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찐만두 Jul 10. 2024

나는 그렇게 91년생 이혼녀가 되었다.

#8. 결국, 시댁과 의절한 게 내 탓이라고? - 1

이 사건들을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시댁과의 악연은

결혼준비부터 사실 시작이었다.

아 아니다

연애 중부터 시작이라고 해야 정확한 시작점이겠구나.


연애중부터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들어하셨는데

사단의 시작은 '보험'이었다.

고위험군에 속해있어서 보험가입이 어려웠는데

가입했다던 보험이라곤

직장에서 가입된 보험과 더불어

나머지는 예-전 상대방의 아는 사람의 아들이

가입을 해서 관리중일걸?이라는 흐지부지한 대답에

내가 알아보았더니

무슨 이상한 보험들만 상대방아버지의 인맥관리용처럼 되어있어서

나는 버럭 화를 낼 수밖에 없었다.

생명보험이 아니라, 어쩌다 혹시, 아프게 되면

적당한 보험이 필요하여서 정리와 가입을 다시 하자고 권했고

그걸 알게 된 상대방의 아버지는

데이트를 하던 시간에 상대방에게 전화를 주셨고

수화기 너머로 들리던 소리는

"야 걔? 걔 너 목숨값 벌라고 그러는 거다"를 끝으로

보험은 물 건넜고 상대방은 무슨 파리목숨 같은 보험으로

나중에 돈 많이 버니까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나를 나무랐었다.


그 당시에는

그래 뭐 나중에 많이 번다니 그때 가입하면 되겠지 싶었고,

시댁의 심술은 그 앙금을 가지고 시작을 알렸다.


관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상대방이 부산으로 파견을 가게 된 적이 있었는데

직장숙소에 머물면 되는 거였는데

상대방은 "더럽고 덥고, 다 같이 샤워를 해야 하는 샤워실이 불편하다

다른 사람들도 원룸 한달살이 한다는데 나도 그걸 하겠다"라는

당당한 요구를 하였고

그 당시에 200 정도 벌었는데 70-80 정도가 본인의

학자금 대출(4200만 원에 대한)과 용돈으로 쓰이는 와중에

당황스러운 기색을 나는 감출 수 없었고 그냥 한 달만 거기서 사는 게 낫지 않냐니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후 나에게 상대방의 어머님이 전화가 왔다

"야 너 내 아들 돈 다 어디에 두었냐?

야! 대답 안 해? 야! 나 지금 술 취했다 야!"


세상에 전화하자마자 야라고 하는 전화를

인생 처음 받아봐서인지 나는 아무 말할 수 없었고

나중에 알게 되었다


"엄마 나 돈 없는데 엄마가 보증금 200만 좀 내줘"


결국 어떻게 되긴

상대방 부모님 무기는 거기서도 적용되었다

"우린 돈 없는데?"

뻔뻔함은 친정엄마한테 본인 보증금을 받아서야 끝이 났다.


아 진짜 짜증이 났는데 그때 27살의 나는

결혼은 인생에서 한 번 하고 돌아가면 돌아갈 곳이 없는

인생선택실패한 실패자 같아서 꾹 참고

친정엄마에게는 좋은 모습만 보였고

친정엄마는 매번 고장이 나고 불편함으로 위험하던

자동차를 일제차량으로 바꾸어주었는데

상대방은 차를 타자마자

"아 그냥 내 돈 보태서 B사꺼 사고 싶었는데"라는 말로

뻔뻔하게 명의까지 본인차량으로 하고는

다른 사람들 기죽으니까 친정에서 받았다는 말을 하지 마라고

내 입단속만 할 뿐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나의 역할은 다 하고자

상대방의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숙소로 가기 전,

얼굴을 모르지만 조부모님의 산소를 향한다는 계획에

새벽부터 몇 가지 요리를 준비해서 가져갔더니

"뭐 이런 쓸데없는 행동을 하냐? 우린 안 먹는데"라고

비아냥으로 시작된 여행은

조부모님이 이미 종교에 기증한 땅을 보러 가서

"아들아 보아라 이게 다 니 땅이다 엄청나지?"라고

나를 기죽이려고 하는 행동들이 많이 있었다.


숙소는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리조트였는데 조금 낙후되었더니

상대방 부모님은 입실하자마자

방문을 활짝 열어두고 의자로 걸어두더니

"냄새가 나서 못 잘 것 같다"라며 트집을 시작하였고

"내가 IMF때 안 망했다면~"의 라떼이야기만 듣고

하루가 지나 다음날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이 날

갑각류 알레르기가 심한 나였는데

충남에서는 꽃게를 먹어야 한다고 기어코 데리고 가더니

공기하나 추가를 나에게 해주더니

밑반찬에 먹으라고 하시고는 간장게장 쪽쪽 빨아 드시고는 말하였다


"계산은 너희가 해야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