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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Aug 28. 2021

헤더꽃 만발한 벨류브와 숲 속의 미술관

네덜란드 여행

나들이로 가기 좋은 곳을 소개할게.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국립공원인 벨류브 (Veluwe, https://www.visitveluwe.nl/)는 이번이 세 번째였어. 올 때마다 새로운 면을 보게 되는데, 항상 머리 식히고 재충전하는 곳으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더라.


8월 중순-9월 중순이면 특히 네덜란드의 모래 둔덕에 자라는 헤더 꽃이 피는 때라 그 경관이 보고 싶었어. 항상 그 시즌을 놓쳤거든.

마침 날씨가 정말 좋은 날, 운까지 좋았는지, 이번에는 보라색 꽃으로 물든 벨류브를 보았네. 꽃이 만발한 텔레토비 언덕 같은 풍경이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더라.


네덜란드에서 이렇게 언덕배기가 많은 곳은 처음이야. 무려 허벅지가 당길 정도로 오르막길까지 있고, 정말 그리웠던 하이킹하기에도 좋아. 헤더 꽃을 보려면 호흐벨류브  (Hoge Veluwe)보다도, 그 옆에 위치한 벨류브좀 (Veluwe Zoom)이 더 괜찮다고 해. 한 1시간 반 정도면 정말 보라색 세상에 푹 빠졌다 오기 좋아.

네덜란드어로 헤더꽃은 하이드 (Heide)라고 해

그 옆의 호흐벨류브는 입장료가 11유로인데 (벨류브좀은 무료), 자전거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어.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가다 보면 보라색 텔레토비 언덕하고는 정말 다른 사막 같은 모래벌판과, 소나무 숲을 만날 수 있을 거야.

가을에 갔을 때 특히 운치 있었던 소나무 숲

벨류브는 정말 커서 근처 숙소에서 하룻 밤 잔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도시락도 먹고 여기저기 바람 쐬면 좋아. 종종 자전거에서 내려서 사진도 찍고, 그냥 자연을 즐기는 거지 뭐.


그리고 호흐벨류브 안에 위치한 크롤러-물러 미술관도 (https://krollermuller.nl/) 꼭 가봐. 헬렌 클로러-물러라는 여성 수집가가 그의 남편과 수집한 작품들을 기증해 지은 미술관이야.


반 고흐의 천재성을 가장 먼저 안 사람 중의 한 명이라 반 고흐의 작품이 아주 많아. 반 고흐 뮤지엄 다음으로 큰 컬렉션이라고 하더라. 특히 교과서에서도 배운 ‘밤의 카페테라스’ 가 있어. 가까이에서 보면 밤을 밝히고 기분을 들뜨게 하는 노란색 카페의 조명이 마치 진짜 빛을 내는 듯 물감이 아주 두껍게 채색되어 있어.

반고흐 그림 접사가 가능하다니...

그 외에도 피카소, 모네, 몬드리안, 자코메티 같은 유수의 미술가의 진짜 작품을 (때로는 유리 없이 맨 캔버스에) 감상할 수 있어. 이런 네덜란드 한복판의 숲에서 세계 내로라하는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니 참 좋다.

몬드리안이 네덜란드 사람이었던 거 아니?
아마 보라빛으로 물든 벨류브를 그린 것 같은 유화

벨류브의 곳곳에는 버섯이나 특이한 식물도 많고 야생 동물도 많아. 얼마 전에는 멸종되었던 늑대가 다시 돌아왔다고 하더라. 하지만 야생 동물 구역은 따로 있어서, 네덜란드에 꽤 흔한 사슴 구경하기도 힘들어. 그래도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면 뭔가 발견할지도 모르지!

너무 동화같은 버섯님들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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