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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제이 Jun 08. 2024

첫 해외여행의 도쿄에서 난 왜 미니 스패너를 샀을까?

스패너씨에게, 우리는 운명이었을 거예요.

일본 도쿄.

태어나 처음으로 가 본 다른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그 해 크리스마스를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첫 문장을 쓰면서 느낀 건데 사실 생각보다 첫 해외여행에 대한 기억이 그렇게 강렬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더듬어 보면 이 정도의 기억이 되살아 나는군요.

'기내식이라는 것은 맛이 없구나.' (지금은 기내식만의 그 맛을 아주 좋아합니다.. 아. 먹고 싶어요. ㅎㅎ) 

'도쿄는 간판만 없으면 서울 같다.'

'자판기에서 담배를 판다.'

'어랏 지폐를 줬는데 동전을 준다.'

'불평 없이 줄을 참 잘 선다.'

'간판과 안내표지판에 일본어 외에 글자가 없다.'

일본어를 모르면 여행 오기 힘들겠는데 생각할 정도로 일본어 외의 글자가 매우 드물었습니다.

그 뒤 다시 일본을 갔을 때는 많이 변했더라고요. 당연하게도 ^^


그렇게 기억 속의 첫 여행지에서 사 온 물건을 꺼내봅니다.

아마 첫 여행이라.. 이것저것 샀을 텐데. 이때 사 온 물건에 대한 기억은 이 '미니 스패너'네요.

도쿄의 도큐핸즈에 가서 골랐던 물건. 그 많고 많던 물건 중에 고른 것이 '미니 스패너'

그때만 해도 이렇게 작으면서 정교한 물건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첫눈에 반했을 거예요. 제가

지금 보아도 정교하고 크기만 맞다면 쓰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종이에 적혀 있는 것을 챗 GTP에서 해석해 달라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정보를 주네요.

상당히 전문적인 느낌입니다. ^^

•제품 코드/모델: MS - 01
•브랜드/유형: 정밀 미니 렌치
•조절 가능 Sorea 3: 조절 가능한 기능을 의미하는 듯합니다.
•재질/마감: 드롭 포지드, 경화 및 템퍼드, 크롬 도금 마감
•크기: 5.5 R (크기 또는 특정 모델 번호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추가 기능: 키체인 포함

이는 정밀 조정이 가능한 미니 렌치로, 내구성을 위해 드롭 포지드, 경화 및 템퍼드 처리되었으며 크롬 도금 마감이 되어 있습니다. 키체인이 포함되어 있어 휴대성과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아.. 맞다. 어쩌면 말이죠.

갑자기 든 생각인데 일본이 프라모델이나 정교한 미니어처등이 활발하고 많이 발달을 했는데 그런 용도로 나온 것이 아닐까요?


우주에서도 궁금해하는 중. 다스베이더가 이야기합니다. "길이 재게 누워봐. 3PO."  "제..제가요?"


어느 날 갑자기 제가 작아진다면 유용하게 사용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럴 일은 없을 테고 ㅎㅎㅎ

저는 작은 물건을 무척이나 애정합니다. 

걸리버 여행기에서도 소인국 편을 제일 좋아하죠. 

작은 물건을 보면 기분이 좋고 재밌는 상상이 몽글몽글 떠올라 신나는 이야기로 저를 이끌거든요.

왜 하필 이걸 사 왔나 싶었지만 이러니 그 물건을 알 살 수는 없었겠네요. 데스티니


그런데 물건의 탄생에 대해 생각해 보면 그 쓰임새에 있을 텐데 제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고스란히 장식용으로만 두고 있는 거군요. 무언가를 조이고 싶은 욕망 같은 것이 스패너씨에게 있을지도 모르죠. 

괜스레 미안해지는 것이 맞는 볼트, 너트라도 찾아봐야겠습니다. 


그래도 그냥 보아서는 어느 나라 기념품이 가늠하기가 힘든 것이 여행지에서 사 온 물건이라기엔 특색이 없기는 하네요. 제가 사 왔지만 말이죠.

첫 일본을 다녀오고 10년이나 지나서 다시 일본을 갔었는데 이때의 메인은 지브리 미술관이었습니다.

10년 전과 매우 다른 마음과 자세로 갔던 일본. 그리고 '지브리 미술관'

그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함께 해요.  


오늘은 온전하게 스패너씨에게 집중의 시간을.
가장 오래전 제 여행가방을 통해 이곳에 온 터줏대감에 대한 예우로 말이죠.
 

(앗. 그러고 보니 스패너를 감상하는 다스베이더와 C-3PO도 세 번째 일본 방문 때 사온 애들이군요. )

그냥 별 것 없이 찍어보는 스패너. 이쁘다 이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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