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가 되어 점수 따기

상사와의 대화 노하우

by 박진솔

스카우트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입사한 회사에는 직속 사수가 계실 것입니다. 직속 사수 또는 상사와 어떻게 대화하고 관계를 이어나가는지는 향후 직장 생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직장에서 미움받지 않을 대화법’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챕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회에서 어느 정도 경력을 쌓으신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는 대부분 새로운 환경에서 기본적인 스킬을 익히며 모든 것을 배워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직속 사수님의 신뢰를 얻고 원활하게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분의 마음에 드는 태도와 대화 방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모보다는 일을 대하는 자세와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깔끔하고 센스 있게 정돈된 외모는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기 때문에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상사의 매니저가 되어라

상사의 마음에 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단계는 바로 자신의 포지션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회사는 구성원 개개인을 통해 이익을 창출하고자 직원을 채용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이 없는 신입사원에게 중요한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맡기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입사 후 본인의 실질적인 역할은 ‘직속 상사의 매니저’라는 인식을 가져야 합니다. (대표가 되기 전까지는 항상 자신의 윗사람을 보좌하는 매니저 혹은 비서와 같은 마인드셋이 필요합니다.)


출중한 매니저로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말투부터 바꾸고, 센스 있는 태도와 행동을 보이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상사께서 업무를 지시하셨을 때, 단순히 “네, 알겠습니다”라고만 답하기보다는, 아래 예문처럼 대화를 나누면 능동적이고 준비된 자세를 보이면서 상사께서는 안심하고 업무를 맡기실 수 있게 됩니다.

“팀장님, 이 업무를 진행하기 전에 기존에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나 레퍼런스가 있을까요?”
“(업무 내용을 숙지한 후) 대리님, 이번 업무 관련해서 궁금한 부분이 있는데요, 회의실에서 잠깐 확인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또한 단순히 질문드리는 것을 넘어, 본인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 방향을 정리한 후 상사께 확인을 요청드리는 방식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이건 A안으로 처리하면 일정이 빠르고, B안은 조금 더 안정적일 것 같습니다. 어느 방향이 더 괜찮을까요?”
“이 업무는 이렇게도 가능하고 저렇게도 가능한데, 팀장님 스타일엔 어떤 쪽이 더 맞으실지 여쭤보려고요.”

상사에게 하나의 해결책만 제시하는 것보다, 두세 개의 옵션을 만들어서 고를 수 있게 하면 훨씬 더 매너 있고, 일머리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여기에 예상되는 리스크까지 미리 파악하여 말씀드릴 수 있다면, 이미 상사께서 신뢰하는 조력자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 상사가 내게 이 일을 맡긴 이유, 그리고 내가 어떤 방식으로 상사의 시간을 절약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상사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 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쉬운 업무는 상사의 시간을 아껴드릴 수 있고, 난이도 있는 업무는 내 가능성을 보여드릴 기회입니다.


자주 귀찮게 하기

업무를 진행하는 중에는 완료 후 또는 중간 단계마다 진행 상황과 완성도를 수시로 여쭙는 습관을 들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만, 어느 정도 진도를 뺀 다음에 여쭙기, 시작도 하기 전에 조마조마한 모습을 보이면 상사도 불안하게 됩니다.)

“제가 나름대로 이해하고 추진 중인데, 진행률 50% 시점에서 중간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팀장님이 공유한 레퍼런스를 참고해서 완성했는데요, 이 부분은 제가 잘 이해되지 않아서 한 번 더 여쭙고 싶습니다.”
"지난 업무를 진행하다가 일부 프로세스에 대해 조금 더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 같아 이렇게 정리해 보았는데요. 어쩌면 추후 작업에는 도움이 될 거 같기도 하고 아님, 제가 놓친 부분이라도 있는지 한 번 검토 부탁드려도 될까요?"

같은 질문은 실수를 줄이는 데도 유익하며, 유경험자의 노하우를 얻는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는 '말하기보다 듣기'를 강조한 대화법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모든 공은 상사께 돌려라

맡은 업무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회사 대표, 클라이언트 또는 협력사로부터 칭찬을 받게 될 경우, 절대 잊지 말아야 할 한마디가 있습니다.


모두 저희 사수님께서 가르쳐주신 덕분입니다.


