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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빛꿈맘 Jun 05. 2021

2002년 12월 초겨울에 어느 날 내 눈에 콩깍지

직장 동료 동갑내기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나던 날

1998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에 바로 취업을 했던 나는

시골 고향집에서 직장을 몇 개월

정도 다니다가 서울로 상경을 하게 되었다

서울에는 고모와 이모들이 살고 계셨고 일산에도

이모들이 살고 계셔서 그렇게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서울은 어렸을 때 국민학생 시절에 친할머니

따라서 고모집에도 몇 번 올라와 보기도 하고 서울

이모집에도 어린 시절 동생들과 겨울 방학 때

엄마 아빠 따라서 와보기도 했었다






나의 직업은 미용사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쯤 고민하던 직업 미용사가 되기로

결심을 하고 국비 지원되는

미용학원 다니며 몇몇 친구들과 미용사 자격증

취득 시험을 준비했고 필기 실기 시험을

모두 합격해서 미용사 자격증을 발급받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는 그렇게 국비 지원되는 곳이 많았었다

(요즘은 국가에서 지원되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서 많은 배움 혜택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몰랐었는데 해피 스완 윤소영 작가님의 사이드잡으로 월급만큼 돈 버는 법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어요 작가님께서 책에서 꿀팁들을 알려주신 거랍니다)





시골에서 시내 쪽으로 몇 개월 정도 출퇴근하던 나는

더 넓고 좋은 환경에서 일하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로 상경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서울에

살고 계시는 둘째 이모님과 막내 이모님 집에서 취업한

미용실에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에는

기숙사가 함께 제공되는 미용실이 꽤나 많았었다

그러나 친인척 집이 서울에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서울 천호동에 살고 계시는 둘째 이모집에서 몇 개월 정도 숙식을 하며 잘 지냈고 그 이후로 또 출퇴근

숙소를 마포구 성산동 막내 이모집으로 옮겨서 직장에 출퇴근하며 잘 지낼 수 있었다


마포구 성산동에 이모집에서

수서역까지 출퇴근할 때였는데

정말 길고 긴 출퇴근 시간이었다 서울 지하철 2호선은

또 얼마나 북적북적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이들 타는지

또 중간에 을지로 3가에서 3호선을 갈아타고 거의 3호선의 종착역이었던 걸로 기억되는 수서역까지의 출퇴근은 정말 지루한 시간이기는 했었다

퇴근 후에 다시 수서역에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중간에 지하철 2호선 갈아타야 돼

는데 지하철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갈아타는 곳을

몇 번이나 지나쳐서 헤매기도 하고 그랬었다






수서역까지의 출퇴근은 아마도 6~7개월 정도 다녔던 걸로 기억된다 그 후 막내 이모집 마포구 성산동에서 가까운 연남동에 있는 미용실에 다니게

되었다 어느 날은 출퇴근하는데 연남동 미용실에서

이모네 집 성산동 성산아파트까지 혼자서 걸어서 다니

기도 했는데 버스를 타면 몇 정거장 되지 않았지만

걸어서 다니기에는 그래도 꽤나 시간이 걸리는 거리였다

그래도 가끔씩 그렇게 걸어서 출퇴근하는 그 시간이

너무 좋았었다 이곳 연남동 미용실은 그렇게 큰 규모의

미용실은 아니었지만 가족적인 분위기의 미용실이라서

너무 좋았었다  원장님께서 각종 미용대회에 나가셔서

많은 수상을 하시기도 하셨고 국민대학교에서 미용기술과 이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시기도 하셨던 걸로 기억된다 헤어 미용책도 출간하신 원장님이시다

마포구 성산동 막내 이모집에서 출퇴근하던 시절에는

가장 좋았던 게 쉬는 날 홍대역을 구경하고 다니는

거였는데 대학가라서 그런지 예쁜 옷가게나 예쁜 액세서리 집 소품집들이 정말 정말 많았었다

구경할 곳도 많고 좋았다

그래서 쉬는 날이 늘 손꼽아 기다려지기도 했다

막내 이모집에 일산에 살고 있던 사촌 여동생이 가끔씩

놀러 오기도 했는데 그런 날에는 가족 외식도 하고

홍대 번화가 구경도 실컷 다니고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행복한 추억들이었다






그 후 나는 나와 비슷한 또래 사촌 여동생이 있었던

일산 화정에 넷째 이모님 댁에서도 몇 개월 출퇴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이 몇 번에 미용실을 옮겼고

