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식탁
본가가 부산인 친구가 있다.
가끔 집에서 문어를 보내준단다.
이번에도 아이 팔뚝만 한 삶은 문어 다리를 여덟 개나 보내주었다고, 나눠 먹자고 연락이 와서 삼삼오오 모였다.
와.
마트에서 사 먹는 문어와 확실히 달랐다.
훨씬 두툼하고 신선하고 쫄깃하면서 질기지 않고.
우선 다리 하나는 얇게 떠서 숙회로.
여기에 참기름과 초고추장, 더 깔끔하고 가볍게 먹고 싶은 사람은 스리랏차 소스 곁들여서.
미리 칠링해 둔 화이트와인 한 병 열어서 함께 먹으니 다리 하나가 금세 없어졌다.
하나 더 얇게 떠서 숙회로.
맛이 올라오기 시작한 화이트와인 덕에 또 눈 깜짝할 새 사라졌다.
그다음 주 문어 다리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래서 토요일에 다시 모여, 이번에는 뽈뽀를.
마침 감자도 넉넉하니까 한 솥 크게 삶아서 만들었다.
주말이 그렇게 지나갔다.
후텁지근 날씨에, 끝나가는 방학과 여름에, 이런저런 속 답답한 일에 짜증이 난다면,
방법은 하나.
삶은 감자 듬뿍 넣은 뽈뽀에 화이트와인.
뽈뽀, 2인분
삶은 문어 다리 두 개(300g 정도)
감자 서너 개
그린 올리브 8개
양파 반 개
셀러리 반 개
고수나 이탈리안 파슬리 원하는 만큼
고춧가루(파프리카 파우더) 한 꼬집
발사믹식초 1Ts(15ml)
레몬즙 1Ts
올리브오일 4-5Ts
냉동된 삶은 문어 해동하기. 금세 해동된다.
감자 삶기
감자는 한입보다 조금 크게 자른 후 겨우 잠길 만큼 물을 붓고 소금 한 꼬집 넉넉히 넣고 끓인다. 물이 끓은 후 10분 더 끓이다가 불을 끈다.
삶은 감자는 한김 식힌다.
셀러리, 양파, 고수 모두 다진다.
문어도 원하는 모양대로 썰면 된다. 다만 너무 두껍게 썰면 씹을 때 질길 수 있다. 완전히 해동됐을 때보다 살짝 얼은 감이 있을 때 썰면 잘 썰린다.
썰은 문어에 발사믹식초, 레몬즙, 올리브오일을 섞어 재운다.
다진 채소도 넣고 버무린다.
한김 식힌 감자도 투하.
그린 올리브까지 넣고, 삭삭 비벼내면 뽈뽀 완성.
접시에 담고 고춧가루 한 꼬집 솔솔.
화이트와인이 무한대로 들어가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뽈보. 이름도 귀엽다 뽈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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