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손
• 행하지 않고는 1인치도 변하지 않는다.
• 좋은 손길을 가진 남자는 항상 행함이 있는 남자이다
• 매력 있는 男子는 손길이 좋은 男子이다.
나를 숨 쉬게 하는 손은 ❙행함이 있는 남자다
손 길
어느 사회학 연구원의 공채1기 출신인 후배의 일지 이야기입니다
“이곳이 포로수용소 였어요”
“여러분은 포로구요”
몇해 전 따스한 봄날 4월1일 그날은 악당을 만나던 날이었다.
우리 사회학 연구원에 새로운 연구원장이 부임하던 날, 그 남자의 첫 인사말은
포로수용소로 시작한 상견례였다.
어이가 없었다. 참 별꼴이었다. 우리 40여명 직원들의 뇌 구조가 영혼이 없다는 거였다.
“노예는 영혼이 없지요?” 이젠 노예로 까지 선을 넘었다. 설립 22년째 연구원이다.
여섯 번째 원장으로 취임하신 그의 얼굴은 악마였다. 특히 우리 연구원은 사회학 연구원이기 때문에 90%는 사회학 전공자들이다. 이분은 사회학 전공자가 아닌 정치학과 인문학을 전공한 자였다. “쥐뿔도 모르는 게” 악담이 중얼거렸다.
사원증을 제출하라고 한다. 명함을 보자고 했다.
명함 소지한 자는 2-3명 외는 없었다. 부원장과 안내 데스크를 보는 직원 외는 없었다. 승진할 기회가 없었다. 입사할 때부터 명함은 없었다. 최근 10년 이내에 승진자는 한명도 없었다. 최과장은 공채 1기다. 과장 승진한지 16년째다. 스스로 만과(만년과장)라고 부른다.
사원증은 있었지만, 빛바랜 사진과 우중충한 파란 줄에 걸려있었다. 우리집 오구(강아지이름) 목줄보다 더 안 예뻤던 것 같다.
담당자가 움직인다. 2층 사무실에서 3층 원장실로 부리나케 오르락 내리락 거린다.
명함 시안 o.k 싸인과 사원증 견본 결재까지 50여회는 달음질 쳤다고 했다. (훗날 그 직원의 이야기가 걸작이었다. 기본이 탄탄하면 2차 방정식에서 3차 방정식으로 쉽게 이동한다고 했다) 그런데 사무실 분위기는 예전이나 별 다름이 없었다. 명함과 사원증에 기대하는 직원들은 보이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나갔다. 만두가게 옆을 지나가는데 이웃 회사 직원들이 반가워 한다.
“어머 좋은일 있나 봐요?”
“사원증이 독특 하네요” “확 눈에 띠네요, 멋지다 만져봐도 되요?” “무슨 일 있었어요?” “직원들도 산뜻 하네요”
기분이 상큼해진다. 만두라도 한판 사주고 싶어진다. “새로운 원장님이 오셨어요” “백작 같은 스퇄이예요“
명함도 보여 주고 싶다. 명함은 어떻고, 글자 하나하나에 명함 모서리 색상도 심플하게 처리하다니 과장 최상숙, 담 주 만나는 친구들에게 보여 줘야지 순간 과장 글씨가 들어온다. 아~ 이건만 떼내면 부장이면 신나는데
충격적인 1/4 휴가
백작이 온지 석 달이 지났다.
나는 악마원장을 백작이라고 불렀다. 업무처리 능력이 정말 탁월했다. 연구원에서 발생되는 모든 일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월요회의 때 나온 그의 멋진 리더의메시지였다. “원장이 책임 질테니 용기를 가지고 소신 있게, 자신 있게 일 처리하라”. “정직하라”
특히 상부에서 내려오는 보고사항, 평가 내용들은 마감일보다 3-4일 먼저 보내라고 부탁했다. 업무를 주도하라고 했다. 끌려 다니지 말라고 했다. 인생을 노예처럼 살지 말라고 했다. 항상 멋짐을 이야기 했다.
월 1회 친절 교육시간에 인문학 강의를 진행했다. 지역에 소문이 나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인문학 강좌를 개설했다. 강의는 불꽃을 튀었다. 내가 대학원 시절 받았던 강의가 아니었다.
지성과 야성과 감성이 융합되어 쏟아지는 강의는 오래전 대학 1학년때 들었던 떨림의 강의였다.
