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직전 새학기 첫 수업 앞두고 고민이 많았습니다. 생각은 많은데 어떻게 아우를지 감이 안 왔달까요. 그렇고 그렇게 2월을 보내고 3월 1일 밤, 아는 선생님 SNS에서 <밤양갱>을 보았습니다. '괜찮은데?' 블로그에 가사 정리하고 한자, 뜻, 음, 해설을 붙였습니다.
듣고 듣다 '이거다!' 첫 수업과 평가계획 아이디어가 밀려와 새벽 2시까지 메모했습니다. 낮에는 일이 많아 밤에 아이들 재우고 학습지를 만들었습니다. "졸음 방지 퀴즈 : 다음 노래에서 한자 어휘는 몇 개일까요?" 두렵던 개학이 설렘으로 다가왔습니다. 3시 넘어 잠들었지만 마음은 맑음! 주일 예배 잘 드리고 월요일에 출근해서 학습지를 인쇄했습니다.
개학날 첫 수업. 아이들끼리 "<밤양갱>이다!"
"다음 중 한자 낱말이 몇 개일까요?"
"눈물" "땡!" "마무리" "아니아니"
"밤양갱" "밤은 아니고 양갱."
어려워하는 반에서는 힌트를 더 줍니다.
"넷째 줄 잘 찾아보세요."
미안, 양갱, 개, 상 4개 다 찾으면 PPT를 띄웁니다.
"지나가다 누구 발 밟으면 마음이 안 편하죠. 그래서 아닐 미, 편안할 안, 미안입니다. 양갱은 옛날 중국에서 양고기 국이었는데 일본에서는 팥, 우무, 설탕, 엿 넣고 끓였다가 식힌 단팥묵이란 뜻으로 쓰여요. 개는 한 개 두 개 할 때 그 개, 상다리의 상은 책상, 평상 할 때 그 상."
<밤양갱> 덕분에 새학기 첫 주를 말랑말랑하게 열었습니다. 아이들 얼굴에도 햇살이 반짝!
* 다른 학교 선생님께서 만드신 수업 자료를 붙입니다. 넣을까 말까 고민했던 '잠깐(<- 暫 + 間)'까지 덧붙여 주셔서 더 좋았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