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서피비치 브랜드 스토리, 성공 비법, 남다른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최근 국내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로 급부상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강원도 ‘양양’이죠.
양양은 코로나 시국 동안 한 해 평균 관광객 1400~1500만 명대를 유지하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에 비해 가장 높은 방문객 증가율(10%)을 기록하며 국내 여행지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어요.
양양이 핫해진 가장 큰 이유는 20,30대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BC카드에 따르면 전국 주요 바닷가(경포대, 광안리, 중문 등등) 10곳 중에서 20~30대 비중이 45.9%로 가장 높은 곳은 양양의 죽도해변이었습니다. 기존 20~30대의 성지로 불리는 광안리가 43.8%로 2위인 것을 감안했을 때 양양의 MZ세대 비율은 매우 높음을 알 수 있죠.
하지만, 양양의 고령 비율이(2022년 6월 기준) 전국 평균 수치 17.6%의 2배인 32%로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30이 밀집하는 것은 매우 신기한 현상입니다.
고령화된 양양을 핫하게 바꾼 건 바로 ‘서피비치’입니다. 서피비치의 등장과 성공 이후 양양은 ‘서핑해변’과 ‘비치파티’로 유명해지며 2-30대를 불러 모으고 있어요. 실제로 관광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2020년 이후 ‘서피비치’가 양양 중심 관광지 TOP3 자리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서피비치’의 핫함을 단적으로 보여주죠.
그렇다면 양양 서피비치는 어떻게 MZ세대의 주역인 2030의 마음을 훔칠 수 있었을까요?
양양 서피비치의 성공 스토리, 2030이 열광하는 이유를 빌보의 직접 취재와 함께 살펴보시죠 0.<
PS. '서피비치', 처음엔 서핑을 운영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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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서피비치는 2015년 박준규 대표가 ㈜라온서피리조트 설립하며 시작됐습니다. 서피비치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보고 대표가 유학생 출신인가..?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지만 박준규 대표는 평창군 진부면에서 태어나 강원대에 재학한 강원도 토박이예요. 서피비치 이전에는 강원도 고성 리조트에서 스노보드 강사로 8년간 일하고, 서울에 광고대행사를 차리기도 하고(쫄딱 망했다고 합니다�) BC카드에서도 일했던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죠.
박준규 대표는 서울 광고대행사 실패로 서울이 아닌 지방의 ‘로컬 비즈니스’를 꿈꿨습니다. 이후 BC카드 재직 당시 해운대에서 카드 광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바다의 매력에 빠지고, 다양한 것들을 배우며 ‘바다 공간 플랫폼’을 로컬 비즈니스 사업 아이템으로 선정, 구상하게 되죠. 2013년부터 자신의 고향인 강원도 해안가를 1년여간 답사했고 당시 군사지역이었던 ‘하조대 해변’의 서핑 전용 구역 허가를 받아내며 ‘서피비치’가 시작됩니다.
(*PS. '서피비치', 처음엔 서핑을 운영할 생각이 없었다?! – 궁금하신 분들은 끝까지 읽어주세요)
2015년, 두 대의 컨테이너로 시작한 서피비치는 입소문을 타고 1년 만에 2만여 명이 방문하며 순조롭게 시작했어요. 이후 서울 양양고속도로가 개통되는 호재를 맞으며 매출이 4배나 증가했고 2017년 국내 최초로 개최된 ‘코로나(맥주) 선셋 페스티벌’, 2019년 ‘코카콜라 레트로비치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2030의 핫플로 자리 잡았죠. 오픈 이후 방문객과 화제성이 감소세 없이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는 무려 170만 명 방문, 30만 건이 넘는 SNS 노출이 예상될 정도로 큰 성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서피비치는 젊은 층 불모지 양양에서 어떻게 2030의 마음을 훔치고 국내 최고의 핫플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요??
서피비치 이용안내문을 보면 전국 해변가에서 볼 수 없는 조항이 하나 있습니다. 오후 7시 이후에는 보호자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자 입장이 불가’하다는 점이죠. 보통 동해 여행은 가족단위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점은 매우 독특해요!
이뿐만 아니라 서피비치는 20대 초반(20~24)이 접근하기에도 다소 불편합니다. 서피비치는 양양시내와 꽤 떨어져 있어 왕복 택시비가 4만원 정도로 상당하고, 주변 숙소도 많지 않기 때문이죠. 사업 초기인 2017년에는 이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셔틀버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2019년부터는 운영을 모두 중단했어요.
이런 운영을 하는 이유는 바로 주 타깃층인 ‘28~38세’에 전념하기 위함입니다. 작년 커뮤니티를 뒤흔들었던 ‘명품이 망할 때 = 학생들이 입을 때’라는 말처럼 ‘트렌디함’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서피비치에게 전 연령대의 접근성이 늘어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죠.
그렇기에 가족 단위의 방문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미성년자 출입금지, 성인이지만 타깃층이 아닌 20대 초반의 방문을 제한하는 불편한 교통 및 숙박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요.