서울 강남에 강남역에 있는 프랜차이즈 지금도 잘 나가고 있는 이름 있는 미용실 이름은 비밀이지만 ㅋㅋㅋ 아무튼 나는 강남역에 있는 미용실에 취직을

하게 되었다 이곳은 기숙사 제공이 되었는데 기숙사

생활은 한 번도 안 해봐서 정릉에 살고 계셨던 고모네로

출퇴근 숙소를 옮겼고 매일 첫차를 정릉 버스정류장 종착역 그곳이 고모네 동네였는데(집 뒤쪽으로 북한산 산행하는 곳) 그렇게 새벽차를 일찍 타야만 했다 그리고 중간에 몇 번 갈아타고 출퇴근을 해야 강남역에 있는 그 미용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출퇴근을 할 수

있었는지 다시 그렇게 다니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

그런데 그때는 그렇게 출퇴근하는 시간도

너무 즐거웠다 이때가 2001년 내 나이 23살 시절

이었다 너무 새록새록 그리운 추억들이다







미용실에서 점장님께서 출퇴근 하기 너무 힘들지

않으냐며 물으셨고 고모님과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께

잘 말씀을 드리고 허락을 받고 나서 나는 강남역 출퇴근했던 미용실에서 제공해주신

기숙사에서 편하게 출퇴근하며

생활을 할 수 있었다 기숙사에 위치는 역삼역쯤에

위치해 있었는데 이곳은 살짝 반지하였다




방은 3개 정도였었고 기숙사 생활하는 친구들 그리고

동생들과 언니들이었는데 다들 시골에서 상경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였다 미용 전문대를 졸업하고

취업한 아이들도 꽤나 많았다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모두 다양한 전국 곳곳에서 여기까지 상경해서

또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출퇴근을 하며

서로 부대끼며 생활을 했다

기숙사는 남자들 기숙사 여자들 기숙사 이렇게

각자 다른 곳에 위치해 있었다

미용실이 규모도 크고 서울 일산 수도권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프랜차이즈 직영점만 운영하시는 미용실이라서 

미용실 대표님의 직업정신과 서비스 정신이

정말 대단하셨다 직원 복지도 정말 좋으셨다





그렇게 미용실 기숙사로 옮겨서

일주일에 한 번 쉬는 날에는

서울에 사시는 고모집으로 가거나 이모네에 가거나

아니면 쉬는 날에 조용히 기숙사에서 푹 쉬거나

그곳이 강남 지역이었고 강남역이었으니 20대 초반

시절인 시골에서 올라온 촌년인 나는 그때 뭐가

그리도 신기하고 구경할 것들도 그렇게나 많았는지

어느 날에는 쉬는 날에 강남역에

교보문고에 가서 하루 종일 구경하고 그 근처에서

먹을거리도 사 먹고 입을 거리도

구경하고 그랬던 기억이 난다

일했던 강남역 미용실에서 가까운 거리에

수제 샌드위치 가게가 있었는데

정말 정말 최고로 맛있었다

그렇게나 맛있는 수제 샌드위치는 정말

처음 먹어 보았었다 정말 신선한 재료들이

듬뿍 들어있는 귀한 샌드위치였다

수제 샌드위치 가게 언니들도 얼마나 미인 이셨는지

모른다 자매두분이 함께 사이좋게 가게를 운영하셨던 곳이다  지금은 세월이 많이 흘러서 아직도 그곳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지기도 하다






2002년 월드컵이 있었던 그해에는

그렇게나 정신없이 바쁘기만 했던 미용실도

월드컵 경기가 시작되는 시간만 되면 손님이 뚝 끊겨서

우리는 미용실에서 축구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모두 붉은 악마 빨간 티셔츠를 입고 오 필승 코리아!!! 를 신나게 외치며 정말 그때는

