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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빌보 Sep 22. 2022

쿠팡플레이, 한국 축구에 사활을 건 이유는?

왜 쿠팡플레이는 한국 축구에 빅 배팅(Big Bet)을 진행했을까?

#6 마케팅 뒷담화


EPL 득점왕 보유국 '대한민국'

최근 한국에서 가장 관심도가 높은 분야를 꼽자면 당연히 '축구'입니다. 제가 축구를 제대로 보기 시작한 2010년 이후로 체감상 지금이 가장 높은 기대를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축구에 관심 없는 친구가 단톡방에서 축구 근황을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11년 만의 이란전 승리를 거두며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고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가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까지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며 많은 화제가 집중되었죠. 게다가, 6월 초부터 선수단 몸값이 1조가 넘는 브라질부터 칠레, 파라과이, 이집트까지의 화려한 친선경기가 국내에서 펼쳐지면서 6월 동안 '축구'가 핫 키워드 상단을 놓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국가대표 경기 중계일정표 - 쿠팡플레이

그런데, 여기서 가장 눈에 띄는 한 기업이 있습니다. 축구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6월달 브라질전부터 이어지는 총 4개의 A매치를 모두 해당 기업이 디지털에서 독점 중계했죠. (물론, 중계 품질이 거지같긴 했지만)

K리그 올스타 VS 토트넘 / K리그 독점 중계 - 쿠팡플레이

게다가 이 기업은 21/22 시즌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 황의조 선수가 속한 보르도, 김민재 선수가 속한 페네르바체 경기도 중계했고, 올해 4월부터 K리그 전경기 디지털 독점 중계, 올스타전 개최까지 시작하며 사실상 한국 축구의 모든 것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쿠팡이 만든 OTT ‘쿠팡플레이’입니다.


왜 쿠팡플레이는 한국 축구 다양한 분야에 막대한 돈을 투자했을까요?

쿠팡플레이가 한국 축구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얻는 효과는 무엇일까요?

한국축구X쿠팡플레이 협업에 숨겨진 이야기, 함께 알아보시죠 O.<


빌보의 마케팅 뒷담화은 트렌디한 광고, 마케팅 사례를 왜 진행했고 효과는 어떤지 등등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드립니다.:)


✅ 목차

1. 축구, 쿠팡플레이를 살려내다

2. 쿠팡플레이의 빅픽쳐

3. 가시밭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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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축구, 쿠팡플레이를 살려내다.

✅ 축구를 만나기 전, 쿠팡플레이는 침몰 중... ㅜㅜ

쿠팡플레이 진출 당시 (2020년) OTT 시장

쿠팡플레이 오픈 당시(2020년 12월) OTT 시장은 이 포화 상태였어요. 최강자 넷플릭스가 이미 시장을 꽉잡고 있었고 2위 자리를 두고도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었죠. 그렇지만 쿠팡플레이는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시장에 침투하며 오픈한 달 만에 MAU(월간 활성 유저) 40만명을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는 듯했습니다.

쿠팡플레이 경쟁력은... 콘텐츠 부족하지만 "싸니까" - 출처: 뉴데일리 경제

하지만, 일명 오픈빨이 끝나며 쿠팡플레이에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오픈 3개월 만에 초기 MAU 반토막인 20만 명을 기록하며 엄청난 하락세를 보여줬죠. OTT의 핵심인 콘텐츠에서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도 없고, 독점 콘텐츠도 몇 년 지난 영화, 드라마일 정도로 매우 부족했기에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플레이에게 필요한 건 성공을 보장하는 '확실한 콘텐츠'였습니다.


✅ 축구 생중계, 쿠팡플레이를 회생시키다

쿠팡플레이, 토트넘 중계 시작! (21년 3월) / 3월부터 치솟는 쿠팡플레이 MAU 성장률 - 출처: teach42 (기묘한)

쿠팡플레이는 여기서 '확실한 콘텐츠' 손흥민 선수의 팀인 토트넘의 리그 경기(EPL) 생중계를 택합니다. 그리고 이는 대박을 가져다주었죠. 토트넘 생중계 외에 별다른 콘텐츠 추가가 없었던 3월, 쿠팡플레이의 전월 대비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타 OTT 대비 압도적인 성장률까지 기록했습니다.

