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사온 우롱차들을 한국의 우리집에서 우리며 겪은 시행착오들
정말 어렵사리 대만에서 우롱차를 사오는 데 성공했지만(누가 보면 문익점 목화씨 가져오는줄..) 나는 유기명차에서 준 매뉴얼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서양식 홍차 잎차를 우릴 땐, 보통 100ml당 1g을 넣고 끓인 물을 넣어 1분 30초~2분 정도 우린다는 일반 룰이 있다. 그래서 타이머를 쓰는 것과, 적절한 시간이 지나면 잎을 머그컵이든 주전자에서든 찻물에서 분리한다는 것 말고는 크게 신경쓸 게 없었다.
저 충격과 공포의 설명서를 보고 내가 당시 들었던 생각은 다음과 같다.
주전자의 반을 채울 정도로 잎을 넣으라고?
찻잎 양이 g수가 기준이 아니야? 왜? 대체 왜??????
주전자 용량은 없는 건가?
다섯 번 우리라는 건 뭐지?
일단 온도가 조절되는 전기포트를 사야겠네...
그러고보니 매장에서 우려주던 도구는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중국식 다구였던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나에게는 당연히 그런 다구가 없었다. 2014년이니까... 인터넷에서 동양차나 다구를 살 수 있다는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갖고있던 큼직한 1L짜리 주전자에 이전에 홍차를 우리던 방법대로 대충 몇 번 우려 먹었다. 설명서 보니 저게 여러 번 우릴 수 있는 차라니까 돈도 아깝고 해서 한 두세 번쯤 우려먹은 듯 하다. 150g에 5만원 넘는 가격은 기존에 내가 사먹던 프랑스나 영국, 일본 브랜드 홍차에 비하면 확실히 엄청 비싸서 꽤나 애지중지 몇 년동안 아껴마셨던 것 같다.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는데 내가 대만에서 감동받았던 그맛은 아니었다.
그러다 정통식으로 차를 우리려면, 작은 주전자에 잎을 많이 넣어서 여러 번 빠르게 우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찻주전자가 작기 때문에 주전자 크기 대비 많은 잎을 넣게 되고, 여러 번 우려서 결국 서양식 차우림법과 비슷하거나 더 많은 양의 차를 마시게 되는 원리였다.
그래서 3년 뒤 대만에 개인적으로 여행을 갔을 때 여기저기서 또 손짓발짓을 해가며(...) 제대로 차 우리는 도구들을 구입했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사온 도구들로 우려보니 오히려 서양식 차우림법대로 우리는 것보다 맛이 없었다.
너무 떫고 쓰고 보통 맛이 없는 게 아니었다. 장비 문제가 아니었던 건가? 혼란에 빠졌다.
여행 갈 때마다 차를 더 많이 구입하며 의문이 들었던 점은 각각의 차 브랜드가 제시하는 차 우리는 시간이 제각기 다르다는 점이었다. 같은 종류의 차라면 우리는 시간도 비슷해야 할 것 같은데, 물 온도는 그럭저럭 비슷했지만 우리는 시간은 매뉴얼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찻잎 양의 가이드도 일관된 게 없었다.
한국에 동양차에 대한 책이 아예 없다시피하던 시절이라서, 대만 성품서점을 찾으니 일본어로 된 우롱차 가이드북이 있었다. 그런데 심지어 그것도 내용이 달랐다.
문산포종 같은 경우, 150ml 용량의 차호에 우리는 조건에서는 우리는 시간을 이렇게 안내하고 있다.
왕덕전
70초 60초 60초 90초 100초
유기명차
60초 35초 45초 60초 120초
일본책
50초 50초 50초 60초 70초+
대만책 (최근 번역출간)
30초 30초 60초 90초
우리는 시간 정도는 아니지만, 찻잎 양도 제각각이다. 중국이나 대만 사람들은 찻잎을 많이 넣고, 한국이나 일본 사람들은 적게 넣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역시 문산포종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았다.
왕덕전
90ml 개완에는 5g, 150ml 차호에는 10g
유기명차
차호의 1/2 (150ml 차호에 절반을 채우면 8~10g 정도의 양이 된다)
일본책
150ml 차호에 3g
대만책 (최근 번역출간)
차호용량(150ml) * 침출예상횟수(4) / 80 = 7.5g
정말 어쩌란 말이냐 트위스트 추면서... 어차피 어느 제조회사든 같은 지역의 찻잎을 공급받아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유사한 방법으로 가공하는 것일텐데, 제다 기술과 품질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이렇게까지 다르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심지어 애써서 조건을 다 맞추어도 쓰고 떫고 맛이 없었다. 아이고 비싼 고급차를 똥손이 다 갖다버리네!!! 눈물이 났다.
