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주머니 '샤쉐'에 대해 단상 끄적이기
인간에는 전체 유전자 중 가장 높은 3~4%를 차지하는 1000개가 넘는 후각수용체 유전자 집단이 있어 후각기능을 담당한다고 한다. ¹
후각과 취각에 대한 기억은 그래서 불현듯 그 냄새를 맡으면 그때의 장소로 쾌속으로 이동해 시절 상황들이 재빠르게 몇 번이나 반복된다.
과도한 향이나 선호하지 않는 향이나 향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경우는 앞서 말한 '취각'으로 인해 후각 레이더에 걸려 부정적인 후각 또는 취각으로 각인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향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엘리베이터나 갇힌 공간에서 체취만큼이나 향수 냄새는 숨을 멈추게 한다. 최대한 오래...
지나가는 길에도 과도한 향수 냄새가 지나칠 때 불쾌함을 후각수용체에서 선택한다.
향수는 거의 다 그랬다.
'샤쉐'² 만큼은 달랐다.
내 공간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머무르게 될 때 서랍이나 옷 위에 달달하거나 강한 향이 아닌 적당히 그때그때 샤쉐를 놓으면 그 공간만의 냄새가 몸과 옷에 배지 않는다.
하얀 호텔의 일상이 소거된 느낌은 좋았으나 그 냄새만큼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옷에 만큼은 머무르는 숙소의 사람이 없을 때의 꿉꿉한 공기 같은 냄새와 지나간 여행자들의 체취에 더해 소독향이 덜 한 소독약의 합들의 냄새 같은 냄새가 배지 않으면 한다.
여행에서 샤쉐를 처음 보고 사서 옷가지에 넣어두니 강하지 않은 적당한 섬유유연제 냄새가 나는 듯하다.
반대로 여행지에서만 맡을 수 있는 장소의 향을 샤쉐로 만들기도 한다. 여행지의 냄새를 일상으로 옮겨오기다.
가능하다. 왜냐면 인간에는 전체 유전자 중 가장 높은 3~4%를 차지하는 1000개가 넘는 후각수용체 유전자 집단이 있어 후각기능을 담당해 원하지 않아도 기억이 재생된다.
¹ 바이오칼럼/ 사람의 후각, 향기와 악취의 과학
² 샤쉐[프. sachet] _ 향이 밴 내용물이 들어 있는 주머니(향주머니(향낭))
'조향'이라는 '희미하지만 깜박거리는 등대'를 향해서 글을 꾸준히 끄적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