“이제 7월이 왔습니다. 여름이 시작 되군요. 체력 관리 즐겁게 잘 하세요. 여름휴가가 시작이 됩니다. 해서 두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하나는 사무실에서 슬리퍼를 ‘신지 말라’고 하였다.
4계절 슬리퍼를 신고 있는 고대리가 건의를 한다. “자기는 무좀 때문에 슬리퍼를 신어야 한다” 고 했다. 예외는 없다고 했다.
무좀을 파 없애든지 고치라고 하면서 슬리퍼는 업무의 효율을 떨어 뜨린다고 한다.
백작 원장은 퇴임하는 그날까지 슬리퍼를 신은 적이 없었다.
원장실에 혼자 있을 때도 구두든 운동화든 신발끈을 다부지게 묶고 근무 하였다.발이 풀리면 정신이 풀리고 책임감도 풀린다고 한다. 그렇다고 빡세게 인상 찌뿌리면서 근무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두 번째는 여름 휴가에 대하여 새로운 구도를 발표하였다.
휴가 마치고 출근하는 날, 출근시간에 관한 이야기였다. 11시에 출근 하라는 거였다. 모두들 붕 뜬 얼굴이었다.
직장생활 22년째지만 이런 휴가제도는 처음 들어보았다.
우리 연구원에서 내가 첫 스타트로 여름휴가를 시작하였다.
휴가가 거의 다 끝나가는 일요일 아침이다. 월요일이면 또 지지고 볶는 직장생활이 시작된다. 그래서 출근 전날 일요일은 쉬는게 쉬는게 아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친정 엄마가 내일 출근할라면 서둘러야지 하신다. “응 엄마 내일 11시 출근이야” 내일 아침 늦잠까지 자도 여유 빵빵이예요. 노래가 나온다 대학때 보컬실력 춤 실력 으~싸. 처음 느껴보는 휴가 풍경이다.
월요일 11시 짜짠하고 사무실 문을 열었다. 모두 하나같이 박수치며 과장님하고 반가워한다. “나 점심 먹고 조금 있으면 또 퇴근이예요” 신난다. “오후 4시 10분에 피자 열세판을 쏘겠습니다. 귀국보고 선물입니다”
점심식사 시간에 팀원들이 물어본다. 어디 다녀 오셨느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있느냐? 등등 해서 1/4 휴가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함께 휴가 간 동생네 부부는 1/4휴가에 대하여 정말 특발상이다. 새로운 리더십 교체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키구나 하며 부러워하고 감탄했다고 자랑했다.
우리 연구원에 새로운 바람 신풍이 불고 있다. 원장님은 뒷 담화를 못하게 했다. 남의 흉보는 사람이 가장 찌질한 족속이라고 한다.
그의 행함이 존경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진실된 손길, 모두를 위한 그의 발길, 그의 비전, 진정한 품격은 실천의 품격이라고 깨달아 가고 있다.
• 90분 점심시간. 격려하는 혼밥
10월의 가을은 높아서 좋다. 우리 연구원은 높은 곳에 있어, 하늘의 높이를 더 파란하늘 보게 한다. 가을은 참 예쁘다.
10월 첫째 주 월요회의다. 회의는 일단 반갑지 않다. 나만 그럴까? 원장님은 좋아 하실까? 언젠가 꼭 한번 물어야지.
두 가지를 선포한다. 하나는 매주 월요회의 9시를 화요일 10시로 옮긴다고 한다. 소리를 지를 뻔 했다.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담긴다. 그것도 둘째, 넷째 주 2회만 한다고 한다. 박수가 나왔다. 원장님도 박수를 보낸다.
“여러분들은 하루에 하늘은 몇 번 올려다 봅니까?”
웽! 하늘, “요즘 10월의 하늘, 구름낀 하늘도, 하늘은 다 좋아요. 특히,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음악을 들으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햇볕을 쪼이세요”
앞으로 점심시간은 90분이다. 월2회 첫째 주 수요일과 급여 날을 혼밥 데이로 한단다.
이때에 90분 점심시간은 혼자 먹으라고 한다.
특히 급여 날은 가장 좋아하는 것, 값비싼 것 먹으면서 자신을 위로 하라고 한다.