토트넘 생중계 시작한 3월, 쿠팡플레이 DAU(일일 활성 사용자) 추이 - 출처: tech42 (기묘한)

이는 세부적인 지표에서도 명확히 드러났어요. '월간' 활성 사용자가 20만명에 그쳤던 2월에 비해 3월에는 '일일' 활성 사용자가 평균 15만 명이나 몰렸고, 신규 설치 수도 토트넘 경기가 없는 날에는 9000회, 있는 날은 16,000회를 기록했죠. 특히 토트넘이 경기하는 날은 DAU(일일 활성 사용자)가 16만 명으로 평소에 비해 30%나 상승하는 효과도 누렸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요기서! - 기묘한 님의 글인데 너무 잘 작성해 주셨습니다�)

쿠팡플레이 국가대표 독점 중계 시작

손흥민 중계로 이거다! 싶었던 걸까요?? 쿠팡플레이는 21년 3월 25일 펼쳐진 '한일전'을 기점으로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디지털 독점 생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축구 국가대표 경기를 디지털 독점 중계하는 것은 보편적 시청권 문제, 높은 금액으로 상당히 어려운데 이것을 해낸 것이죠. 그리고 이 선택 또한 한일전에는 오픈 이후 최고 기록인 DAU 30만, 국가대표 경기하는 날 평균 DAU 28만, 신규 설치수 24,000회 등을 기록하며 대박을 가져다주었죠. 21년 6월에는 최저였던 2월에 비해 무려 8.5배에 가까운 MAU 173만 명을 기록하며 OTT 서비스 TOP 4까지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이렇듯, '축구 중계권'은 쿠팡플레이의 핵심 아이덴티티이자 성공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어요. 여기서 쿠팡플레이는 중계권을 노리는 경쟁사를 물리치고, 다른 해외파 스타 선수들의 중계권을 확보하는 등 중계권을 공고히 하는 전략을 택할 수 있었습니다.

쿠팡플레이 KFA 공식파트너 계약 / 쿠팡플레이 K리그 포괄적 파트너십 계약

그런데, 쿠팡플레이 OTT 업계 최초로 KFA(대한축구협회)와는 스폰서 계약을, K리그(한국프로축구리그)와는 포괄적 파트너십을 맺는 등 중계권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 생산, 마케팅 등에 참여할 것을 선언했습니다. 금액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KFA 스폰서십 평균 계약 금액이 20~35억 정도라는 점, 언론에서 예정하는 K리그 중계권료만 연간 30억이라는 것을 고려했을때 쿠팡플레이가 한국 축구 전반에 엄청난 투자를 단행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쿠팡플레이는 중계권에서 멈추지 않고 '한국 축구' 전반에 걸친 빅 배팅을 진행했을까요?


02. 쿠팡플레이의 빅픽쳐

✅ 그때는 맞고, 앞으로는 모른다?


쿠팡플레이가 지금까지는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대성공으로 엄청난 효과들을 누린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이것들만으로 사업을 꾸준히 영위하기에는 명확한 한계가 보입니다.


첫번째, '축구 국가대표' 경기는 단발성 이벤트입니다. KFA와 중계권 계약에서 드러난 2023년 예정된 A매치는 8경기에 그치죠. 합쳐봤자 1년에 총 16시간 밖에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부족한 총량은 소비자들을 OTT에 잡아두기에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두번째, 한 팀(축구 국가대표), 적은 수의 스타선수는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한 팀, 몇몇 선수들의 중계만을 진행하는 것은 성공했을 때는 비용 대비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주지만 부진했을 때에는 엄청난 실패를 가져다줄 수 있어요. 실제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엄청난 실패를 거두며 축구 국가대표팀의 관심도가 엄청나게 떨어졌던 경험도 존재합니다.


세번째, 모두 '외부 제작' 콘텐츠입니다. 쿠팡플레이에게 축구 경기는 축구팀과 리그라는 프로덕션에서 만드는 외부 제작 콘텐츠이죠. 만약 중계권에만 의존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프로덕션이 많은 금액을 요구하더라도 쿠팡플레이는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수용하고 낮은 수익만을 챙길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런 명확한 한계가 존재하기에 쿠팡플레이는 아예 '한국 축구'를 미래의 콘텐츠 화수분으로 키워버리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입니다. 마치, 넷플릭스가 한국 드라마, 영화 프로덕션에 대 투자를 진행하는 것처럼요.


✅ 쿠팡플레이, K리그를 차세대 프로덕션으로 점찍다.

K리그

쿠팡플레이는 위에 언급한 모든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프로덕션으로 'K리그'를 선택했습니다. 제 사견이지만, 이론상으로는 완벽한 선택으로 보여요.

1) 아시아 TOP 리그로 리그 경쟁력이 높다는 점

2) 총 12개 팀의 경기를 중계하기에 특정 팀,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져 리스크가 감소한다는 점

3) 8달 동안 펼쳐지고, 유럽리그와 일정이 겹치지 않아 지속성도 훌륭하다는 점

4) 타 리그 대비 매우 저렴한 중계권료 (J리그 연간 200억, K리그 연간 30억)

등등 너무나도 많은 이점이 존재하죠.

주요 프로스포츠 관중 추이- 2019 야구 730만명, 축구 230만명

하지만, 이 많은 장점을 가리는 가장 큰 단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K리그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점이죠ㅜㅜ 최근 엄청난 하락세를 겪고 있는 프로야구의 2021년 평균 동시 접속자 수가 44,180명인데 반해 최근 나름 상승세를 이어간 K리그의 올해 평균 동시 접속자 수는 24,185명으로 절반 수준입니다. 관중 동원력도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야구의 730만 명의 3분의 1도 안 되는 230만 명으로 매우 적었죠.