그래도 여행을 가면 뜨거운 차가 맛있으니 대만에 갔을 때 만큼은 꾸준히 티룸에 가서 차를 마셨다. 그러던 어느날 융캉지에에 있는 "후이리우回留" 라는 여행자에게도 잘 알려진 티룸에 가게 되었다. 이 티룸에서 제시한 방법은 내가 그동안 우려마시던 방법과 약간 다른 점이 있었다.
이 티룸에서 알려준 방법은 다음과 같다. 집에서도 이 방법을 따라해보니 그나마 마시다 뱉을 정도로 맛없지는 않게 우릴 수 있게 되었다.
다기를 뜨거운 물로 데운 후 버린다.
돌돌말린 우롱차에 뜨거운 물을 약간 부어 풀어준 뒤 처음 우린 물은 버린다. -> 개선점
그 다음 서버가 20초를 처음 우려주고, 30초, 40초, 50초.. 이런식으로 10초씩 추가해 우리라고 알려줬다. -> 개선점
타이머의 시간이 지나면 공도배(숙우)에 옮겨 붓는다.
공도배(숙우)에서 각 잔에 나누어 따른다.
우롱차를 접하다 보면, 브랜드끼리 좋은 차의 기준으로 이렇게 작은 주전자로 우리는 정통 방식으로 몇 번까지 우릴 수 있는가? 를 설정하고 자사의 차가 더 많은 횟수로 우릴 수 있다고 홍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걸 전문용어로 내포성이 좋다/나쁘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집에서 우릴 땐 2~3번 우린 다음에는 늘 찻물에서 차의 맛이 빠지고 종이 우린 물을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늘 마케팅과 실제는 다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제주도의 한 다원에 가서 내가 우린 차가 너무 떫어 옆사람이 같이 안 마셔준다고 했더니 수돗물로 끓이고 있으면 삼다수같은 생수로 바꿔보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래서 바꿔보았더니 맛이 한결 나아지고 기존에 2번까지 우릴 수 있던 차는 3번, 3번까지 우릴 수 있던 차는 4번 우릴 수 있게 되었다. 5회~6회는 아무리 생각해도 좀 마케팅 요소이거나 차를 보낼 수 없어 미련이 남은 사람들이 최적의 맛이 아니라도 좀 붙잡는 그런 용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혼자라면 150*4 = 600ml만 마셔도 배가 부르기도 하고. 내가 맛있고 즐겁게 마실 수 있는 데까지만 우리기로 했다.
이렇게 수많은 시행착오 및 삽질을 통해 알게 된 점을 정리해 본다.
지인에게 홍차 티백을 선물해줬는데, 맛이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1분 지나고 티백 뺐냐고 물어보면 세월아 네월아 담그고 있었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에 찻잎을 담갔으면 빼야 하고 담갔다가 빼는 시간을 우리는 시간으로 지칭하도록 하자. 적절한 물과 찻잎 양, 우리는 시간은 어디서나 차우림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름 신경쓴다고 써도 서양차보다는 중국 계통의 동양차가, 서양식/간편 차우림보다 동양식/정통 차우림이 훨씬 예민하다. 무슨 뜻이냐면, 조금 비율이 맞지 않거나 타임오버가 되어도 망했다 싶을 정도로 맛이 없어진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사나 책마다 제시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 찻잎 양과 우리는 시간을 여러 조건으로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차는 어쨌든 기호식품이므로 사람마다 맞는 농도가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셔보고 좋았던 우림법을 기록해두면 차 우리는 데 기복이 줄어든다.
타이머를 정교하게 사용한다.
서양차로 1분 30초나 2분 우릴 때는 10초쯤 어긋나도 문제가 없었지만 이쪽은 초단위이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 타임오버하면 리터럴리 쓴맛을 볼 수 있다. 타이머 조작을 할 틈이 없으니 스마트폰 AI 비서를 이용하여 "시리야 타이머 20초" 를 목놓아 부르거나 바로바로 조작할 수 있도록 타이머 화면을 미리 세팅한다. 요즘은 아예 스마트스피커를 이용해 "오케이 구글, 타이머 30초" 를 외치고 있다. 애플 계열 기기보다 구글이나 삼성 계통 기기가 반응이 더 빠르다는 사실.
다구 바로 옆에 전기포트를 둔다.
전기포트 왔다갔다하며 옮기는 시간도 우려지는 시간에 포함된다. 그래서 최대한 테이블에 가까운 곳에 전기포트를 위치시키게 되었다. 한국인은 보통 싱크대나 별도 선반의 고정 자리에 물 끓이는 전기포트를 두고 거실이나 부엌 테이블은 좀 먼 구조에서 생활하게 되는데 일부러 차생활을 위해 좀 등을 지긴 하지만 가까운 위치에 놓게 되었다. 물론 베스트는 티룸들처럼 테이블 위지만 전기 배선이 받쳐줘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까.