퇴근길에는 부모님이랑 함께 하는 직원은 치킨, 빵, 과일, 커피등 아빠,엄마,동생이 좋아하는 것 한 묶음 들고 감사하며 드리라고 한다.
백작 원장은 어떻게 저렇게 잘할까? 그가 부임한지 6개월이 지나면서 인근에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사회학 연구원 직원들이 가장 예쁘고, 폼나고, 귀티나고, 지성미가 넘친다는 것이다. 교양도 있고, “거기 연구원은 인물보고 뽑나봐요” 귀가 좋아진다. “연봉이 쎈가봐요” 의상도 모델급이고, 과장님은 유학파세요?” “헤어스타일, 분위기가 프랑스, 이태리”
오늘은 혼밥 데이다. 급여도 들어왔다. ‘90분’ 행복하다.
언덕 너머 대학가로 간다. 모두가 손뼉 치며 하이파이브하며 여대 앞으로 몰려간다. 혼자 먹어야 한다. 신입들이 더 좋아하는 눈치다. 생선 초밥을 먹는다. 갑자기 울컥해진다. 왜 그럴까?
고마움이다. 스벅커피를 들었다. 신입도, 정대리도, 민선생도, 다들 예쁘다. 시계를 본다. 이제 겨우 55분 지났다. 하늘을 보라고 했지, 뭉게 구름 지나간다. 낮익은 멜로디 ‘Fly me to moon' 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은 거룩함이다. 퇴근길에 뭘 살까? 양념치킨, 레드와인.
• 퇴근송
정과장이 종이 한 장을 내민다. 거기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제목을 적으라고 쓰여있다. 11월 1일부터 퇴근 시간은 오후 5시 55분에 준비한다는 것. 그리고 매일 퇴근시간에 맞추어 직원들이 적어낸 노래 한곡씩을 들려준다는 내용이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팝송,칸소네,샹송,트로트,째즈,동요,찬송,모차르트,베토벤,BTS등등..
백작원장은 우리를 끝없는 공간으로 보냈다. 가슴을 키워준다. 긍지를 심어준다.담대함을 실천한다. 평가를 앞두고 같이 야근을 하면서 흐름이 막혀 있을 때는 물꼬를 터준다.
팀장 회의 때마다 강조 한 게 있다. 리더는 방향.속도.흐름이다.
방향은 가리킴이다. 목적지가 방향이다.
속도는 조절이다. 완급조절, 강약조절,고저조절,
흐름은 행함이다. 열정으로 몰아갈 때의 흐름을 조절하고, 반대로 저기압으로 다운되었을 때의 흐름은 터주어야 한다는 거다.
특히 행함이 없는 이론은 허풍쟁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막고, 열고, 하는 것이 리더가 전체를 보는 흐름의 철학이란다.
사람을 끌게 하는 매력은 실천력에서 나온다고 했다.
가끔 퇴근할 때 합창을 할 때가 있다.
모두가 아는 노래가 나올 때다.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꼬맹이때 골목길에서 불렀던 노래다. 짓궂은 박실장이 남진 아저씨의 님과함께를 신청한 곡이다. 그래도 다들 목청을 돋우며 모션을 취한다.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노랜데, 연구소 문을 나오는 우리 모두는 참 잘났다.
• 만과에서 신부로
12월이다. 승진 인사가 있단다.
대리 3명 과장1명(과장대우)부장1명 모두 5명 출렁거린다. 숨이 막혀온다.
나는 공채 1기다. 입사 3년차때 지난 경력 인정하여 과장으로 승진하였다. 1호 과장이다. 그리곤 16년차 만과다. (만년 과장이다)
원장은 6번 바뀌었다. 그동안 승진 인사위원회가 한번 있었다.
주변에 후배들도 부장으로 승진한다. 대학 동기 중엔 원장을 맡고 있는 친구도 있다.
인사위원회가 끝났다. 상부의 결재도 득했다.
부장 임명장을 받았다. 그래서 심장이 뛰는거구나 실감했다. 자존심이 살아난다.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부장 최상숙’
부장님! 부장님! 하는 호칭이 잘 어울린다. 중.고등1학년 우리집 아이들이 좋아한다. 엄마에게도 사진 보냈다. 친정가족 4남매 모여 파티를 연단다.
결재란도, 사원증도, 명함도, 원장님은 속도가 빠르다.
