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을

by 스마일한문샘

"샘, 오늘 놀아요?"

"수업합니다. 학기말 수업^^"

성탄맞이 초성 퀴즈로 분위기를 띄웁니다.

"크리스마스" "메리 크리스마스" "정답!"

"사랑은" "수고해" "수고해 아니에요."

순간 교실에 까르르 퍼지는 웃음들.


PPT 먼저 보여 주고 칠판에 옮겨 씁니다.


"아기 예수가 태어난 날" "우와~~~"

"그리고 온 세상에" "단 하나뿐인"

빠름 빠름 빠름이던 아이들이 첫 줄에 '???'

"힌트 드릴까요?" "네~~~"

'ㄴㄴㄷ' 첫 글자 밑에 ㅂ 쓰니 "납니다" "놉니다" "냅니다" "정답~"

꽤 긴 말을 어떻게 다 맞춥니다.

"글은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라는 동화책 마지막 부분입니다. 늑대가 아기 돼지 집을 부수다 넘어져 다치는데 아기 돼지들이 아픈 늑대를 챙겨 줘요. 크리스마스를 왜 성탄절이라 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성인 성(聖) 탄생할 탄(誕) 마디 절(節). 성인은 지혜롭고 덕이 많아 본받을 만한 사람이어요. 사람이 태어날 때 '출생(出生)'이란 말을 많이 쓰는데 큰 인물에게는 '탄생(誕生)'이란 말을 써요. 옛날 중국에서는 황제가 태어난 날을 성탄절이라 했는데, 크리스마스를 한자로 번역하면서 '세상의 왕이 오신다'는 의미를 살려 성탄절이라 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엔 한 사람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언젠가부터 서로 축하하며 좋은 말과 선물을 나누는 날이 되었어요. 종교가 있는 사람들은 교회나 성당에서 성탄절을 축하하고, 어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하지요. 여러분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다닐 때 산타 선물 받아 본 기억이 있으실 거예요. 몇 살까지 산타를 믿으셨나요?"

"지금도 믿어요." 몇몇이 킥킥.

"잠시 영상 하나 봅니다. 혹시 딴 데서 봤으면 스포* 참아 주세요."

학생들이 <크리스마스 휴전> 보는 동안 칠판 오른쪽에 트리 윤곽선을 그립니다.


* 수업 때 쓴 영상입니다. (8:00)

https://youtu.be/eTAP6bh6Svo


"영상 다 보셨죠? 별 포스트잇 한 장씩 받으세요. 여기 있는 한자 아는 데까지 읽어 보세요."

"어질 인" "옳을 의" "기쁠 희 " "즐거울 락"

"지금부터 한자로 트리를 만듭니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한자,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포스트잇에 써서 트리에 붙여 주세요. 여기 한자 대신 다른 한자나 우리말 써도 좋습니다."

"선생님, 친할 친 한자로 어떻게 써요?" "옛 구는요?"

저도 健(굳셀 건)을 써서 한켠에 붙입니다. 학생들이 코로나, 독감 안 걸리고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PPT 띄우고 칠판에 한자 뜻과 음을 씁니다.

꾸러기 ㄱ이 한자 트리에 반듯하게 글씨 써서 붙이고 칠판 위 태극기에도 노란 별 포스트잇을 붙입니다. ㄴ이 쓴 進(나아갈 진), ㄷ이 仁(어질 인) 옆에 쓴 "배려하는 사람이 되자"를 눈여겨 봅니다. 平(평평할 평) 쓴 ㄹ에게 "큰 어려움이나 다툼 없이 평안했으면 좋겠다는 뜻이니?" "네." 어떤 반은 明(밝을 명), 어떤 반은 "3학년 파이팅!"이 많습니다. 아이들 글 보면서 제 마음도 몽글몽글. 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 스포 : 스포일러(spoiler). 원래 비행기 날개 위쪽 가동판(可動版)을 뜻하는 말입니다. 항공기의 속도를 떨어뜨려 내려오거나 경로를 바꾸는 능률을 높이는 부분인데, 요즘은 영화나 연극을 아직 안 본 사람에게 주요 내용, 특히 결말을 미리 알려 보는 재미를 크게 떨어뜨리는 사람, 말, 글이라는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 수업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log.naver.com/hanmunlove/222961314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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