하다보면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내면에서 차오르고, 그래서 글을 쓰면 누군가가 읽고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생기고 책을 내고 싶고 그 책이 많은 독자들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고... . 그런데 현실은 서점 매대에, 소비자들 눈에 들어오게, 진열되는 것이 쉽지는 않거든요.


저는, 지금은 모르겠어요. 이제 글을 조금씩 쓰기 시작한지라 그 마음까지는 아니거든요. 무언가 지속할 수 있는 끈기 같은 것이 부러웠고 그래서 흉내라도 내고 싶었어요. 모방하다보면 그 경지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슷하게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거구요.


쓰다보니 조금 지치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아무도 박수쳐 주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긴 한데 역시 세상에 쉬운 일 같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비가 자주 내리는 10월이예요. 오늘 잠시 외출하는 길에 가로수를 유심히 보았는데 가을물이 예쁘게 들기도 전에 찬바람에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더군요. 스산한 계절이 왔고 어느새 한기마저 느껴집니다. 서울에 사는 동생은 주말에 김장을 했다는 소식을 전해왔구요. 이렇게 또 추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되네요.


현실이 단순하지 않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가고 있는 세상의 모든 거북이들에게 응원을 보내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

이전 15화읽는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