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나를 놓아둠_1
오픈 채팅방에서 알게 된 쎄와는 발리 니즈 결혼식을 다녀온 후에도 종종 만나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게 되었다.
우리는 처음 만나는 날, 다른 한국 사람들과는 다르게 서로 나이를 묻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하기로 했다.
우리가 친해진 건 내가 속 얘기를 꺼내고 나서부터다. 그 당시 나는 발리에서 우연히 알게 된 한 남성에게 반해있었다. 하지만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연애 때문에 고민하며 쎄에게 사정을 풀어놓았다. 쎄는 자신의 경험도 꺼내며 연애로 힘들 때 명상으로 많이 이겨냈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예전 같았으면 괴로운 감정을 회피해 버리고 덮어버린 뒤 나에게는 다른 중요한 것들이 훨씬 많다며 괜찮은 척해버리거나 상대 탓을 하며 끝냈을 테지만. 이번에는 이런 내 모습을 극복하고 싶었다. 겁을 먹고 연애를 어려워하며 감정에 휘둘리는 나 자신에게서 벗어나고 싶었다.
“같이 명상할까?”
하루는 내 숙소에서 묵게 된 쎄가 자신과 함께 명상하자고 제안했다. 쎄와 나는 나란히 앉아 눈을 감고 내 안의 우주를 느껴보는 명상을 함께했다.
“무한한 공간으로부터 무한한 에너지를 공급받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어느 때보다 더욱 빛나고 힘찬 에너지를 갖습니다.”
“나는 나의 삶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무한한 우주의 에너지 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원하는 모양으로 나의 모습을 만들어 보는 명상이었다. 밝게 빛나는 에너지가 되어 우주 속에서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나를 힘들게 한 일들은 결국은 나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기 위해 찾아온 것들이라 생각하며 긍정의 에너지로 내 주위를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자유로웠고 격양되었고 행복했다. 내면에 온전히 집중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 계기를 통해 명상으로 마음을 평온하게 하고 좋은 기분 상태를 유지하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나의 가능성을 믿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 나의 모습도 살펴봐 주게 되었다. 명상하고 마음을 챙기면서 점점 더 긍정적인 기회와 에너지들로 내 삶을 채우게 되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명상을 접할 수 있게 나를 안내해 준 쎄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