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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Dec 31. 2021

새해맞이는 도넛으로!

떡국 없는 설이 없듯이, 12월 31일 네덜란드 사람들은 올리볼른 (Oliebollen)을 꼭 먹어. 불꽃놀이, 파티, 영화 보기, 바다에 다이빙하기 등 원하는 장르대로 네덜란드 개개인 취향 따라 보내는 일 년의 마지막 날이지만, 아마 카운트다운처럼 전 국민이 함께 즐기는 게 올리볼른 같아.


올리볼른은 기름에 튀긴 빵인데,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미국에 가져가 도넛의 원조가 되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어. 바깥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폭신폭신한 식감이야. 파우더 슈거를 뿌리거나, 건포도를 넣어서 만들어. 찹쌀도넛만 한 크기구, 정말 동그랗지 않고 여기저기 더 바삭하게 구워진 부분이 있어서 더 맛있지.

 

사진출처: koopmans.com

마침 레시피 비디오가 있어서 공유할게. 달달하고 크기가 작아서 하나만 먹는 사람은 못 본 거 같아!

https://www.youtube.com/watch?v=xKXXWOZ9ZJM

17세기에 요리책에 처음으로 기재되었고 19세기에 오늘날 먹는 올리볼른 레시피가 나왔다네. 그 기원은 무려 2000년 전 신에게 바친 기름에 구운 빵이라고도 읽었고,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 만든 기름진 음식으로 크리스마스 즈음 먹었다고도 읽었고, 스페인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네덜란드로 도피한 유대인들의 새해 전통 음식 도넛 (수프가니아 Soufganiya) 에서 기원되었다는 설도 있네.


겨울이면 광장에 속속 들어서는 간이 상점들이 올리볼른을 비롯해 여러 가지 페이스트리를 팔아. 그리고 베이커리들이 경쟁하듯 자기네 것이 가장 맛있는 올리볼른이라고 광고하고. 하다못해 슈퍼마켓에서도 살 수 있지만, 직접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더라!

사진 출처: maxvandaag.nl

올리볼른에 대한 열정이 대단해서, 한때는 각 도마다 최고의 올리볼른 베이커를 찾아 임명하는 게 연말 뉴스거리였다나 봐. 이제는 공평성 문제로 안 한다는데 예전 기사를 보니 상점 지도에, 리뷰에, 가격까지 꼼꼼하게 잘 적었다. '임명'은 안 해도 이런 지도 참 유용한데? 마치 빵지순례처럼 올리볼른 순례도 할 수 있겠어. ㅎㅎ 하지만 하나가 320칼로리라니, 1월 1일 다이어트 시작하기 전에! 하나 정도는 꼭 먹어보기 바랄게.


그 외에도 애플브니에트 (Appel Beignet)도 새해를 맞이하며 많이 먹는 빵이야. 반죽에 사과를 넣어 튀기는데, 상큼하고 단 사과가 흐물흐물 따뜻해져서 올리볼른하고는 또 다른 특이한 도넛같을 거야. 네덜란드라 그러고보면 고유의 음식이 없다기 보다, 고유의 음식이 많고, 특히 군것질 거리가 많은 거 같다.

사진출처: ekoplaza.nl

아래 사진은 2021년 마지막 날에 우리가 먹은 올리볼른 & 애플브니에트야 ㅎㅎ

동네 근처 Rezenma라는 베이커리에서 샀는데, 정말 맛있었어. 쫄깃쫄깃 탱탱 부드러운 올리볼른은 사과, 계피, 건포도 맛이 일품이었어. 그리고 애플브니에트도 겉바속촉에 사과의 상큼한 맛이 진짜 맛있었구.

엄청 많이 팔고 줄도 긴걸 보니 나름 맛집인가 싶었네.


생각해보니 찹살도너츠랑 꽈배기처럼 밀가루를 튀겨 설탕을 입혔는데, 사과, 건포도, 계피 같은 네덜란드 요리의 주재료를 쓴 네덜란드식 도너츠네.

근처의 올리볼른 상점이 궁금하다면, 기사의 지도 참고해봐. 암스테르담에서 내가 좋아하는 빵가게는 뭐니뭐니해도 Hartog!


https://www.ad.nl/economie/dit-wist-jij-nog-niet-over-oliebollen~a49ae2ec/?referrer=https%3A%2F%2Fwww.google.com%2F

https://indebuurt.nl/utrecht/nieuws/hier-koop-je-volgens-het-ad-de-beste-oliebollen-van-utrecht~4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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