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글이는 생후 13개월이 되었을 때 급성 폐렴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는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이유 완료기에 폐렴으로 반년을 보내게 된 앵글이는 고형식을 먹지 않는 아이가 되었어요. 폐렴과 장염을 오가니 병원에서는 음식물 섭취를 금했고, 수액에만 의지해야 했거든요. 한 달이 넘는 병원 생활 동안 음식 섭취를 하지 않은 앵글이는 고형식을 거부하는 아이가 되어 퇴원하게 되었답니다. 이후 아무리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주어도 고형식은 일절 먹지 않았어요. 그나마 먹는 것은 부드러운 카스텔라, 쿠키, 말랑한 복숭아, 우유 정도였죠. 앵글이에게 음식을 먹이기 위한 노력은 이후 13년 동안 이어졌어요.
배고프면 먹는다고요? 음식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좋아하지 않는 음식은 먹지 않아요. 아이와 함께 만들면 잘 먹는다기에 거의 매일 쿠킹클래스가 주방에 펼쳐졌고, 몇 시간 공들인 노력의 결과는 허망했어요. 두세 번 받아먹는 게 고작이었거든요. 그래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그만큼이라도 먹어주기 때문이었죠. (09화 음식을 안 먹는 아이)
동글이는 아기 때부터 건강빵만 먹었어요. 계란, 버터가 들어간 빵은 좋아하지 않았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카스텔라, 쿠키 등은 잘 먹지 않아요. 돌이 갓 지난 동글이가 자기 몸만큼이나 기다란 바게트를 뜯어먹거나, 얼굴보다 크고 딱딱한 호밀빵을 통째로 들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으면 동네 아줌마들이 신기해하며 아기가 특이하다고 말하기도 했죠. 그때는 동네에 건강빵 파는 곳이 없어서 일부러 건강빵을 찾아 헤이리 마을까지 치아바타, 호밀빵, 바게트 등을 사러 가기도 했었죠.
앵글이는 부드러운 카스텔라, 파운드케이크, 롤케이크, 쿠키 등을, 동글이는 건강빵만 좋아하니 어쩌겠어요. 만들어야지... 동네 친구들은 절 더 신기해했어요. 두 아이의 음식 취향이 다르다고 직접 만들 생각을 하는 게 더 특이하다나요? 그렇게 시작된된 홈베이킹도 벌써 20년이 훌쩍 넘어가네요.
오늘은 [포카치아]를 만들어볼 거예요.
빵을 만들고 난 후의 뒤처리! 많이 싫어하시죠? 그래서 반죽도, 굽기도, 차림도 한 판으로 끝내는 '원팬 포카치아'를 소개할게요.아마 엄청매력적일 거예요.준비되셨나요?
♥ 사방 접기(폴딩) : 4면을 돌려가며 반죽을 당겨서 접어주는 거예요. 이때 발효된 기포가 꺼지지 않도록 살살 늘려 접어주세요.
5. 반죽이 발효되는 시간 동안 취향껏 토핑재료를 준비해요. 이때 물기는 꼭 제거해 주세요.
6. 성형과 팬닝 : 4회 폴딩이 마쳐지면 팬에 올리브유를 뿌려 코팅해 주세요. 열 손가락을 펼쳐 반죽을 콕콕 눌러가며 팬에 맞게 펼쳐주세요. 이때 발효 기포가 꺼지지 않도록 살살 펼치는 것, 잊지 마세요
7. 펼쳐진 반죽 위에 취향 껏 토핑재료를 심어주세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정이니 함께 하셔도 좋아요.)
8. 팬닝 후 위생백을 덮어 30분 휴지 할 동안 오븐을 예열해요.
9. 210도로 예열 후 200도로 낮춰서 20~25분 구워줍니다.
♥ 각 가정의 오븐 또는 에어프라이어의 온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윗면의 색을 보며 1~2분씩 추가하며 더 구워주셔도 좋아요.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열선과 가까워 윗면이 탈 수 있으니 12~15분 정도 경과 후 알루미늄 포일로 윗면을 덮어주세요.
10. 완성된 빵은 발사믹 올리브오일에 찍어 맛있게 드세요.
(남은 빵은 식힘망에 꺼내어 한 김 식힌 후 밀봉해서 냉동 보관해 주세요.)
오븐에서 갓 나온 빵은 명장이 만든 빵도, 초보 베이커가 만든 빵도 상관없이 이유불문 무조건 맛있어요. 특히 포카치아는 다양한 제과 도구도, 반죽기도, 실력도 필요 없이 그저 기다림만 있으면 스스로 만들어내는 빵이라 더 매력적이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쫀함 그 자체라 매일 만들어보고프실 거예요.
포카치아는 무반죽빵이라 소화도 잘 되기 때문에 어린아이도, 지긋한 어르신께도 안성맞춤입니다. 로즈메리 살짝 얹으면 풍미가 배가 되어 더 매력적인 맛을 선물해 줘요. 쫀득한 식감의 포카치아, 꼭 한번 만들어보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