✅ 쿠팡플레이,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화를 꿈꾸다

넷플릭스 F1 다큐 - 'F1 본능의 질주'

쿠팡플레이는 이 한계를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 즉, 2차 창작물 제작을 통해 극복하고자 합니다. 사실 스포츠에서 신규 유입은 전체 경기를 본다고 일어나지 않습니다. 보통은 멋진 장면 혹은 하이라이트 등의 숏 콘텐츠, 다큐멘터리 등의 포츠 2차 창작물을 통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도 월드컵 다큐, 박지성 하이라이트로 축구에 입문했죠) 그리고 재밌는 스포츠 2차 창작물은 기존 스포츠 팬을 넘어 다른 팬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죠.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넷플릭스에서 만든 'F1, 본능의 질주' 입니다.

F1 다큐보고 입문

'F1, 본능의 질주'는 F1과 관련된 다큐로 넷플릭스의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F1과 관련된 뒷이야기를 실감나고 극적이게 보여줘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요. 그 덕분에 기존 F1 팬뿐만 아니라 다른 팬층들도 이 다큐를 많이 봤죠. 게다가 이 다큐는 F1 불모지인 한국에서 F1에 유입하는 신규 팬들을 만들어내는 효과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이렇듯 잘 만들어진 스포츠 2차 창작물은 OTT와 스포츠 리그, 팀에게도 매우 큰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국내에서는 왓챠가 이 부분에서 매우 강자입니다. 프로야구팀 한화 이글스 다큐 '클럽 하우스', 프로축구팀 울산현대 '푸른 파도'가 대표적인 작품인데. '클럽 하우스'는 공개 이후 상위 TOP10을 오랜 기간 유지했으며 '푸른 파도'는 공개월 시청률 상위 5%에 드는 등 OTT 콘텐츠로도 대중에게 큰 인정을 받았죠�

쿠팡플레이 축구 국가대표 다큐 - 로드 투 카타르

쿠팡플레이도 이런 흐름에 탑승하여 K리그 성장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자사 OTT도 성장시키려는 빅픽쳐를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K리그 관계자 인터뷰에서도(출처: 류청 기자님) 이점이 드러나고 있죠. 최근 국가대표 경기 중간광고에 나온 축구 국가대표 다큐 '로드 투 카타르'도 그 일환으로 보입니다.


03. 앞으로의 미래는..?

프로야구 인기 18%...

사실 K리그 관심도와 상관없이 스포츠 산업 전체가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는것은 아닐까..라는 우려가 최근 스포츠 산업 업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 올해 3월 한국갤럽에서 조사한 프로야구 관심도 조사였죠. 해당 조사에서 30대의 28%, 20대의 18%만이 야구에 관심있다고 밝히며 5년전에 비해 관심도가 반토막이 난 결과가 발표되며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제 주변을 살펴보더라도 국가대표 경기가 아닌 프로야구 혹은 축구 경기를 챙겨보는 사람의 비율이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이는 코로나 시기 동안의 유튜브, OTT의 성장, e스포츠의 꾸준한 성장으로 여가시간에서 프로 스포츠 관람의 비중이 매우 줄어든 결과로 보입니다. 그동안 성장한 e스포츠가 2,30대에게 프로스포츠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끌게 되었다는 점도 쿠팡의 한국 축구 빅배팅의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끝났다고 이 쇠퇴가 다시 돌아올까요..?? 어느 정도의 수준을 되찾을지는 몰라도 과거보다 전체의 파이가 줄어들 것은 다소 명확해 보입니다ㅜㅜ


✅ 쿠팡플레이, 아직까지는 성공적! (2023.10월 Update)

K리그 유료관중 200만명 돌파

쿠팡플레이가 투자한 K리그는 올해 정말 대박을 이어가고 있어요. 역대 첫 유료 관중 200만명을 돌파하며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중순에 펼쳐졌던 쿠플컵도 엄청난 관중을 동원하며 하나의 정식 이벤트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쿠팡플레이 앱 월간 사용자 추이 - 출처: 와이즈앱

쿠팡플레이도 호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국내 OTT 최초로 앱 월간 사용자 600만명을 돌파하며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했죠. 물론, 쿠팡플레이의 호성적이 국내 축구에 대한 투자와 완벽하게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쿠팡플레이는 현재 NFL, F1, SNL 등등 수많은 콘텐츠에 투자하고 있고 쇼핑 멤버십인 쿠팡 와우와 연동하며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 축구계에 대한 투자를 기점으로 쿠팡플레이가 살아났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과연, 쿠팡플레이는 K리그, KFA와의 스포츠 마케팅, 콘텐츠화를 통해 꿈꾼 빅픽쳐를 지속해서 성공적으로 그려낼 수 있을까요?

앞으로의 쿠팡플레이 스포츠 오리지널 콘텐츠, 마케팅에 주목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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