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행
유튜브에서 처음 알게 된 물의 마을 히트호른 (Giethoorn). 이 비디오만큼 네덜란드 구석의 작은 마을을 잘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아 우선 링크를 넣을게.
https://www.youtube.com/watch?v=R3t1cg2ZOxc
한 마디로 차 대신 보트를 타고 생활하는 마을이야. 소방서, 경찰서 모두 다 배를 타고 다닌다고 하더라. 오버아이슬(Overijssel)이라는 주에 있는, 전통미 가득한 작은 마을인데, 내 생각에는 오버아이슬에 워낙 강이나 물길이 많아서 히트호른이라는 콘셉트도 생긴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우리가 보트를 타고 둘러본 히트호른은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작고 관광객들이 많아서 일상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졌어. 보트도 교통체증이 있더라고. (거의 모든 관광객이 보트를 타고, 마을을 둘러볼 수 있는 길이 하나밖에 없어서 보트들이 밀린 거지.) 아침 일찍 가서 보트를 잡거나 미리 예약하는 게 아니면 배 타고 다니는 마을을 왔다 갔다 걷기만 하다가 올지도 몰라. 터키 메제 음식점, 피자, 이탈리안 음식점, 중국 음식점 등 국제 관광객들의 입맛에 맞춘 큰 레스토랑도 있어서 비디오에서 보던 아늑함보다도 상업적이라는 느낌도 들었어.
하지만 막상 가보고 2-3시간 보트를 타면 히트호른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더라.
네덜란드식 초가집인 짚으로 지붕을 덮은 리튼닥하우즌 (Rieten dak huizen, 짚 지붕 집??)들이 대부분이라 그 모습이 정겹고. 모든 정원이 수국과 잔디로 총천연색으로 깔끔하게 가꾸어져 있어서 너무 예뻐. 청둥오리들이 보트 사이로 유영하기도 하고 싸움도 하고 그 드라마를 보는 것도 재밌더라고.
검은색으로 페인트칠을 한 나무다리 아래를 지나고 나면 마을의 끝부분인데, 호수가 있어. 그 호수 따라 짚들을 재배하더라. 왜가리도 있고, 패들링 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냥 여유가 넘쳐. 얕고 맑은 물이라 바닥이 보이고, 탁 트인 전경에 선선한 바람까지, 딱 네덜란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정함이던걸.
잘 가꾸어진 옛날 그대로의 마을 모습이 좋다는 네덜란드 사람 들고 많지만, 난 무엇보다 여유 넘치는, 파란 하늘 파란 호수에서의 뱃놀이가 가장 기억에 남아. 모쪼록 날씨 쨍쨍한 날 아침, 히트호른 한 번 가보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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