모든 열정을 모아서 모두

힘찬 응원을 보냈었다



퇴근 후에 강남역 미용실에서 기숙사가 있는 역삼역 숙소까지 걸어서 다녔다 그런데

월드컵 경기가 한참 있을 이 시기에 온 시내에 골목길에

자동차에 타고 계시는 분들이 오 필승 코리아!!! 를

외치며 자동차 크랙션을 울리며 난리도 그런 난리는

없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ㅋㅋㅋㅋㅋㅋㅋ

밤에 잠잘 때도 정말 그 뜨거웠던 여름날 밤에

오 필승 코리아!!!! 를 외치시는 분들에 함성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반지하 기숙사에서 어느 날 더 좋은 기숙사로

우리는 이사를 하게 되었다

강남역에(그때 다녔던 미용실이 강남역 몇 번 출구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미용실 뒤쪽으로 가수 HOT 멤버 한 명이 살고 있던 우성아파트 근처였던 걸로 기억이 된다 가끔씩 팬들이 우르르 몰려다니기도 하고 그랬었다)

위치해 있던 미용실에서 좀 더 가까운 논현역으로

기숙사를 옮기게 되었다


2002년 추운 가을 날씨였던 어느 날 새벽에

내가 다니던 그 미용실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되었다

새벽시간에 그 소식을 듣고 점장님 실장님

그리고 미용실 대표님 모두 놀라서 미용실에

부랴부랴 나왔다 다행히 불은 소방서에서 나오신

분들이 잘 진화해주셨다


그런데 그렇게 넓고 좋았던 그 미용실은 화재로 인해서

많은 피해를 입었고 그곳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일산에 있는 직영점으로 아니면 서울에 있는 다른

직영점으로 옮기게 되었다




나는 일산에 있는 직영점으로 미용실을 옮겨가게

되었다 일산 주엽역에서 가까운 미용실이었고

기숙사는 이곳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이곳에서 (일하며 친해진) 함께 일했던

나와 동갑내기 친구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소개받게 되었다

그때 남편은 직업이 일식 요리사? 일산에 있는

일식집 주방에서 일을 했고

(지금은 전혀 다른 기술직 직업이다)

그곳도 정발산에서 꽤나 유명한 일식집이었다

지금도 아직 계속 운영하고 계시는 곳이다

일산 정발산에 있는 롯데백화점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며 소개팅을 받기로 했다




2002년 12월 11일 햇살이 분부시게

빛나던 초 겨울 날씨에

아마도 그때가 오후 3시30분에서

오후 4시 쯤으로 기억이 된다

진한 색 갈색 니트에 편안한 청바지 차림에 소개팅 장소에 나타난 지금의 남편은 정말 지금처럼 턱살도 없고 뱃살도 많이 나오지 않은 여리 여리한 모습이었다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때가 해 질 녘 늦은 오후 시간이었는데 햇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정말

후광이 비춘다고 해야 하나?

첫눈에 반해서 내 눈에 콩깍지가 씌었던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다른 연애도 많이 해볼 수 있었을

데 그게 너무 아쉽기는 하다

우째서 그놈의 콩깍지가 씌었던 것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



그렇게 소개팅을 받고 소개팅 해준 동갑내기 직장 동료는 집으로 가고 나와 지금의 남편은 영화도 관람하고 (로맨틱 스토리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영화 제목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지를 않는다)

그때 당시 롯데백화점 안에 서점에 들러서 책 한 권을

사줘서 받아왔다 그 책은 지금도 집에 잘 간직하고 있다

책 제목은 "괭이부리아이들" 이였다

나보다 한 살 오빠인 남편이 군대에 가 있을 때 재밌게 읽었던 책 이라며 나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런데 남편은 지금은 전혀 독서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

그때 당시에 나는 독서하기를 정말 좋아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독서하기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그날 이후 남편과 나는 자주 만나며 서로 소통하며

많은 얘기를 했고 둘이 자연스럽게 친해지며 연애를

시작하며  교환일기도 쓰기도 했었는데 어느 날 둘이

다투고 나서 그 정성 들여 썼던 교환일기를 모두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때 무엇 때문에 튀격퇴 격 다퉜는

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유치한 것 사소한 것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때는 내가 그때의 남편과 지금처럼 이렇게 결혼까지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는데 어떻게 결혼까지

해서 아이를 하나도 아닌 또 셋이나 낳았는지 정말

나 자신이 너무 신기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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