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한 구역이라는 경계와 몇 날 며칠 목관에서 날 피치 못할 냄새에 대한 대비책과 하늘로 혼이 오르리라는 상징으로
분향실은 향을 명징하게 서사한다.
1개에서 3개를 뽑아 향에서 향으로 불을 옮겨 좌우로 살짝 몇 번 저어서 불을 끄고 향이 피어 오르면 향로에 세운다.
"저 향은 왜 계속 피워요?"
"제례 의식이지."
"눈이 아프기는 하다. 우리 한 개씩만 피워도 되지 않을까."
아빠의 장례에서 첫째가 물은 질문에 어떤 대답일지 기억이 안 나지만 저런 류라고 하고 싶다.
그래도 한 개로는 부족해 보인다며 누군가 향을 더 피워 올렸다.
그러거나 말거나 영정사진의 아빠는 '너네 뭣들 하냐'라며 특유의 웃음을 보이는 게 어째 느껴졌다.
그게 뭣이 중한데?
향이라는 것에 어떤 염원을 담으면 어떤 일이 생겨날까
어떤 에너지가 발생하는가
잘 모르겠다. 다만. 끝났고요.
그렇지만 열심히 살다 간 아빠의 인생으로 "인생이 이렇게 끝나서 각자의 인생이 허무하다" 말은 하지 마세요.
열심히 살다가 아프거나 기억을 잃거나 다 그래요.
성실하게 삶 안에서 살았으니 됐다고요.
아침 까치가 열심히 짖네요.
간밤에 비가 많이 온대더니 여긴 아닌가 봅니다.
'조향'이라는 '희미하지만 깜박거리는 등대'를 향해서 글을 꾸준히 끄적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