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이 아닌 질문으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
“넌 왜 맨날 그렇게 해?”
이 말, 당신도 한 번쯤은 해본 적 있을 것이다.
아니, 사실은 어쩌면 너무 자주 써서
스스로는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일상적인 말일지도 모른다.
신발을 아무 데나 벗어놓을 때,
공부하라 했더니 엉뚱한 짓을 하고 있을 때,
방을 몇 번을 치우라 해도 제자리에 돌아올 때.
“넌 왜 맨날 그래?”
그 말은 실망과 짜증이 뒤섞인 감정이
터져 나오는 가장 익숙한 방식이다.
하지만 그 말은, 아이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시작점이 된다.
초등학교 5학년 여자 아이,
어릴 땐 뭐든 척척 해내던 아이였는데, 5학년이 되더니 슬슬 틀어지기 시작했다.
숙제는 미루고, 수학 문제는 대충 풀고, 책상에 앉아도 한숨만 푹푹 쉬었다.
그때마다 엄마는 말했다.
“넌 왜 맨날 그래?” “넌 왜 하라는 건 안 하고 엉뚱한 짓만 해?”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그 말들을 엄마는 이유를 묻는 질문이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감정적 비난이었고, 아이에게는 ‘엄마가 나를 포기했다’는 메시지로 들렸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가 성장해서 말해줬다.
“그땐 내가 뭘 해도 엄마 눈엔 항상 실망스러운 아이 같았어.”
나는 그 말을 듣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땐 몰랐지만, 말투가 아이를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는지
너무 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넌 왜 맨날 그래?”는 아이에게 “너는 항상 문제야”, “넌 원래 안 되는 애야”라는
부정적 자기개념을 심는다.
특히 ‘왜’라는 말은 아이의 행동에 대해 원인을 묻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비난과 책임 전가의 말로 들린다.
심리학자 토마스 고든은 말한다:
“비난을 담은 질문은, 아이가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침묵하게 만든다.”
즉, 아이는 행동의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을 숨기거나 반항하거나, 혹은 자책한다.
그렇게 무너지는 자존감 위에는 어떤 공부 습관도, 동기도, 성장은 쌓이지 않는다.
부정적인 말은 과거를 향한다.
“왜 그랬어?” “왜 안 했어?”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이런 말은 아이를 실패한 과거로 끌고 간다.
그리고 아이는 과거의 실수 속에 머무르며 부정적 감정에 갇힌다.
반면, 질문은 아이를 현재로 데려오고, 미래로 이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래?” “그 상황에서 어떤 기분이었어?”
“다음엔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이런 말들은 과거의 실수를 통찰로 바꾸고, 현재의 감정을 정리하게 만들며,
미래의 행동을 스스로 설계하게 돕는다.
부모가 질문을 바꾸면, 아이의 사고 흐름도 바뀐다.

아이가 감정을 표현하고 생각을 정리하려면 전두엽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하지만 ‘비난’이라는 언어를 들으면 뇌는 위험 신호로 받아들여
생존 본능(편도체 반응)이 먼저 작동한다.
즉, 생각보다 방어가 먼저된다.
그래서 비난 앞에서 아이는 말문을 닫거나, 거짓말을 하거나,
“몰라요.” “그냥요.” 같은 무력한 말만 반복하게 된다.
반면, 공감과 질문은 뇌에 안전 신호를 준다.
“여긴 말해도 되는 곳이구나.” “실수해도 괜찮은 사람이 옆에 있구나.”
그 신호 하나가, 자기 성찰과 회복의 시작점이 된다.
넌 왜 맨날 그래? => 어떤 부분이 제일 어려웠어?
또 실수했어? => 이번엔 뭐가 가장 아쉬웠어?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야? => 그때 네 마음은 어땠어?
그래서 이 다음엔 뭘 할 건데? => 다음엔 어떻게 해보고 싶어?
이런 말들은 아이를 평가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정리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아이의 공부 자존감이 자란다.
X “넌 왜 맨날 그래?”
O “그 상황에서 네가 제일 속상했던 건 뭐야?”
X “이게 몇 번째야?”
O “이걸 잘 넘기려면,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말의 방향을 바꾸는 데 돈이 들지 않는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효과는 성적표보다 훨씬 크다.
말투 하나 바꿨을 뿐인데, 아이가 달라진다.

비난은 아이를 멈추게 하고, 질문은 아이를 다시 움직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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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으로 생각을 열고, 대화로 성장을 설계하는 교육 퍼실리테이터 이수경
https://docs.google.com/forms/d/1bvhirj99MwmeKwJMuV_117675KaTGvSknLqoEKiLHC8/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