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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 Dec 29. 2023

출출함을 때워 줄 겉바속촉 '가래떡구이'

연말이라서인지 크고 작은 모임들이 잦아졌습니다. 갖가지 명목을 붙여낸 자리에 체면치례까지 더하면 몸도 마음도 분주합니다. 늘어가는 모임 덕분에 해가 가는 것이 더 와닿는 것도 같고, 한 술만 거들겠다 맘먹고 나서지만 눈앞에 펼쳐진 음식에 자꾸 손이 가다 보니 늘어가는 건 체중이고, 줄어드는 건 주머니 사정인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에 퓨전식 레스토랑이 한 곳 있습니다. 차려낸 음식이 정갈하고 맛도 있어 대접하고픈 손님이 찾아오면 한 번씩 들르곤 하는 식당입니다. 메뉴는 양식인데 차려낸 음식에서 한식 느낌이 물씬 나서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 식 전 음식으로 가래떡 구이를 내어줍니다. 인당 하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요깃거리만 될 정도의 크기로 바삭하게 구운 가래떡과 조청은 담소를 나누며 야금야금 먹는 맛이 일품입니다. 별다른 조리법 없이 그저 구원 낸 떡 한 조각인데 손님을 대접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진달까요?


비스트로조선 식전음식

한 조각밖에 제공되지 않아 아쉬워서인지 집에 있는 가족들에게도 구워주고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일 동글이의 아침밥은 '가래떡 구이'를 해줘야겠어요.


겉바속촉 '가래떡구이' 만들기


◉ 재료 : 가래떡, 꿀이나 조청, 함께 곁들일 음료



1. 말랑한 가래떡은 약불에 굴려가며 겉만 살짝 구워주면 OK!

2. 살짝 꾸덕하게 마른 가래떡이라면,

 - 기름 없이 달궈진 프라이팬에 가래떡을 얹고 맹물 한 두 스푼 정도 프라이팬 가장자리에 끼얹은 후 뚜껑을 덮고 약불로 뜸을 들인다.

 - 물기가 마르면 가래떡을 살짝 눌러 말랑한 정도를 확인 후 위의 방법을 1~3회 정도 반복한다.

 - 가래떡이 촉촉해지면 중불로 키운 후 가래떡을 굴려가며 노릇하게 굽는다.

 - 바삭한 겉면을 좋아할 경우 식용유를 살짝 둘러 튀겨내듯 구워낸다.

 - 원하는 겉바속촉 가래떡이 구워지면 참기름을 살짝 둘러 풍미를 더해줘도 좋다.

3. 조청 또는 꿀을 곁들이고,

4. 차와 함께 차려낸다.


아침에 찬 우유를 마시면 학교에서 속이 불편하다는 동글이에게는 루이보스를 넣은 밀크티를 곁들여주었습니다. 밀크티를 우려낼 때 주로 얼그레이나 블랙티를 사용하지만 홍차에는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동글이에게는 카페인이 없어 임산부의 차로 불리는 루이보스로 밀크티를 만들어주었습니다.   


★ 밀크티 만들기

1. 편수에 흰 우유 500㎖ 담아 중불에 끓인다.

2. 기포가 생길 즈음 약불로 줄이고 티백을 넣는다.

3. 한소끔 끓어오르면 불을 끄고 5~10분 정도 우려낸다.

4. 취향에 따라 연유, 꿀, 설탕 등을 섞어 맛을 낸다.


※ 루이보스차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을 함유하고 있어서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며, 소화를 돕고 위장계 건강을 촉진하는 성질이 있어서 소화 문제, 복통 및 설사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침을 받아 든 동글이가

"엄마, 왜 하필이면 이름이 가래떡이야?"

라고 묻습니다.

바로 이어 답변을 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들어 찾아보았습니다.

"가래라는 뜻이 떡이나 엿 따위를 길고 둥글게 늘여 놓은 토막이래. 떡을 길게 늘여 만들어서 '가래떡'이라고 이름을 지었나 봐."

"아~~~"

영혼 없는 질문에 너무 진심으로 답변을 했던 모양입니다. 듣고도 반응이 신통찮아 허무했지만 덕분에 가래떡의 유래와 이름에 대하여 한번 더 생각해 본 아침이었습니다.


2023년의 마지막날이 다가오네요. 곧 있을 2024년에는 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일이 가득하고, 더욱 건강한 해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덧.

※ 가래떡 이름의 유래 [출처. 다음백과]
-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 "멥쌀로 떡을 만드는데 치고 비벼 한 줄기로 한다. 굳어지기를 기다려 가로 자르는데 얇기가 돈과 같다. 끓일 때는 꿩고기·후춧가루 등을 섞어 세찬에 없어서는 안 되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을 떡국을 몇 그릇 먹었느냐고 한다. 생각건대, 육방(陸放) 옹(翁)의 〈세수서사시 歲首書事詩〉 주(註)에는 시골풍속에 설날에는 반드시 떡국을 쓰는데, 이것을 일러 동혼돈 또는 연박탁이라고 했다."

- 이것으로 보아 적어도 조선 후기부터는 가래떡이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해를 맞이해 새로운 정신과 몸가짐으로 한 해 동안 악귀를 물리치고, 복이 오는 것을 기대하면서 차례도 지내고 세배를 하는데 반드시 떡국을 쓰는 풍습이 생겼다. 한국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떡으로 가래떡을 꼽는데, 재료가 특별한 것이 아니기에 유달리 맛이 좋거나 별미는 아니지만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다. 으레 정월이 다가오면 각 가정에서는 가래떡을 뽑아 두는 것이 음식준비의 으뜸이었다. 차례상은 물론이고 손님을 접대할 때 떡국을 내놓았다. 떡국에 만두를 띄워 먹는 지방도 있으며, 꾸미(오늘날의 고명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를 잘 써서 맛과 멋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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