신임부장 승진 1호가 되었다.
임명장 받던 날 백작원장의 메시지가 나를 울린다.
“인격이 승진 되어야하고, 책임이 승진 되어야한다” 그렇다고 날카롭게 발톱 세워 직원들을 감시하거나 가르칠려고 하지마라, 오히려 신진들의 생각과 문화를 배울려고 애를 쓰고, 그들에게 있는 능력을 꺼내 쓰는 자가 되라“고 하신다.
연구원 현관에 들어서니 오렌지색 브라인드가 이국 풍경이다. 1층 수영장, 헬스장 입구에 있는 휴지통과 소파가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휴지통도 고무 드럼통에서 아름으로 신선하게 바뀌고 그 위에 풍경화 그림이 걸려있다.
10여년 만에 달라진 우리 연구원의 풍경이다.
사실 투자비용은 많지 않다. 하루 3-400명이 드나드는 연구원 현관의 모습이 하와이 해변가와 프랑스 미술관 입구가 되었다.
감탄의 감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방문객들의 옷차림과 얼굴색도 달라졌다.
“환경을 이용하라”
“환경을 조정하라” 환경을 탓하는 어리석은 3류 인생이 되지마 라고 자주한다.
“진보적 사고를 가진자 만이 환경을 개선하고 자신의 인격을 개조 한다” 고 했지
참 멋진 남자다. 무섭다. 엄격하다. 모든 직원들이 어려워하고 무서워했다. 시선의 명품, 언어의 명품, 행동의 명품은 습관에서 나온다고 한다.
습관이 행동되면 실천이다. 성장의 열쇠는 습관이다. 지금이 내일이다. 당장 실천하라.
나도 언젠가 원장이 되면 백작 원장같은 개척자의 시선으로 부드럽고 따뜻하고 명확한 어투로 씩씩하게 걸음질하는 인물이 되겠다고 다짐을 한다.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물, 공적인 결과를 창출하는 인물.
외부 교육도 직원들의 분야에 맞게 꼭 보냈다.
교육을 보내면서 당부했던 멘트가 있다.
“여행 잘 다녀오라” “연구원 업무는 기억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는데 어느 누가 대충하겠어. 우리 사회학 연구원. 직원들은 한해를 보내면서 그 남자의 진심과 정성을 알았다.
변함이 없는 그의 진정성.추진력.긍휼성.온유한 태도 때문이었다. 휴머니스트 였다. 나는 백작원장에 대하여 바라는게 생겼다.
그가 더 큰 바다로 가서 작은 물고기들을 살리는 고래가 되기를
• 카드의 순수함
그는 사적으로는 법인카드를 쓰지 않는 것 같다.
팀별로 점심식사를 대접한다. 전투에서 이기는 첫 번째 요소는 ‘사기’라고 한다.
원장 법카를 준다.
좋은 것, 맛있는 것,먹고 싶은 것 먹어 라고 한다.
그러면서 꼭 고마워하라고 한다.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은 아직 진화가 덜된 인생이라고 한다. 원장의 법카(법인카드)는 여러분들 것이라고 할 때 참 저런 분도 있나 한다.
가끔 4시쯤 출출할 때 메시지가 떨어진다. 여대앞에 있는 토스트 먹고 파이팅 하라고 하면서 법카드를 준다.
직원 2명이 차를 가지고 ‘고고씽씽’ 하면서 날아간다.
가끔은 연구원 정문 앞에서 물건 파는 분들이 오신다. 건강식품, 옛날과자, 호두과자,산나물,상추 등등
그럴때마다 그분들에게 커피,음료수,생수를 드리라고 한다.
저분들이 잘 되어야 한다고 하신다. 그리고 그분들이 감사해서 원장님께 특별한 선물이라도 챙겨드리면 절대 받지 않는다. 오히려 필요한 것들은 직접 산다.
백작원장이 근무한지 두해가 훌쩍 지났다.
그리고 여름날 그가 퇴임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퇴임 1주일 남겨놓고 마지막 그의 손길이 움직였다. 파티션 설치였다.
그 동안은 너무 낮은 칸막이로 인하여 친근감이 있는 것 같아도 불편한 점이 꽤 있었다.
