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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Jun 15. 2024

카자흐스탄을 다녀왔지만 애매하다.

그러기엔 모르는 것투성이.

2010년 카자흐스탄엘 다녀왔어요.

알마티에 공연을 하러 갔었습니다. (배우는 아니고 크루였어요.)

아마도 일이 아니었으면 인연이 닿지 않았을 나라 중에 하나죠.


'낙타로 보이는 낙타와 게르'

카자흐스탄에서 함께 온 물건입니다.

현지에서 활동 중이신 고려인 예술가분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것들이라 쉽게 버리거나 막 방치할 수는 없어서

여전히 함께 하는 중이지만 어디에 두어도 눈에 띄는 존재감이 상당한 녀석들입니다. ㅎㅎ

선물의 힘은 그런 거죠. 함부로 할 수 없는 기운이 담겨 있다고나 할까요.  

버릴려면 꽤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 선물이죠. 미묘.


물론 선물도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곳에만 만난 고려인 예술가분들에게 들은 이야기가 상당히 인상 깊었기 때문입니다.


1991년에 소련이 붕괴하면서 독립을 했으니 제가 방문했을 때는 불과 독립한 지 20년이 지난 지도 않았을 때네요. 거기서 만난 고려인 예술가분들에게는 짧게 들었던 영화와도 같은 시대를 사셨던 이야기가 여전히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예술가로서 지킬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선택의 시대를 사셨던 분들.

" 동의하지 않아도 삶을 지탱하기 위해  그 시대의 이념을 찬양할 것인가?

그렇지 않고 목숨을 위태롭게 할 것인가? "

아주 자세하고 깊은 이야기를 할 시간은 없었지만 죽을 각오를 하고 시대를 넘으셨던 분들의 사진첩을 보는데 정말 리스펙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역사도 그러한 시대가 있었기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끼리도 이 이야기를 듣고 만약 우리가 그런 시대를 살아서 무엇인가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어렵더라고요.

함부로 단정해서 말하기는 더욱 어려운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그때도 생소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생소합니다.

개인활동이 불가했던 것인지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단체로만 움직이고 이동하는 일정이어서 정보가 거의 없어요. (특히, 지명)

광활한 들과 산을 버스로 지나다닌 데다가 문자도 매우 생소해서 이정표가 있어도 읽지 못했으니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합니다. 관광도 시켜주셨는데 내리라면 내리고 먹으라면 먹고 말을 타라면 타고 연어를 잡으라면 잡고 그랬습니다. 카자흐스탄 어딘가에서 말이죠. ㅎㅎ


뭔가 문화(이념)가 매우 다른 국가를 방문해 본 것은 처음이어서 낯섦이 배가 되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문화가 너무 다르면 오히려 더 재밌다는 것을 몇 년후에는 알게 되지만 이때는 내공부족이었습니다. 무척 아쉬운 과거의 저.)


그리고, 기억을 더듬더듬.

음식 중에는 참외로 불리는 과일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수박처럼 생겼는데 참외라더군요.

그 과일이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아!! 귀국하던 날 공항에서 사진 찍으려다 경찰분께 제지를 당했어요. (사실 좀 무서웠지만 안 무서운 척)

찍으면 안 된다고 해서 이 나라가 다르긴 다른 체제의 나라구나 했습니다.


사진 몇 장도 함께 보실래요? ^^

공연 했던 극장입니다. 상당히 클래식하면서도 뭔가 사회주의적 느낌적인 느김이 느껴지는 극장. 그린 카페트 너무 좋구요. ^^


자판기의 뜨거운 커피가 녹아내릴 것 같은 컵에 나옵니다. 친절하게 티스픈까지. / 이제보니 이 달걀들의 차이가 유정란, 일반. 차이일까요? 아. 아니면 달걀과 달걀이 아닌 것??


차에서 지나가면서 찍은 풍경인데 ..지금보니 무덤같아 보이기도 하네요.


드문 드문 보이던 집과 가축 / 너무나 예쁜 고양이씨 어쩜 이리 이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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