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션계가 주목하는 토종 브랜드 '아더에러'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요인
22년 12월, 스니커즈 씬을 뜨겁게 달군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세계적인 스니커즈 브랜드인 컨버스가 콜라보 제품을 선보인다는 것이었죠. (컨버스 X 아더에러) 이 소식이 들리자마자 다소 잠잠했던 스니커즈 시장이 오랜만에 신제품을 기다리게 되었어요. 실제로, 이 소식을 올린 포스팅은 정식 출시일인 1월 12일이 한참 남았음에도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은 도합 5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이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킨 대상은 한국 의류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는 토종 한국 의류 브랜드임에도 최근 5년간 이탈리아 편집샵 브랜드 10꼬르소꼬모와의 콜라보를 시작으로 스포츠 브랜드 퓨마, 컨템포러리 명품 브랜드 메종키츠네, 휴대폰 케이스 브랜드 케이스티파이 등등 세계적 브랜드들과 협업하며 그들의 핫함과 힙함을 전 세계에 보여줬어요0.0
게다가 이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5만명이 넘으며(메종키츠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68만명, AMI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 66만명) 공식 사이트 트래픽도 미국이 가장 높고 이후에 베트남, 프랑스, 독일일 정도로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곳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패션의 비주류로 불리는 한국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전개해 전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올라선 이곳.
바로 "오류"의 불완전함에서 매력 포인트를 찾아 미적으로 드로잉하는 브랜드, 아더에러(ADER ERROR) 입니다.
ADER ERROR는 어떻게 패션의 비주류인 한국에서 시작해 전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로 자리 잡았을까요?
ADER ERROR의 브랜드 스토리와 성공 요인, 브랜드가 우리에게 전하는 시사점에 대해 같이 살펴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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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r Error의 시작은 2014년, 4명의 각기 다른 분야의 사람이 모여 만든 크루에서부터 탄생했습니다. 크루 구성원들은 패션 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머천다이저, 파티시에 등 패션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즐겁게 옷을 만들고 싶다’라는 일념하에 뭉쳐 패션을 통해 본인들의 표현하고 싶은 바를 보여주고 싶어 했죠.
2014년, 아더에러는 2014 F/W(Fall/Winter) 컬렉션을 출시하며 패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듭니다.
이들만의 독특한 젠더리스, 해체주의적 패션과 감각적인 룩북, SNS 홍보활동은 입소문을 타며 점점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어요. 2017년 미국 패션 매거진 ‘Fashionista’가 주목하는 한국의 스트릿웨어 브랜드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8년 독일의 대표 오프라인 편집샵인 안드레아스 무르쿠디스에도 입점하며 패션업계에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갔습니다.
이들이 대중에게 이름을 제대로 알린 것은 바로 “메종키츠네X아더에러” 콜라보 입니다. 당시 메종키츠네는 귀여운 여우 로고로 컨템포러리 명품의 대표주자로 AMI와 쌍벽을 이루고 있었죠. 이런 메종키츠네가 스트릿 브랜드인 'Ader Error'와 콜라보를 한다고 하니 관심은 높을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콜라보의 결과물도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며 호평을 받았고 품절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해당 콜라보 이후 Ader Error는 이제 대중적으로도 트렌디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들은 세계적인 이커머스 편집샵 end clothing, Farfetch 등등에 입점했고 국내에 여러 개의 자체 플래그십 스토어도 오픈하며 성공을 이어가고 있어요. 최근에는 월드 클래스 팝가수인 비버도 아더에러의 옷을 입었을 정도..!
2014년 한국에서 크루의 프로젝트로 시작한 Ader Error는 어느새 트렌디한 의류 브랜드를 넘어 매 시즌 전 세계의 팬들이 먼저 기다리고 헌신하는 '컬트 브랜드'(Cult Brand)로 올라섰습니다.
그렇다면 Ader Error는 어떻게 그들만의 세계를 구축했고, 그 세계에 전 세계의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을까요??
