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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미 Oct 13. 2022

10. 햇살 이불빨래 카페라테 표고버섯

작가의 말

브런치 북으로 엮다 보니, 쓴 글이 어느새 한 권 분량이 되었습니다.

한 권 분량에서 잠시 <작가의 말>을 작성해 봅니다.


    



앞선 내용에서 몇 번 언급하였지만 송미라는 사람은 장애와 필연적으로 연결 고리가 많았던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시각장애인이었고 자라서 사회복지사가 되었습니다. 저처럼 장애인을 가족으로 두고 있는 남자와 결혼하여 소규모 장애인 복지 시설 사랑누리 설립하여 운영 중입니다.      


저는 발달장애인의 가족입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이 우리의 이웃되어 '보통의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하는 사람입니다. 이 소망이 지금의 사랑누리라는 장애인 복지 시설을 이끌어왔습니다. 사랑누리를 설립하고 운영한 지 13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사회복지를 시작한 지도 20년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깊어갈수록 기억이 점점 흐려집니다. 그때가 바로 얼마 전 같지만, 글을 쓰다 보니 벌써, 명확하지 못하고 뭉뚱그려져 느낌으로만 남는 순간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력이 없어 그저 일기 같은 글일지라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한 자루의 연필이 똑똑한 누구의 기억력보다 강력하다'라는 말을 의지 삼아 써 봅니다.    

  

처음 글을 쓸 때 하고 싶은 이야기 많았습니다. 그래서 글이 두서없이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우선 생각나는 대로 글을 쓰고, 시간의 순서로 배열하였습니다. 사랑누리의 설립이 이야기까지만 했는데도 벌써 한 권이 되었습니다. 그간의 다양한 이야기들과 사랑누리 선생님들과 함께 한 도전들 그리고 우리의 프로그램과 사랑누리 식구들의 변화를 담고 싶은데, 그것은 2권으로 미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맑은 하늘을 보며, 이불 빨래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게 환한 미소로 바리스타 학원에서 배웠다면서 수줍게 웃으며 카페라테 한잔을 건네는 사랑누리 식구를 보며,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이분을 어떻게 지원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다시 버섯농장에서 일하는 사랑누리 식구가 가져온 표고버섯을 어떻게 요리해서 저녁상을 차릴까 고민해 봅니다. 저의 일상은 매일매일 시트콤 같고, 이러한 일상의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권 강사로 전국을 다니며 강의하면서 만나 이야기들도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 하면서 조금씩 글을 써서 숙성시키고 있습니다. 잘 익어서 세상 밖으로 내어놓을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다다르다는 ‘각각 다르다’와 ‘이루어내다, 거기까지 다가간다’라는 중의적인 의미가 마음에 들어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어느 날 다 다른 사랑누리의 장애인 식구들과 함께 다다르게 될 보통의 삶이라는 꿈을 오늘도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이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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