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라, 이렇게 사람 뽑는구나?
퇴근길에 한강변을 지나다니다 보면
저 많은 아파트 중에 왜 내 집 한채 없는지 한탄하고는 한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 아니었나 싶다.
이렇게 회사는 많은데 왜 내가 들어갈 회사는 없는건지...
학교 성적과 마찬가지로, 가장 똑똑하고 잘하는 사람이
1등으로 합격해서 입사하겠거니와, 내가 가진 역량개발만 오지게 했던 것 같다.
뜬금 없겠지만 영어, 한국사와 같은 언어와 기본 자격증부터 시작해서 여러 삽질을 했다.
(문화예술교육사에 쏟아부은 나의 100시간과 100만원에 R.I.P...)
예비합격자로 운빨 터지게 우여곡절 끝에 입사하니
가만히 다음 입사자들을 보면서 대충 채용에 대한 흐름을 알겠더라.
먼저 신규문화재단의 채용의 팁은 확장되는 타이밍을 노리는 것이다.
먼저 신규문화재단이 설립될 때 주요사항은 의회 회의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재단의 설립, 채용 등 가장 처음인 스타팅 맴버 채용과 같은 부분은 회의록에 거의 담겨져 있다.
틈틈히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창립맴버의 채용이 적었다면 재단이 설립되고 1~2년차를 눈여겨 보아라.
그 안에 지역 내 문화시설이나 회관운영 등 갑자기 덩치가 급속도로 자라는 시점이 있다.
그 시점을 놓치지 않는게 중요하다. (이 시기에 덩치가 커지지 않는 재단은 피해라... 희망이 없다)
보통 연초 주요업무계획을 보면 대략적으로 어떤 시설이 어디로 간다더라, 뭐가 생긴다더라 하는 굵직한 사건들이 나열되어 있다.
이 타이밍을 노려본다면 재단취업이 조금 더 용이하지 않을까 한다.
다음은 자리가 사람을 정한다.
보통 신규충원이 아닌 결원에 의한 채용일 경우인데,
그 전임자가 하던 일이 무엇인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자.
대충 빠릿빠릿한 회사들은 결원이 나면 홈페이지 조직도에 바로 반영하고는 한다.
문화사업을 하던 사람이 8월에 빠진 자리면, 바로 현장운영이 가능한 문화사업의 경험자를 뽑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축제라면 축제경험자를 뽑을테고...
바로 현장에서 대응이 가능한 인력을 최우선으로 하게 된다.
따라서 최대한 내부정보를 알아야 한다. 인맥이 없다면 어려울 수 있지만 세상 온갖 홈페이지와 정보를 끌어와보자. 나중에 면접을 보거나 시험을 볼 때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임따리던 사원따리던 경력 없디먄 사실상 사업이 한창 진행중인 시기에는 임용이 어렵다)
마지막으로는 그 회사의 분위기
우스갯소리로 ㅇㅇㅇㅇ재단 상이 있다고 한다. 보통 각 재단에서 선호하는 타입과 분위기들이 있다.
홍보물이나 이미지물을 보아도 대략적이 느낌이 있으니, 이것도 어렵겠지만 수소문을 통해 확인해본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같다.
사실 회사는 입사가 끝이 아니라 입사 후가 시작인 것 같다.
문화계 업무가 슬프게도 남들이 쉴 떄 일하고, 남들은 일할 때 쉬는 계열이다 보니 소모적인 경우가 많다.
축제시기나 공연시기에 쏟아지는 밤샘 크런치모드, 문화사업이나 예술교육사업을 하며 오는 CS민원 등...
그 만큼 근속연수가 짧기로도 유명하다.
(입사 4년차인데, 현재 사무실에 나보다 선 입사자가 1~2명밖에 없다. 다른 곳으로 발령가거나 퇴사했다.)
한 회사에 3년 이상 다니기 힘든 요즘 같은 시대에...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할지 오늘도 고민한다.
나이가 차오르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오는 일과 나의 일상을 지키고 싶은 마음과
체력적으로 그리고 유연한 사고가 점점 굳어가는 나의 머리를 부둥켜 안고 문화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와 염려는 내가 언제까지 이 곳에서 버틸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지속하게끔 한다.
그리고 이런 잡념들이 나의 버티기를 더더욱 버겁게만 만드는 것 같다.
다음은 사직서 직인까지 찍고 내려둔 썰 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