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무의미한 하루가 필요하다.

by 혼돌멩이


나의 반복되는 일상


매일 아침 5시. 첫 알람이 울리고 시계를 확인 후 다시 잔다.

그리고 30분 후, 두 번째 알람이 울리고 시계를 확인 후 다시 잔다.

또다시 30분 후, 세 번째 알람이 5분 간격으로 3번 울리고

5분마다 깼다 잤다 깼다 잤다를 반복하다가 겨우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한다.

행여라도 마지막 알람을 놓칠까 봐 그 뒤로도 예비로 알람을 몇 개 설정해놓았다.


남들이야 알람 한 번에 벌떡 일어날 수도 있고,

그런 것이 효율적인 수면이라 말할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이렇게 일어나서 1시간, 30분, 5분 더 잘 수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아침을 맞이하는 게 좋다.

물론 그렇다고 아침이 개운한 것은 아니다.

어찌 됐든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것은 일을 해야 되는 숙명을 타고난 인간에겐 슬픈 현실이다.


회사에 와서는 당연히 일을 하고

때로는 짜증이, 때로는 웃다가, 또 지나가는 한마디에 스트레스받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한다.

퇴근하면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아이랑 잠깐 놀다가 TV도 보고

잠들 시간이 되면 멍하니 누워 있다가 졸려서 잠이 들고.


그렇게 잠들기 직전

하루가 이렇게 끝나 가는 것이 갑자기 답답해지고,

어딘가 이야기할 곳은 없고

이렇게 잠이 들면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오는 것이 덧없다는 생각이 들고.


내일 하루도 이런 무의미한 하루가 될 거라는 생각에

무언가 의욕 상실, 무기력해지는 기분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이런 하루는 정말 내 생에 있어서 아무 의미 없이 보내는 그런 하루.

아니 오히려 내 인생의 마이너스 같은 하루.

실상 그냥 평범한 하루인데, 불현듯 허무해지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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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 보면 기분 좋은 날도 기분 나쁜 날도 있겠지만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상이 어느 날 문득 이상하리만치 가슴을 답답하게 저며올 때가 있다.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그런 기분과 동시에 말이다.


하지만 이런 느낌에만 사로잡혀 버리면 정말 무의미한 하루가 되어버리고

나의 인생이, 삶이 모두 덧없이 느껴져 버린다.

실상은 그런 것이 아닌데 말이다.


사실 오늘 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하루는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보호 시스템이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동안 반복되고, 누적되어온 피로감이

그저 일순 몰려드는 것이고,

그러한 삶의 무게감에 짓눌려 쓰러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나 자신을 잠시 하루 쉬어가게 하는 것이 아닐까.


무의미해 보이는 하루가 사실은 유의미한 삶을 위한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을 해보면


이런 날은 그저



아, 지금은 잠시 휴식이 필요한 거구나.

나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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