(실제로 박준규 대표님의 강의에 따르면 주변 인구해변에 낮은 연령대가 몰리는 현상이 매우 반갑다고..!)
제가 서피비치를 직접 방문했을 때에도 방문객의 90%가 20대 후반 ~ 30대였어요. 다른 날 방문했던 서피비치 근처 낙산해수욕장의 경우 방문객의 80%가 가족단위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서피비치의 연령 관리 노력은 확실히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게 서핑 강습이 어땠는지, 가격이 얼만지 물어본 많은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가격이 꽤 괜찮은데..?’라는 반응을 보였어요. 타 업체와 비교해봐도 서피비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강습비가 인당 8~10만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저렴한 편이죠. 직접 체험해본 사람으로서 후기를 말씀드리면 서피비치의 강습(3시간, 인당 4~6만 원)은 매우 합리적이었고 서핑을 한 번도 안 해본 저 같은 극초보도 즐길 정도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보통 바닷가를 가면 걱정하는 ‘음식 바가지’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피자, 칵테일, 맥주까지 해서 총 3만 8천원으로 다른 바다 바로 앞에 있는 식당에서는 피자만 4만원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이에요:) (그리고 맛도 상당했습니다..ㅎㅎ)
게다가 액티비티, F&B를 이용하지 않고도 서피비치의 모든 시설,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서피패스도 음료 포함(7,000원대)인당 단돈 만원으로 저렴합니다. 주변의 쏠비치 양양이 해변의 썬베드를 이용하기 위해 프라이빗 비치 비용 10~2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서피비치는 가격적인 진입장벽을 상당히 낮췄음을 알 수 있어요.
이렇듯 서피비치는 적당한 난이도와 저렴한 가격으로 진입장벽을 낮춤에도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색다른 경험(서핑, 해변 파티)을 추구하는 2030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서피비치는 어떻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핫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서피비치의 가장 큰 강점은 타깃층이 명확하고 타깃층이 공간에 오래 머문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이 누구에게 중요할까요? 바로 서피비치와 타깃층이 같은 기업이죠. 기업 입장에서 자사 상품을 타깃 소비층에게 정확히, 긴 시간 노출 및 홍보할 수 있는 서피비치는 최고의 홍보채널인 것입니다.
실제로 서피비치를 가보면 브랜드들의 홍보 공간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레드불 탁자, 홍보 구조물, 조니워커 홍보 구조물, 올해 서피비치 앞에 ‘VOLCOM’이라는 스포츠 브랜드명이 함께 붙는 것 등이 대표적이죠. 박준규 대표에 따르면 올해 21개의 회사와 광고 계약을 맺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서피비치는 관광객에게 수익을 남기는 기존의 바다 기반 공간 업과는 달리, 관광객에게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주들의 광고비용을 통해 큰 수익을 챙기는 하나의 오프라인 플랫폼처럼 운영되는 것입니다.
매년 수많은 기업에서 서피비치 '굿즈'를 만들자는 제안이 들어와요.
하지만, 저희는 서피비치를 공간으로 남기고 싶지 브랜드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브랜드는 생명주기가 있기에 그 주기가 끝나면 사라지기 때문이죠.
매년 20억 가량 손해를 보지만 저희는 이 방식을 고수할 겁니다.
실제로 서피비치는 최근 굿즈 대열풍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굿즈도 제작하지 않았어요. 박준규 대표의 말처럼 ‘브랜드화’ 되는 걸 막기 위함이죠. 물론, 독자분들은 탄탄한 브랜딩이 되면 좋은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해운대 앞에 핫한 음식점이 하나 있습니다. 탄탄한 브랜딩과 맛있는 음식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죠. 하지만 이내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며 점점 핫함을 잃어갑니다. 언젠가는 핫함을 잃고 그저 그런 식당으로 전락하거나 망하게 되죠.
하지만, 공간인 해운대만큼은 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핫한 가게들, 공간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며 생기기에 더더욱 핫해지고 가치(EX. 땅값)가 오르죠. 실제로 해운대구의 임대료는 꾸준히 우상향 중입니다.
박준규 대표는 바로 이점을 알고 있기에 서피비치의 ‘브랜드화’를 매우 경계하고 있어요. 그리고 서피비치는 브랜드가 아닌 공간이기에 언제든 서핑 외의 다른 핫한 콘텐츠가 들어올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해변 요가, 패들보드 콘텐츠도 존재).
이런 색다른 수익구조와 관점이 서피비치의 꾸준한 성공을 가져온 것 아닐까요?
바다에 많이 띄울 수 없어 수익성 측면에서 후순위로 밀렸지만,
구명 장비가 필요한 지역이라는 환경, 인근 죽도해변에서 떠오르는 콘텐츠였기에 채택된 '서핑'
하지만 이제는 '서피비치'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했죠.
이런 걸 보면 성공은 참 알 수 없는 곳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JUST DO IT 하는 게 성공을 가져다주는 최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무(無)의 영역에서 국내 최고의 핫플로 올라선 양양 서피비치
이들의 색다른 방식이 앞으로는 어떻게 전개될지 같이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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