단 한 번의 성공으로 승진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며, 결과에 도취되어 자화자찬만 하다 보면 상사께 미움을 살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다음 프로젝트에서 배제되거나 관계가 소원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상사께서 말조차 섞지 않으시게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를 향한 충성심보다 먼저, 상사를 향한 충성심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드립니다. 회사는 조직으로 움직이지만, 그 조직 안에는 각각의 리더가 존재합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평소 업무 단체 채팅방, 회식 자리, 주간 미팅 시간 등에서 직속 상사에 대한 매너를 지키고 항상 “상사의 편”이라는 점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행동하시면 좋습니다.


실제로 이 원칙을 잘 실천해 오신 분이 몇 년째 승승장구하고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단, 직속 상사께서 무능력하거나 부적절한 인물일 경우에는 무작정 충성하는 대신, 적절히 거리를 두며 다른 유능한 팀이나 리더가 있는 부서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배울 점이 없고, 부풀려진 허세만 커지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승진을 위해 증거를 남겨라

기본적인 노하우를 잘 실천하고 계신다면, 이제 남은 과제는 ‘승진’입니다. 언젠가는 매니저 역할을 넘어, 누군가의 리더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증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증거"는 나의 승진에 도움이 되는 업적일 수도 있고, 나를 방해하는 사람(동료든 상하든)의 부정적인 내용에 대한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업무 단체 채팅방에는 직속 상사도 함께 계십니다. 따라서 업무 대화 하나하나에도 프로페셔널하고 조리 있는 표현이 드러나야 하며, 실수 없이 정확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사께서 직접 연봉을 결정하시지는 않지만, 연봉 협상이나 승진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문법, 띄어쓰기 등에도 유의하며, 직함을 정확하게 언급하고 격식을 갖춰 대화하셔야 합니다.(“대화도 기획서나 다름없다”편 참고하기) 또한 클라이언트와의 납기 일정, 협의되지 않은 요구사항 등 중요 사항은 반드시 텍스트로 기록을 남기고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셔야 합니다.


통화나 음성 메시지로 전달된 내용은 나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메일이나 단체 채팅방을 통해 명확한 기록을 남기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기록은 프로젝트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본인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잔소리]

1. ‘문장’보다 ‘구조’를 생각하라

- 말이나 글로 소통할 때 상사는 디테일보다 흐름과 요점을 먼저 파악하고 싶어 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대화를 할 땐 항상 구조화된 전달 방식을 염두에 두세요.


배경 설명 (왜 이 얘기를 하는가)

핵심 내용 (무엇이 문제/포인트인가)

요청 또는 제안 (어떻게 하고 싶은가)


< 예시>

“이번 클라이언트 요청사항 관련해 공유드립니다. 요청 배경은 기존 스펙에 대한 누락이고, 저희 측 대응이 필요한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이에 대해 A안, B안으로 정리해 봤고, 결정해 주시면 그에 따라 바로 실행하겠습니다.”


(이런 대화 방식은 상사가 쉽게 판단할 수 있고, 더불어 본인의 정리 능력, 실행력을 부각할 수 있습니다.)


2. 피드백을 받을 땐 “기록→정리→재확인” 루틴을 써라

- 피드백을 받았을 때 그냥 “네” 하고 끝내는 것보다, 받은 내용을 요약해서 다시 말하고, 실행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시>

“정리하자면, 이번 디자인은 조금 더 직관적으로 수정하고, CTA 버튼을 상단으로 이동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이시죠? 우선 수정안 2개를 오늘 오후까지 만들어서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잘못 이해하거나 실수하는 일을 줄여주고 상사에게 “말귀 잘 알아듣는 사람”으로 인식됩니다.)


3. “사소한 공감한 줄”이 관계를 바꾼다

- 일 이야기만 하고 끝내지 말고, 간단한 감사 또는 공감 멘트 한 줄이 상사와의 거리를 확 줄여줍니다.


<예시>

“팀장님이 지난번에 알려주신 방식 덕분에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미팅 분위기 좋았던 것 같아요,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일도 잘 부탁드릴게요!”


(실무 외적인 인간적인 관계도 케어할 줄 아는 사람으로 보이며 감정의 온도를 조금씩 덧대는 게 장기적으로 신뢰 쌓는 핵심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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