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커피회>#4. 분당 모아니

[커피 여행, 카페 여행]

by 브랜드숲 이미림

#4.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



[이 글은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하던 미팅이 '어쩌다 커피 여행'이 된 것을 기록하는 것으로

돈을 받고 적는 광고성 글이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의 커피 여행기임을 알려 드립니다]






이번 수요일의 커피여행에는

판교에 있는 카페 <모아니>를 다녀왔다.

모아니(Moani)가 무슨 말일까 궁금했는데

하와이 말로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브랜드 일을 하는 직업이다 보니

브랜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브랜드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확인해 보는 버릇이 있어

하와이 사전을 통해 뜻을 알아보았다.


moani

nvi. Light or gentle breeze, usually associated with fragrance; wafted fragrance; to blow perfume.

Moani ke ʻala o ka ʻawapuhi, wind-blown is the ginger perfume.


사전에는 '향기가 실린 가벼운 바람'이라는 의미가 있었다.



모아니는 분당 금곡동에 있는 카페로

쇳골천을 따라 올라가는 길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건물은 제법 큰 규모이며

산과 건물이 조화가 잘 되도록 신경 써서 지은 것 같았다.

Second Nature라는 컨셉으로 건물을 표현해

산자락이 그대로 건물과 이어지도록 구성이 되어 있었다.

그 건물 지하에는 주차장이 있고,

1층에는 모아니 카페,

2층에는 편집샵이 들어와 있다.



우리는 2층 테라스에 있는 자작나무 길 옆에

산자락으로 이어지는

초록 가득한 풍경이 있는 곳에 자리를 하고 앉았다.

여름 이맘때 제일 좋은 초록초록한 빛깔들이

산내음 풀내음으로 바람에 실려 날아왔다.



여느 때처럼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를 시켰는데

건물 입장료를 포함해서 커피값을 받는다고

아메리카노 가격이 7,000원으로 꽤 비싼 편이었다.


초록 빛깔의 향연이 너무 좋아서

일하기 위해 만난 사실도 잃어버린 채

그냥 좋다는 말만 수없이 반복했던 것 같다.


도심 속에 살면서 이런 자연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바로 모아니 카페가 추구하는 것이었나 보다.

그래서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라는 <모아니>를

브랜드 네임으로 사용한 것이리라 짐작이 되었다.



하지만 좋은 뜻을 가진 브랜드 네임에 비해

산아래 휴양지 같은 느낌의 모아니 카페는

커피 맛보다는 좋은 건물과 좋은 경치가 우선인 곳이었다.


게다가 복잡한 일상 속 현대인들을 도심에서 가까운 자연으로 이끌고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는 Second Nature가

주차시간은 2시간이라는 제한적인 시간과 함께

추가 10분당 1,000원이라는 요금 정책을 세움으로써

2시간 안에 빨리 가라는 암묵적인 말을 하고 있는 듯했다.

아마도 유명세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 내놓은 정책 같긴 하지만

그래도 무언가 불편하고 아쉬운 점이 있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아니는

한 번쯤은 자작나무 아래에서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를 느껴볼 만한 그런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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