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평가의 끝

by Dr Wolfgang H

지난 월요일부로 9년 간의 절대 평가가 끝났다.

어쩌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고,

일단 끝난 것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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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간 상대 평가에 익숙했던지라,

절대 평가였던 이곳에서의 9년의 시간과 오늘까지도,

우왕좌왕했다.

그 매 순간의 나의 좌표를 가늠해 보기 위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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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평가는 함께 가는 무리가 보이고,

그 안에서 상, 중, 하로 평가되는 존재를 직접 볼 수 있기에

각 기준의 어떠함을 알고,

더불어 그것이 척도가 되기에,

흉내도 내 볼 수 있고,

그렇게 나름의 방향타와 이정표가 존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절대평가는,

평가 기준은 존재하나,

오롯이 나 하나만을 대상화한 평가로

내 좌표를 인지하기 위한 타인도, 주변 지물도

그 외에 무엇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다 보니,

최선을 다한들,

그것이 평가자에게도 최선으로 인지 되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일까 자주 했던 생각이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였던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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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사회적 동물로 태어난 나는,

생을 지나오며 간헐적으로 절대 평가를 맛보긴 했지만,

그것은 사실,

상대 평가 안에서 부분적인 절대 평가였음을

오늘에서야 깨닫는다.


또한 상대 평가로 내가 객관화된 것이라 여겼지만,

그것은 누군가 이미 결정한 기준에 의한 분류였을 뿐,

나를 객관화하는 작업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철저히 나 하나가 유일한 존재이자, 실체이며, 절대기준인

절대 평가를 통해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객관화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비교대상군이 존재치 않는 지난 9년의 절대 평가의 시간 속에서

나 스스로,

나에 대해 어렴풋했던 것들이 선명해지고 구체화되는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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