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손
• 뒤꼭지
우리 질문하나 안고 살아가기를 제안합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시는지요? 사람의 표정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느 쪽일까요? 뒷 모습일까요? 앞 모습일까요?
내 어머니는 가끔 “영순이 어무이는 뒤 꼭지가 이쁘다”고 그러셨다. 영순이 어무니는 나의 어머니보다 열 다섯 살쯤 아래였다. 내 기억으로도 영순네는 가난하게 살았다. 가난이 아니라 모든 것이 없이 살았다. 쌀도 없었고 보리쌀도 없었다. 논도 밭도 없었던 것 같아. 아이들은 다섯명 이었어, 큰 아이가 10살, 막내가 2살.
가을걷이가 끝나고 눈 오는 날이 시작되면 영순네는 일거리가 없어 3월이 되기 전까지 굶어야 한다. 그나마 영순네 아저씨가 겨울철에 꿩 사냥, 노루사냥,기러기 사냥해서 수입이 있는 날은 밀가루 사다 수제비 끓여 먹고 했었던 것 같다.
눈보라치는 어느 날, 내 어머니는 영순이 어무이를 부르셨다. 시무룩하게 우리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내 어머니는 영순이 어무이 손에 인절미.고구마.홍시.쌀.조.콩을 안겨 드렸다. 내 어머니가 곡식을 드릴 때마다 영순이아부지, 어무이는 눈물 흘리며 좋아하셨다.
영순네 둘째, 셋째 동생들도 따라와서 즈그 아버지 어머니 하는데로 고맙다고 무릎까지 고개 숙여 절을 했다. 가고 난 뒤에 나의 어머니는“영순이 어무이는 뒤 꼭지가 이뻐”
“사람은 뒷 모습이 좋아야하지” 하시는 거였다.
“뒷 모습이 좋으면 언젠가 사는 날이 오는거지, 뒷 모습이 좋은 부모는 자식들이 잘되지.”
“뒷 표정이 좋아야 얼굴 표정이 따습지”
영순이 어무이는 뒷꼭지가 멋진 아주머니가 아니다. 그냥 뒷꼭지다.
그런데 나의 어머니는 가끔 “사람은 뒷모습이 깨끗해야 한다.”하셨다.
내가 사십이 지난 이른 봄날 어머니가 서울에 오셨다. “큰일 할라면 뒷 꼭지 부끄러운 일은 하지마라” 뒤 꼭지는 자신의 자존감을 표시하는 표현이 아닐까요?
19세기 독일 초기 낭만주의 화가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는 사람의 뒷모습을 많이 그렸답니다. 대자연 앞에선 인간의 고뇌를 그린 화가로 유명하지요.
쉽게 말해 앞모습 얼굴이 아닌 뒷모습을 그린거예요. 왜 그랬을까? 내 어머니의 삶의 기준처럼 프리드리히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를 캔버스에 담은 걸까요?
진심은 앞에서 하는 말이 참 일까요? 뒷면에서 하는 말이 참일까요?
막힌 담을 허무는 이.감 理.感 언어의 세 가지 요소는 논리.감성.태도(표정)이다. 이 세 요소 중 어느 것을 우선 이라고 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의 일상에서 근본이 되는 것은 태도다. 태도는 마음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논리가 다소 부족하고 감정이 무뚝뚝하고 거친 것 같아도 마음의 중심은 태도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천이 태도를 이끌어 간다. 실천이 행함이다.
나를 숨 쉬게 하는 남자는 행함이 있는 남자다.
실천력이 매력이다. 행하지 않고는 1인치도 변하지 않는다.
좋은 손길을 가진 男子는 항상 행함이 있는 男子이다.
매력 있는 男子는 손길이 좋은 男子이다.
내가 너를 숨 쉬게 하는 남자! 숨 남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