찻잎을 소분하거나 우릴 때 저울을 사용한다.
공부차 방식은 물대 찻잎 비율을 정교하게 계량해야... 망하지 않을 수 있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저울을 사용했고, 지금은 타오바오에서 산 0.1g 단위 저울 겸 차하를 사용하고 있다.
윤차를 한다.
세차라고도 하는 과정이다. 처음에 끓는 물을 찻잎이 잠길 정도로만 조금 부은 다음 마시지 않고 바로 버린다. 차의 불순물을 씻어내는 과정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우롱차는 대부분 차가 돌돌 말려있는데, 돌돌 말리고 압축된 차가 풀어지면서 맛이 우러난다.(그래서 다 우리면 불은 미역처럼 부피가 엄청나게 늘어난다.) 준비운동을 하는 것처럼 살짝 풀어줘야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하길래 따라해봤더니 안 한 것보다 좋았다. 향도 더 잘 뽑히고 불쾌한 맛도 조금 줄어들었다. 그래서 내 경우엔 우롱차를 마실 땐 꼭 하는데, 요즘 차들은 웬만해서는 다 깨끗하므로 기호에 따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대만에서 사온 우롱차를 소분/밀봉하여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금씩 나누어줬는데, 특히 사무실에서 마시는 경우 실패가 많았다. 한국의 일반적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정수기 온수는 70~80도 정도로 우롱차가 우러나기에 충분히 뜨거운 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롱차를 우릴 때 정수기 온수를 사용하면 돌돌 말린 잎이 풀리지 않으며 찻물 색조차 바뀌지 않는 슬픈 경험을 할 수 있다. 100도씨의 끓는 물은 중국차 우릴 때 반드시라고 해야 할 정도로 절대 조건이다. 85도를 요구하더라도, 100도까지 끓은 다음 식은 물을 전제로 할 때가 많다.(나는 이것도 최근 알게 되었지만 귀찮아서... 더 민감한 녹차가 아닌 동방미인이나 홍차는 그냥 85도까지만 끓여서 쓰고 있... 쿨럭...)
또 중요한 부분은 사용하기 전에 다기를 뜨거운 물로 꼭 데우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원래 서양식 홍차를 마시면서는 기분내서 맛있는 차를 마시고 싶을 때만 그렇게 했는데, 다기가 작고 얇다 보니 좀 더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 같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한국의 수돗물 수질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한국의 수돗물은 경수냐 연수냐를 따지면 연수이긴 해도 차를 마시기에 아주 적합한 물은 아니었다. 물을 끓여도 물 안에서 없어지지 않는 성분과 성격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미네랄 등의 성분이 적거나 없는 중립적 성격의 물일 수록 좋은데 한국에 널리 퍼진 정수기는 물 자체의 성분 및 성격을 아예 중립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수기 물보다도 삼다수, 백산수 등의 생수를 이용하는 게 좋다고 한다.
나도 권유를 받아 따라해봤는데 실제로 맛이 달라서 정수기 관리사님이 둥절하는 정수기도 쓰고 생수도 쓰고.. 수질측정기까지 쓰는 진짜 이상한 사람으로 거듭났다. 이것도 양쪽을 비교해보고 본인이 차의 맛을 위해 거기까지 신경쓸지 말지를 결정하면 된다.
https://blog.naver.com/jehyeongjin/221068197792
https://m.blog.naver.com/jehyeongjin/221305685356
여기에 대한 전문적인 내용은 차쟁이 진제형님의 글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서양식 홍차를 마실 때 예쁜 다기는 기부니즘의 영역이었지 절대로 이걸로 마시면 맛이 좋아진다굿..? 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런데 역시 동양차는 만만치가 않다. 일단 정통 방식으로 차를 우릴 때 티팟에 해당하는 도구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바로 개완과 차호이다. 여기에 짧게 우린 다음 숙우(공도배) 에 옮겨담거나, 찻잔에 바로 담기도 한다.
두 가지 도구는 찻물이 나오는 양과 속도에서 차이가 있다. 개완은 우린 차가 나올 때 콸콸콸 나오고 주전자는 출수구가 좁으니 쫄쫄쫄 나오는 식이다. 물론 찻물이 쫄쫄쫄 나오는 사이에도 차는 계~~~속 우려지고 있다. 따라서, 같은 시간을 우려도 차호(찻주전자) 쪽에서 우린 쪽이 농도가 진해진다. 그래서 어느쪽이 되었든 한 가지 다구로 차를 우리는 방법에 익숙해진 다음, 다른 다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확실히 개완이 빨리 우리고 빨리 뽑아야 하는 종류의 차엔 맛과 향을 내기 유리하지만, 손잡이가 없기 때문에 한국 사람은 쓰다가 손가락 데어 떨궈서 쨍그랑..! 되는 어려운 도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있어빌리티 및 기부니즘을 충족하는 낯선 문화의 아이템이라 초심자가 흥미를 갖는 경우가 많고, 이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고자 한다.
