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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앨 Sep 11. 2021

'더치 베이비' 먹을래?

쑥스럽지만 ~ 정말 오래전에는 도이치(Deutsch)와 더치(Dutch)도 구분을 못했었어. (도이치는 독일어라는 뜻이면, 더치는 네덜란드어, 네덜란드의, 네덜란드 사람 뭐 이런 뜻.) 그런데 나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

Photo by Denise Jans on Unsplash

요리랑은 거리가 먼 문화인데도, 은근히 "더치"라는 말이 붙은 음식과 관련된 이름들이 종종 있는데, 뭐가 생각나?

예를 들면 "더치커피", "더치 베이비 (팬케이크)", "더치 카카오 프로세스", "더치오븐"이 있어. 재밌게도, 오히려 외국인들은 "더치"라고 구분해 부르는 반면, 네덜란드 사람들은 그게 뭔지 모르더라고.


더치커피야,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우리나라에 많지? 예를 들면 아래 같은 기구를 사용해 차가운 물로 천천히 내리는 커피가 더치커피라는데,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아'나 차가운 커피를 거의 안 마셔. 그리고 '더치커피'가 뭔지 모르고. 신기하지? 언젠가 더치커피의 기원이 17세기 VOC 선원들이 장기 항해할 때 커피를 따로 끓일 수가 없어서 이렇게 해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원이야 어떻게 되었든, 콜드브루의 원조격인 혁신적인 커피에 자기 이름이 붙으니, 뭐 나쁠 게 없겠지! 

더치 카카오 프로세스는 그와는 좀 다르게, 업계 종사자라면 네덜란드 사람들도 알 거야. 카카오를 가루로 만드는 방식 중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방식을 더치 카카오 프로세스라고 한 대. 이렇게 만든 카카오 분말은 초콜릿을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하고, 핫코코아 만들 때 우유에 타기도 하고, 베이킹에 쓰이기도 해. 아래 그림에서처럼, 더치 카카오는 색이 더 우리가 아는 '코코아'색이야. 

https://www.simplyrecipes.com/whats_the_difference_between_dutch_process_and_natural_cocoa_powder/

더치오븐은 무쇠(?) 솥이야. 집에서 스튜처럼 음식에 오랜 시간 열을 가해 만들기 적합한 요리 도구지. 지난번 민속촌에 가니, 옛날에도 이렇게 생긴 솥과 비슷한 스타일을 주전자를 놓고 살았더라고. 하지만 네덜란드 사람들은 다른 이름으로 불러.

마지막으로 가장 재밌는 더치 베이비실은 독일의 팬케이크 요리 중 하나인데, 미국에서 '더치 베이비'라고 부르면서 인스타/유튜브를 통해 뜬 레시피 같아. 네덜란드 팬케이크는 두 가지 종류인 것 같은데, 아주 얇아서 돌돌 말고 시럽을 뿌려 잘라 썰어 먹는 팬케이크거나, 팬케이크 하우스에 가면 먹을 수 있는 온 갖 토핑을 넣은 (단 것 혹은 짠 것) '전'에 가까운 팬케이크거든. 이 '더치 베이비'는 오히려 영국에서 일요일마다 먹는 '선데이 로스트'에 같이 곁들이는 요크셔푸딩에 가까워. 설탕도 넣지 않아 담백해서, 오늘 아침으로 만들어 먹었어!

출처: 위키피디아

뭐가 더치고 더치가 아니면 어떻냐만은,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세계에서 뭘 "K-"라고 하는지 궁금해하고, 찾아보고, 아마 그걸 다시 역수입해 더더욱 K스럽게 만들 것 같은데. 네덜란드 사람들은 뭐가 '더치'라고 불리는지, 알려주기 전 까지는 모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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