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10 토요일 일기
-반대로 말하지 말자
장난이지만 안 좋은 버릇이 있는데, 뭔가 절망적이거나 자포자기할 만한 상황에서는 최악을 가정하고 '~~하면 되지 뭐.'라고 한다. 그로부터 시작되는 온갖 헛소리와 극단적인 농담들.. 편한 사이에서 웃으면서 하는 말들이고 그냥 하는 말들이긴 하다. 사실 속마음은 그 반대를 원하는데 불가능할 것 같으니까 하는 자조적인 말이다. 하지만 말은 힘이 있다. 이 말대로 진짜 이루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장난이라도 쉽게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진짜 내가 원하는 것에 맞게 말해야지.
-나의 글쓰기
매일 글쓰기를 결심한 후로 일단 퀄리티는 신경 안 쓰고 하나씩 쓰는 것에만 신경 썼다. 한 달쯤 지나니 이제 새로운 습관이 되었다. 예전에 한참 시간 들여 쓰던 것들보다 당연히 마음에 안 들고 발행을 취소하고 싶은 글들도 있다. 이젠 내 글이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생각해 볼 차례다. 사실 글을 개선하거나 목적을 생각해 본 적은 없으니까.. 길게 생각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적어나가니 너무 가볍고 단출한 문장들이 모이고 있다. 문장 수집을 해볼까? 테마를 정해볼까?
목적이 뭐지? 막연히 글을 쓰고 싶었었다. 꾸준히가 안되었고 이제야 좀 써봤더니 그다음은 뭘까. 난 무엇을 좋아하는 걸까. 결국 오래도록 친하게 지낸 자기 연민과 외로움이 내 글의 연료였고 그게 이제 소진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렇다면 참 다행이면서도 막연하다.
-본가 대청소 중간 후기
치워지지 않을 것 같던(?) 집을 몇 시간 동안 뒤집어엎고 이전보다 정리 체계가 깔끔해지고 공간이 좀 트이는 걸 보면서 '이게 되네(ㅋㅋㅋ)'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정리가 너무 재밌어서 더 깔끔하게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취미처럼 늘 찾으려고 한다. 아직 화장실이랑 창고만 치웠지만 이렇게 꾸준히 하면 되겠지. 해묵은 숙제를 드디어 해치우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