다구의 재질 및 만듦새에 따라 맛과 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중국식 다구는 몇천 원짜리부터 엄청나게 비싼 것까지 가격의 스펙트럼이 넓은데, 예술성의 문제도 있지만 다구의 재질이나 만듦새가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개념이 있다. 그런 이유로 자사호라는 숨쉬는 흙항아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통상적으로 유리는 보기가 좋고, 자기가 맛과 향을 잘 내준다고 알려져 있다. 이 또한 "굳이 그렇게"의 영역이기 때문에 마음이 내킬 때 시작해보자. 물론 여전히 나에게 다기는 80%쯤 기부니즘의 영역이다.(예쁜 걸 쓰면 기분이 조크등요 정도의...)
차를 마시기 위해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게 중국 공부차, 즉 정통식으로 우리는 방식이 아닐까 한다. 나도 회사를 출퇴근하며 다닐 때는 2주에 한 번정도 주말에만 간신히 가능한 방식이었다. 전문가의 글이나 방식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겠지만 (나도 거기에 도움이 되고 싶어 이 글을 쓰고 있다.) 결국 자신의 입맛에 맞게 영점을 조절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고 충분한 시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사실 서양식 차우림은 동양식 차우림의 간편 버전이기도 하다. 찻잎 1g : 물 100ml의 비율로 하되, 끓는 물을 붓고 4~5분 정도로 오래 우려먹으면 된다. 대신 이렇게 우리는 경우 여러 번 우리지 않고 한 번만 우려먹는다고. 중국인들은 차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거름망이 있는 전용 간편 머그컵을 사용해 이런 방식으로도 많이 마시고 있다.
이렇게까지 삽질을 하고 몇 년이나 망하고 굳이 그렇게까지 열심히 차를 우릴 에너지와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차를 계속 사서 퍼마실 수 있었는가? 그 비결은 냉침이다.
이런 타입의 작은 유리병이나, 큰 유리병 안에 다시백에 넣은 차를 퐁당 넣고, 찬물을 채워서 냉장고에 8시간 이상 쟁여놓은 다음 마시면 아아메 부럽지 않다. 차와 물의 비용은 차 1g : 물 100ml로 하고 있다. 특히 우리는 기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편리한 방법이다. 그냥 식사 때 현지 사람들 차 곁들여 마시듯이 물처럼 마셔도 괜찮다.(그쪽 사람들은 이렇게 차게는 안 마시는 것 같지만...) 냉침도 생수로 해먹는 게 맛있고 찻잎 대비 차 맛이 많이 올라오는 인상을 받았는데 기분 탓일 수도 있다.
1. 차를 구입하기 전에 현지에서 우려준 차를 맛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초보자일 수록, 심지어 현지 대기업에서 샀는데 차 맛이 이상하다면, 특히 쓰고 떫다면 잘못된 방법으로 우렸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코로나가...!) 다만 차는 어디까지나 기호음료이므로 내 입과 감각이 좋다면 OK인 점도 있다.
2. 공부차 방법(작은 중국식 다기를 사용해서 적은 물 많은 찻잎으로 여러번 우려내는 방법)이 차의 맛과 향을 잘 끌어올려주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똥맛이 난다. 처음부터 꼭 복잡한 도구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방법으로도 차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다만 이때도 물 온도는 충분히 뜨거워야 한다.
3. 차를 직접 우릴 때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찻잎 양
우리는 시간 : 내 입맛에 맞는 시간 탐색 필요
물 온도
물 자체가 갖고 있는 맛의 성질 (수질)
다기
우롱차를 집에서 우릴 때는 찻잎 양, 우리는 시간, 물 온도를 기본으로 신경써서 정교하게 우려야 여행지의 매장이나 찻집에서 마셨던 그 맛과 비슷한 결과물을 마실 수 있다. 그리고 수질이나 다기는 본인의 기호에 따라 굳이... 그렇게까지... 할 것인지를 결정하면 될 것 같다. 나는 물론 굳이... 그렇게까지... 해버리게 된 사람이기 때문에 또 굳이... 이런 글을 쓰고 있다. 다 귀찮고 이도저도 잘 안되면 냉침을 해마시면 되니 안심하자. 굳이... 그렇게까지... 의 아이콘이지만 차의 70%는 냉침으로 소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다음 턴에는 그렇게 5년쯤 퍼마셨던 차들의 종류 및 초심자가 마셔볼만한 차들에 대해 소개해볼까 한다.(계속)
일본책 : はじめての台湾茶 - 山道帰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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