동시에 연구원 실내 벽 전체를 직원 네 사람이 8월 한 달 내내 페인트를 칠했다. 원장은 이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가 떠나는 날 눈이 부었다. 며칠 전부터 서로들 앞날을 걱정했다.
퇴임식은 안한다고 했다. 조용하게 간단하게 인사하고 떠난단다. 우리는 그의 발자취를 기록하면서 갤러리를 만들었다. 백작은 전설이었다.
품격 있는 리더! 헌신하는 리더는 포로수용소도 자유 안식처로 혁신한다는 진리, 포로도 감동 먹고 사기충천하면 명장이 되는 것.
• 뒤꼭지
우리 질문하나 안고 살아가기를 제안합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시는지요? 사람의 표정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은 어느 쪽일까요? 뒷 모습일까요? 앞 모습일까요?
내 어머니는 가끔 “영순이 어무이는 뒤 꼭지가 이쁘다”고 그러셨다. 영순이 어무니는 나의 어머니보다 열 다섯 살쯤 아래였다. 내 기억으로도 영순네는 가난하게 살았다. 가난이 아니라 모든 것이 없이 살았다. 쌀도 없었고 보리쌀도 없었다. 논도 밭도 없었던 것 같아. 아이들은 다섯명 이었어, 큰 아이가 10살, 막내가 2살.
가을걷이가 끝나고 눈 오는 날이 시작되면 영순네는 일거리가 없어 3월이 되기 전까지 굶어야 한다. 그나마 영순네 아저씨가 겨울철에 꿩 사냥, 노루사냥,기러기 사냥해서 수입이 있는 날은 밀가루 사다 수제비 끓여 먹고 했었던 것 같다.
눈보라치는 어느 날, 내 어머니는 영순이 어무이를 부르셨다. 시무룩하게 우리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내 어머니는 영순이 어무이 손에 인절미.고구마.홍시.쌀.조.콩을 안겨 드렸다. 내 어머니가 곡식을 드릴 때마다 영순이아부지, 어무이는 눈물 흘리며 좋아하셨다.
영순네 둘째, 셋째 동생들도 따라와서 즈그 아버지 어머니 하는데로 고맙다고 무릎까지 고개 숙여 절을 했다. 가고 난 뒤에 나의 어머니는“영순이 어무이는 뒤 꼭지가 이뻐”
“사람은 뒷 모습이 좋아야하지” 하시는 거였다.
“뒷 모습이 좋으면 언젠가 사는 날이 오는거지, 뒷 모습이 좋은 부모는 자식들이 잘되지.”
“뒷 표정이 좋아야 얼굴 표정이 따습지”
영순이 어무이는 뒷꼭지가 멋진 아주머니가 아니다. 그냥 뒷꼭지다.
그런데 나의 어머니는 가끔 “사람은 뒷모습이 깨끗해야 한다.”하셨다.
내가 사십이 지난 이른 봄날 어머니가 서울에 오셨다. “큰일 할라면 뒷 꼭지 부끄러운 일은 하지마라” 뒤 꼭지는 자신의 자존감을 표시하는 표현이 아닐까요?
19세기 독일 초기 낭만주의 화가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는 사람의 뒷모습을 많이 그렸답니다. 대자연 앞에선 인간의 고뇌를 그린 화가로 유명하지요.
쉽게 말해 앞모습 얼굴이 아닌 뒷모습을 그린거예요. 왜 그랬을까? 내 어머니의 삶의 기준처럼 프리드리히도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를 캔버스에 담은 걸까요?
진심은 앞에서 하는 말이 참 일까요? 뒷면에서 하는 말이 참일까요?
막힌 담을 허무는 이.감 理.感 언어의 세 가지 요소는 논리.감성.태도(표정)이다. 이 세 요소 중 어느 것을 우선 이라고 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우리의 일상에서 근본이 되는 것은 태도다. 태도는 마음의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논리가 다소 부족하고 감정이 무뚝뚝하고 거친 것 같아도 마음의 중심은 태도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천이 태도를 이끌어 간다. 실천이 행함이다.
나를 숨 쉬게 하는 남자는 행함이 있는 남자다.
실천력이 매력이다. 행하지 않고는 1인치도 변하지 않는다.
좋은 손길을 가진 男子는 항상 행함이 있는 男子이다.
매력 있는 男子는 손길이 좋은 男子이다.
내가 너를 숨 쉬게 하는 남자! 숨 남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