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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Aug 21. 2021

차 없이 배를 타고 사는 마을 히트호른

네덜란드 여행

유튜브에서 처음 알게 된 물의 마을 히트호른 (Giethoorn). 이 비디오만큼 네덜란드 구석의 작은 마을을 잘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 우선 링크를 넣을게. 

https://www.youtube.com/watch?v=R3t1cg2ZOxc

한 마디로 차 대신 보트를 타고 생활하는 마을이야. 소방서, 경찰서 모두 다 배를 타고 다닌다고 하더라. 오버아이슬(Overijssel)이라는 주에 있는, 전통미 가득한 작은 마을인데, 내 생각에는 오버아이슬에 워낙 강이나 물길이 많아서 히트호른이라는 콘셉트도 생긴 게 아닌가 싶다.

여름의 상징 수국이 만발한 정원

하지만 우리가 보트를 타고 둘러본 히트호른은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관광객들이 많아서 일상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졌어. 보트도 교통체증이 있더라고. (거의 모든 관광객이 보트를 타고,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 하나밖에 없어서 보트들이 밀린 거지.) 아침 일찍 가서 보트를 잡거나 미리 예약하는 게 아니면 배 타고 다니는 마을을 왔다 갔다 걷기만 하다가 올지도 몰라. 터키 메제 음식점, 피자, 이탈리안 음식점, 중국 음식점 등 국제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춘 큰 레스토랑도 있어서 비디오에서 보던 아늑함보다도 상업적이라는 느낌도 들었어.


하지만 막상 가보고 2-3시간 보트를 타면 히트호른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더라.

네덜란드식 초가집인 짚으로 지붕을 덮은 리튼닥하우즌 (Rieten dak huizen, 짚 지붕 집??)들이 대부분이라 그 모습이 정겹고. 모든 정원이 수국과 잔디로 총천연색으로 깔끔하게 가꾸어져 있어서 너무 예뻐. 청둥오리들이 보트 사이로 유영하기도 하고 싸움도 하고 그 드라마를 보는 것도 재밌더라고.

검은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나무다리 아래를 지나고 나면 마을의 끝부분인데, 호수가 있어. 그 호수 따라 짚들을 재배하더라. 왜가리도 있고, 패들링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여유가 넘쳐. 얕고 맑은 물이라 바닥이 보이고, 탁 트인 전경에 선선한 바람까지, 딱 네덜란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정함이던걸. 

잘 가꾸어진 옛날 그대로의 마을 모습이 좋다는 네덜란드 사람 들고 많지만, 난 무엇보다 여유 넘치는, 파란 하늘 파란 호수에서의 뱃놀이가 가장 기억에 남아. 모쪼록 날씨 쨍쨍한 날 아침, 히트호른 한 번 가보길 바랄게.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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