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의 한끗차.
인간은 각자의 사랑을 할뿐이다.
나는 나의 사랑을 한다.
그는 그의 사랑을 한다.
내가 그를 사랑하고 그가 나를 사랑할뿐 우리 두사람이 같은 사랑을 하는것은 아니다.
그 사실을 깨닫자 너무나 외로워 내 그림자라도 안고 싶어졌다.
-백영옥 작가의 애인의 애인에게-
#1
한낮의 찌는 더위로 붉게 그을린 저녁그림자를 밟고 서서 한참을 그 자리에 서있었다.
오래 전 술만 마시면 문을 두드리고 발길질을 해대던 너의 모습을 생각하며
아무도 없는 내 집 창문을 가만히 두드려보다 ...녀석 그냥 초인종을 누를것이지...하고 가만 생각해본다.
스치듯 지나는 시간은 이토록 잔인하던가...
사랑하여 상처받아 다급했던 마음들은 결국 편안한 웃음을 창가에 올려놓고 가지고 있던 열쇠로 문을 열게 만든다..
나는 몰랐다....
너의 입장에서 그날은 일교차가 심했을꺼라는 것을.
한낮의 찌는 더위도 결국 밤이 되면 식는 법이다.
사랑하던 커플이 사랑을 하고 헤어짐을 겪었다.
한쪽은 사랑이 식었으니 되던 밥이 설익고
한쪽은 사랑이 지나쳐 되던 밥이 타버렸다.
하지만 우리....한끼 식사를 실패하였다고 사랑을 유보하여 굶어죽을순 없다.
# 2
서로 모르는 상대와 사랑에 빠지는 하트시그널에 비하면 환승연애는 헤어진 연인들을 한곳에 몰아넣는 시작부터가 거의 호러에 가깝다.
처음부터 그들이 어색했던 건 아니었다. 당신이 그랬듯 그들또한 너무도 사랑했던 시작이 있고. 너무도 상처했던 끝이 있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때 그 시작점부터 상대와 나와의 출발선이 사이즈부터 다르다는 것을 알고 나면
호각소리를 듣지 못하고 반칙을 저지른 사람에겐 주도권 상실의 패널티가 자연스럽게 주어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것이 아닐런지. 그러니 사람은 있어도 실체는 없다. 그저 각자의 사랑이 거기에 놓여있을뿐.
태어나니 죽는것처럼..
권태기는 얄밉게도 그수순에 절묘하게 배치되어 인간을 괴롭힌다.
뛰던 가슴이 진정되니 이젠 좀 살거같은데 사랑을 개뿔 모를수록, 사랑이 식고 사랑이 없단다.
숨 못쉴정도로 설레고 떨리던 그 사람이 내 사람이 되는순간의 기적을 우습게 여기는 순간.
당신은 누군가를 꾸준히 사랑할 자격 하나를 상실하는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사랑을 표현하는 각자의 방법과 방어기제가 다르기 때문에
타이밍이 어긋하는 순간 그대로 끝이다.
세상 어딘가에 살아는 있지만 당신 안의 그는 추억으로 박제되어 기억에서 사장된다.
조급함보다 천천히 그 사람을 기다려주는 참을성이 필요했다는것을 깨닫는 순간 이미 그사람은 옆에 없다.
결국 사랑도 내마음 안에 머물고 훼손되는것이니.
어떤 놈 말마따나 이해를 넘어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다보면(산은 산이요.물은 물이로다)
겹겹히 신뢰가 사리를 틀고 앉아 불가의 경지에 이르지 않을까.
사랑하는 그 또는 그녀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그 기적안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