지금까지 아더에러의 수많은 인터뷰와 소개글을 보면 특이한 점이 있어요. 바로 크루원의 이름, 사진, 구체적인 경력 등 멤버 개개인의 정보가 대부분 숨겨져 있다는 점이죠. 제가 글을 쓰는 지금 이 시점까지 알아낸 크루원은 아더에러의 주식회사인 (주)파이브스페이스 대표인 “오승한”대표뿐입니다. 하지만 오승한 대표 개인 인터뷰조차 하나도 존재하지 않아요.
이렇게 개개인의 정보가 숨겨져 있는 이유는 회사방침 때문입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사진요청, 신상정보 공개의 경우에는 정중히 거절한다고 하죠. 아더에러의 이러한 행보는 타 패션 브랜드와는 다릅니다. 왜냐하면 다른 패션 브랜드들은 보통 특정 디자이너를 앞세워 쇼에서 소개하거나 홍보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더에러의 신비주의적 특성 때문에 한동안 ‘한국의 베트멍’이라고 불리기도 했었습니다. (베트멍은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 뎀나 바잘리아가 이끄는 신진 브랜드로, 6~7명이 익명으로 작업하는 시스템으로 유명)
이들의 컬렉션과 대외활동에서도 독특한 점이 존재합니다. 바로 “한국적인 색채”가 하나도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첫 컬렉션인 2014년 F/W부터 국내 모델이 아닌 해외 모델을 썼고 이들의 SNS 활동, 공식 사이트 모두 영어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혹자는 크루 구성원 대다수가 해외 사람인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지만 인터뷰에 따르면 설립 초기에는 멤버가 모두 한국인으로 구성되었어요.
즉, 아더에러는 의도적으로 “한국적인 색채”를 뺀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Ader Error는 크루원들의 개개인의 정보, 한국적인 색채를 숨긴 것일까요??
“Ader Error”는 브랜드 자체로만 존재하고 평가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브랜드가 멤버 개개인, 특정 국가에 대한 생각이나 시선으로 평가받게 된다면 브랜드의 본원적 가치가 흔들릴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과거의 Apple이 사실상 스티브 잡스와 동일시되어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이 크게 흔들렸던 때가 있죠. 따라서 아더에러는 설립 초창기부터 ‘하나의 브랜드로서’ 같은 목소리를 내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설립 이후 줄곧 이어졌고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Ader Error”브랜드 외의 것들은 철저하게 배제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아더에러는 오프라인 공간의 중요함을 일찍부터 깨달았어요. 그래서 설립 1주년도 되지 않았던 2015년 한남동에 쇼룸을 오픈했죠. 이후 2016년 본격적인 아더에러 플래그십 스토어의 시초인 ADER SPACE를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오프라인에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성수, 가로수길, 한남동에 차례로 ADER SPACE 오픈)
아더 스페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ART”의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이에요. 일반적인 오프라인 스토어는 보통 상품을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상품의 비중을 매우 높게 구성합니다. 물론 첫 번째 오프라인 스토어인 한남동 쇼룸은 다른 의류 매장처럼 상품 중심 성향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홍대를 시작으로 생긴 “아더 스페이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전에 소개해 드렸던 젠틀몬스터의 매장처럼 상품보다 예술 작품의 비중이 훨씬 더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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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성수에 있는 아더 스페이스 2.0을 가봤었는데 처음에는 매장을 잘못 들어온 줄 알았어요. 왜냐하면 들어가자마자 상품이 아닌 크레이터, 우주복 마네킹, 인공위성과 같이 우주와 관련된 예술 작품들이 가득했고 미디어 아트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직원분들도 예술 작품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시다 보니 매장보다는 우주 관련 예술작품 전시회(?)에 온 듯한 기분을 받았던 것 같아요. 물론! 상품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더에러가 오프라인 스토어를 예술 작품 전시회처럼 구성한 이유는 바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보다 더 직접적이게 전달하기 위함입니다. 오프라인 스토어를 단순히 옷을 보기 편하게만 구성했다면 타 브랜드와의 차별점을 줄 수 없고 아더에러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수 없겠죠. 그렇기에 상품 공간을 포기하더라도 긍정적인 느낌을 선사할 수 있는 예술 작품들로 채워 넣는 것입니다.
