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날 죽여. 이대로는 씨발 못살겠으니까 죽여달라고. 안락사는 못하니까 마지막까지 수위 높은 불평불만이 가득할 거야, 예민한 인간들은 꺼져. 유언 같은 건 필요도 없지, 쓴다고 해서 누가 읽는다고 써? 눈물 몇 방울에 젖어 그대로 잊힐 글을 쓸 시간에 난 빨간 빗줄기 하나를 더 긋지. 이게 다르다는 거야. 나의 자살이 이기적이고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비난하는 당신들의 손가락을 잘라버리고 싶은 내 마음의 기원이라고. 애초에 난 틀렸어. 다른 인간들, 그러니까 나름 인생 좀 길게 살아봤다, ”억“ 소리 나는 돈 좀 만져봤다, 전 세계를 돌아봤다 하는 인간들도 나를 고치진 못해. 시간낭비일걸? 애초에 그런 잘난 인간들이 왜 나랑 말을 섞는데? 내가 너무 자존감이 낮은 거 같아? 지랄 씨발. 이유가 있으니까. 모두가 나를 포기했었으니까. 나를 고치지 못했으니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오로지 = “자해”로 굳어버리기 전에 그 누구라도 나를 막았으면, 바꿨으면 달랐겠지. 그런데 그러지 못했어. 모두가 나를 버리고 떠났거든. 나를 포기하고 갈 길을 가버리더라고. 나랑 대화한 시간을 너무나, 씨발 너무나도 아까워하더라고. 혼자 남아 빨간 소나기가 내리는 왼팔뚝을 바라보던 내가 얼마나 비참했는지 당신들은 몰라. 이젠 늦었지. 그러니 더 늦기 전에 나는 한 시 한 초라도 젊은 몸으로 죽어버릴래. 그러니까 씨발 죽여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