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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한문샘 Jan 25. 2024

2023 수업일기 : 이야기는 이야기

올해는 수업일기 제본이 늦었습니다. 학년말에 일이 많기도 했고, 방학하고서도 괜히 마음이 나뉘었습니다. 작년처럼 겨울방학 전날 마무리했으면 더 깔끔했을 텐데, 못다한 숙제 안은 듯 분주하게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부서 업무로 1주일에 1~2번 출근해도 수업일기 정리할 여유는 없었습니다. 블로그에 이웃공개로 쓰고 한글 파일로 마무리하는 지금 방식이 맞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연말정산하러 출근한 월요일. '오늘은 꼭 편집, 출력, 제본 마무리해야지!' 국세청에서 내려받은 PDF 파일을 나이스에 올리려니 계속 '파일 업로드 오류'가 뜹니다. 나이스 자료를 출력해야 행정실에 제출할 수 있기에 2시간 가까이 공(?)들였으나 안 됐습니다. 파일 업로드 시도하는 틈틈이 11월 이후 수업일기를 한글 파일에 복사붙여넣기하고 양면 출력했습니다. 작년까지 제본 맡기던 인쇄소가 문 닫아 옆 인쇄소에 가니 "여기선 제본 안 해요." '!!!'


이틀 지나 수요일. 부서 업무 관련 품의 하나, 공문 하나 완성해서 올리고 본교무실 제본기로 몇 년만에 수업일기를 제본했습니다. 예전 학교에서 와이어링 제본하다 모양이 안 나와 지금 학교 와서는 인쇄소에 맡겼는데, 플라스틱 링 끼우니 한결 편합니다. 블로그 글과 한글 파일, 인쇄해서 보는 책은 같은 글이지만 결이 다릅니다. 즐거운 일, 잊고 싶은 순간, 별일 없이 평온했던 하루하루가 모여 이야기가 됩니다.


작년에 새로운 업무 맡고 부쩍 바빴습니다. 그러면서 수업할 때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는데, 겉으로는 45분이 그런대로 흘러갔지만 '조금 더 정성을 들였더라면......' 남모를 미안함이 있었습니다. 한 장 한 장 넘기니 그 시간을 반짝임으로 채워 준 아이들이 보이고, 같은 단원도 해마다 다른 감성으로 물들어 다시 읽게 됩니다. 흐린 일은 툭툭 털고 감사한 기억은 선물처럼 품으며 다가올 수업을 준비하겠습니다.

연말정산하러 오신 동료 선생님께서 커피를 돌리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난중일기'의 '난'은 '따뜻할 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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