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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91년생 이혼녀가 되었다.

#29. 어찌 되건 시간은 흐르고 나는 흘러가는 일상 속 이혼녀란

by 여름찐만두

사건은 종결되었고 나는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날들이었다.

다만

바쁨의 중간중간의 어떠한 틈이라도 생긴다면

후회라는 감정이 둑을 뚫는 물처럼 쏟아지는데

그 순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날들은 있었다.


다시 생각해 보면 후회도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내가 한 후회는

어른이라고 생각한 나의 모든 선택이

옳은 적도 잘된 적도 없었다는 점

그게 꼬리를 물고 물다 보면 결국 나 자신의 자책과

그냥 내가 이 공간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게

역겨워지곤 하였다.


그렇지만 또 단단해지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가족이라는 소중함을 내팽개친 채

잘 먹고 잘사는구나 하는 어이없음과

너보다는 내가 더 열심히 하루하루를 좀 살아야겠다는 느낌도

동시다발적으로 다양한 감정이었다.


나는 이혼녀라는 꼬리표가 생겼고

초반에는 불안했다.

그 누가 알아차리면 어쩌지

나는 공인이 아닌데 그냥 손가락질

혹은 커핏집에서 수다주제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한편으로

TV에 나와서 이혼사유를 밝히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사람들이 멋있고

또 대단하기도 하면서

그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었지만

아직 아이의 성년 전 양육비 문제는 계속 진행이겠지만


난, 그냥 나이고 싶었던 매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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