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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중함

by 브랜드숲 이미림 Dec 0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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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니 쏟아지는 아침햇살에 나는 이렇게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집을 떠나와 계엄선포라는 악몽 같은 밤을 보내고 맞이한 아침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맞이하는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던가?

생각해 보니 일상의 자유는 공기와 같아 당연한 듯 여기며 살아왔었다.


대학을 다니며 한 방을 쓰던 친구를 만나기 위해 나는 여수에 갔었다.

그녀는 남편을 따라 서울에서 여수로 이사를 갔기 때문이다.

얼마 전 친구가 평택에 왔었지만 내가 바빠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나는 그 일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려 친구에게 미안함이 컸었다.


쌓여 있던 과제들도 하나둘씩 끝나고 옆을 둘러볼 틈이 생겼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설레는 마음을 안고 기차를 탔다.

한파가 온다길래 옷을 쟁여 입었지만 남도의 들빛은 초록이었다.

여수의 바람은 춥기보다 시원했고 햇살은 친구처럼 따스한 봄빛이었다.


친구의 시선에서 친구의 취향대로 우리는 함께 먹고 놀러 다녔다.

그러다 늦은 밤 갑작스러운 계엄선포로 충격과 공포의 밤을 보냈다.

실시간 생중계되는 긴박한 영상과 국회의 계엄해제 결의안을 지켜보았다.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그렇다고 쉽게 잠이 들 수 없는 그런 날이었다.


여행의 즐거움과 친구를 만난 행복이 한순간에 충격과 공포로 바뀌었다.

다시 일상을 찾았지만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다시는 이 땅에 상상조차 하기 싫은 그런 비극이 없기를 바란다.

그날 밤새 일상을 되돌려 놓기 위해 애써주신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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