사실, 아더에러의 색채는 매우 강한 편입니다. 지금은 유니섹스(UNISEX), 성별을 가리지 않는 젠더리스 패션이 대중화되었지만 설립 당시에는 그런 사회적 상황이 아니었어요. 그리고 해체주의적인 패션도 대중적이지는 않죠. 그렇기에 이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런 진입 장벽을 다소 낮춰줄 필요가 있었어요. 그 수단이 바로 Collaboration(콜라보)였습니다.
퓨마, 메종키츠네, 베어브릭, 케이스티파이, 자라와 같은 브랜드들은 전 세계에 팬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팬들에게 콜라보를 통해 아더에러의 색채를 가진 제품을 선보인다면 아더에러 상품을 직접적으로 알리는 것보다 매력을 더 쉽게 어필할 수 있는 찬스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물론, 이 과정에서 아더에러의 강한 색채는 다소 옅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대중들이 이런 콜라보를 통해 브랜드의 팬이 된다면 추후 아더에러의 색채가 강한 의류들도 충분히 사랑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아더에러는 콜라보를 통해 기존 제품라인인 의류뿐만 아니라 지샥을 통해서 액세서리, 퓨마를 통해서 신발, 케이스티파이를 통해서 휴대폰 액세서리 등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했어요. 같은 의류 브랜드끼리 콜라보를 진행한 경우에는 다른 목적이 있었죠. 아직 명성이 다져지지 못한 2018년에는 탄탄한 컨템포러리 명품라인을 구축한 메종키츠네와 콜라보하며 자신들의 명성을 올렸고, 충분히 명성을 올린 2021년에는 더 많은 팬들을 유입시키기 위해 SPA 브랜드인 자라와 협업하며 원래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이렇듯 지금까지 아더에러의 콜라보는 단 하나도 전략 없이 이루어진 것이 없습니다.
이런 똑똑한 전략과 독특한 디자인이 함께였기에 Ader Error는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탄탄히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Ader Error의 성공을 통해 우리가 얻어갈 수 있는 인사이트는 무엇일까요?
아더에러의 시작은 온라인입니다. 온라인에서 명성을 쌓은 후 한남동 쇼룸을 시작으로 차근차근 오프라인으로 진출을 꾀했죠. 국내 미니멀룩 탑 브랜드로 올라선 COOR(쿠어)라는 브랜드도 마찬가지입니다. COOR도 2017년 온라인에서 시작한 뒤 조금씩 팝업스토어만 진행하더니 설립뒤 4년 후인 더현대에서 제대로 된 오프라인 스토어를 만들었죠.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온라인 to 오프라인 방식을 택했지만 더 현대 매출 TOP10, 무신사 쿠어 팬 7만 명일 정도로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신진 의류 브랜드는 온라인에서 명성을 얻은 뒤 오프라인에 데뷔하는 게 하나의 성공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될 것 같아요..!
최근 들어 몇몇 곳에서 아더에러가 한국 브랜드인데 한국 색채가 너무 없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데, 저는 이 비판이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나이키를 미국 스럽지 않다고, 아디다스를 독일스럽지 않다고 비판하지 않는 것처럼 세계적인 브랜드로 가는데 굳이 한국적인 색채가 필요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여요
그리고 브랜드 입장에서 가격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합니다. 가격을 대폭 낮추고 대량생산을 한다면 희소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고 동시에 가치도 어쩔 수 없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더에러가 가격에 비해 퀄리티가 떨어질까요? 아더에러의 원단 퀄리티는 훌륭하고 매번 색다른 시도도 이어가고 있기에 이들의 가격정책은 충분히 납득이 갈만 합니다.
(베끼는데 일가견 있는 한국 브랜드 F사, N사 등등이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데.. 이런 브랜드들은 디자인을 구상하는 정신적 노동의 투입비용이 적고 대량생산하기에 가격이 합리적인 것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런 것 치고 너무 비싼 거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그런 브랜드들과 아더에러를 가격적 측면으로 비교하고 판단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아더에러가 한국에서 탄생한 브랜드이기에 아더 스페이스와 같은 문화공간이 한국에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매우 긍정적인 요소이기도 합니다. 물론, 적당한 비판은 옳지만 몇몇 부정적인 분들께서 하시는 비난은 하지 말고 긍정적이게 지켜봐 주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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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제안은 이메일(billbojs@naver.com)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