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7 댓글 3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당신의 일터엔 영감을 주는 동료가 있나요?

당신은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있나요?

by 마타이 Jan 16. 2025

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며 수없이 많은 훌륭한 동료 선후배들을 만났으나 영감을 받은 일은 극히 드물다. 때때로 그들 중엔 내 인생을 꼬는데 일조하거나, 반대로 내 인생을 펴는데 일조한 이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나비의 날개짓 같았을 뿐, 나를 지속적으로 변화시키진 못했다. 


요즘 나는 변화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드디어 끊임없이 영감을 주는 동료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여러 면에서 조용히 나를 놀라게 한다. 


이면지를 꾸준히 사용해왔지만, 리필용 페이퍼티슈를 위한 케이스를 따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투명 아크릴 케이스에 페이퍼티슈를 끼워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늘상 왜 우리 회사는 크리넥스티슈 대신 뻣뻣한 리필용 페이퍼티슈를 쓰게 하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만 불평했는데, 그는 리필용 페이퍼티슈를 케이스에 끼움으로 가치를 상승시켰고, 사용량을 1/10 수준으로 줄였다.


생각지도 못했던 방법이 이렇게 간단하고 실용적일 수 있다니! 나는 바로 무지에서 종이로 만든 휴지케이스를 사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변화였지만, 그동안 놓치고 있던 나의 작은 무관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던 나에게 동료의 실천은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었다. 그의 단출한 사무공간과 실용과 멋을 모두 생각한 패션, 업무 방식 모두 영감 덩어리다.


감사한 마음이 들어, 점심 식사 후에 따뜻한 커피 한 잔을 건네며 고마움을 전했다. 작은 행동 하나가 또 다른 행동을 이끌어내고, 결국에는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덕분에 환경 사랑 실천하고 사네요", 그 순간 동료가 말했다. "다음부턴 같이 가요. 저는 텀블러에 담아올래요". 나는 민망함을 웃음으로 넘겼다.


그녀는 업무의 마무리까지 한결같은 마감새를 보여준다. 나를 비롯 대체로 초기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용이라 믿었던 것들은 마지막 순간 우습게 미꾸라지나 지렁이가 되기 일쑤인데, 그녀는 대체로 구렁이 같은 것을 그려 끝내 대왕 꽃무늬 구렁이 같은 것을 만들어 온다. 그 한결같음이 어디에서 오는걸까.


그런가 하면 패션은 어떠한가. 자신에게 어울리는 편한 옷을 튀지않게 입는 것. 나에게 죽을 때까지 없을 자질 같아 항상 부러워진다. 


나도 작은 실천을 통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미 하고 있는 작은 실천들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사무실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고, 이면지를 사용하고, 될 수 있으면 간식은 다회용기에 담아 비닐 대신 면보에 싸온다. 


나와 내 주변에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울림이 점차 퍼져나갈 때,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시작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아무도 안 따라하네....

나는 왜 타인에게 영감을 주지 못하고 있는걸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 자신에게 묻는다. 어떤 작은 실천을 시작해야 나도 타인의 영감이 될 수 있을까? 내가 이렇게나 관종이었다니.....

매거진의 이전글 사고 싶다... 사고 싶다... 더 격하게 사고 싶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