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함

다양함을 담는 그릇

by 지용욱

이청준 선생님의 '선생님의 밥그릇'은 아무이유 없는 배려 혹은 단순하지만 점점 깊어지는 사랑 등을 중심으로 아이들의 '순수함'을 담아낸 작품이다. 이청준 선생님의 작품은 뻔하고 단순하고 교훈적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깨끗하고 맑은 가치를 콕 집어 풀어내는 것을 보아 주제를 담아내는 능력이 상당한 작가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의 주제인 '순수함'은 인류의 희귀하지만 보편적인 가치로 현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가치이다. 쉴새없이 바쁘고 허무한 일상속 '순수함'의 가치는 매우 특별하다. 순수함이 담고있는 힘인 선함, 사랑 그리고 가장 순수하게 원했던 꿈은 바쁜 일상속 우리에게 방향을 건네준다. 오늘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아니 현재는 갖고자 하는 가장 특별한 가치 '순수함'에 대해 알아보자.


선생님의 밥그릇은 여러개의 단편들이 하나로 묶인 작품이다. 각 작품에는 순수한 사랑과 선함이 담겨있으며 뻔하고 교훈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또 훈훈한 감동을 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중심적으로 다뤄볼 이야기는 바로 책 제목에도 나와있던 '선생님의 밥그릇'인데 대략적인 내용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시절 밥을 제대로 챙겨오지 못하는 제자들을 위해 밥그릇의 반을 제자들에게 주며 따뜻하고 훈훈한 제자관계를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의 가장 중심적인 내용은 바로 '배려'다. 선생님은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밥을 거리낌 없이 나눠주었으며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희생했다는 점은 현 인류에게 가장 필요한 '이타주의'에 가장 잘 맞는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이 '비정상적인 행동'이 되는 현 시대에 선생님의 순수한 배려는 현대적인 시선으로 보면 더욱 감명깊게 다가온다. 두번째로 다룰 이야기의 제목은 '그 가을의 내력'이다. 이 이야기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석구라는 한 청년과 금옥이라는 처녀의 감정이 '개 싸움'을 통해 풀리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이야기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석구와 금옥이의 순박한 사랑이다. 배경이 시골인 만큼 석구와 금옥이의 사랑은 더욱 더 순수하게 다가온다. 현대인들처럼 복잡하게 엉키고 뒤엉키는 사랑하고는 다른 단순하지만 감명깊은 둘의 사랑이야기는 순수함이라는 주제속의 사랑을 표현하기에 아주 적당한 이야기였다. 이렇게 책의 줄거리와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알아보았다. 그러면 이번엔 '순수함'이라는 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순수함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현 인류에게 필수불가결한 가치이다. 순수함 그 특유의 맑고 깨끗한 느낌은 사회에 물든 직장인들과 어른들의 마음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그 예로 우리는 가족을 들 수 있다. 아빠와 엄마가 사랑하게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나온 아기는 자신의 순수함을 마음껏 뽐내며 우리에게 행복을 안겨준다. 아무이유없이 웃지만 보는 사람도 행복해지는 그 특유의 완벽한 순수함은 가족의 무게를 짊어진 아빠에게 원동력이 되기에 충분했다. 순수함은 아기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순수함은 가능성의 힘으로써 크기와 방향성에 상관없이 모든 것들을 담는다. 뒤죽박죽 섞인 순수함의 결정체는 '가치관'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그러나 이 것은 순수함을 끝까지 유지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이 말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란 학습 과정을 통해 순수함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공부만을 위해 살아갈 아이들은 순수함이란 힘을 저버린지 오래였고 빛났던 우리의 시작은 철저한 사회에서 무너져내렸다. 모든 호의에 '이유'가 생긴 이 사회에서 순수함을 유지하기엔 너무나도 물들어버린 사람들이었다. 순수함의 정의는 말그대로 '가능성'이다. 가능성은 가늠할 수 없다. 숫자는 제한이 없으며 가능성은 경우의 수다. 우리에겐 수많은 경우의 수가 주어졌고 무너져 내린 순수함은 이제 다시 세워야한다. 호의에 별 의미없는 이유를 붙이기도 하고 사랑한다는 이유에 시덥잖은 것을 갖다 붙이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순수함은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다. 순수함은 다양한 것을 담았다. 차별없이 담았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당연하고 또 당연했던 인류의 본능은 사회속의 인류에게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순수함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배려와 사랑을 추구하기엔 너무나도 바쁜 삶이니 말이다. 그러나 너무 지나치게 살지 말라는 말 또한 하고싶다. 가끔은 순수한 아이들의 웃음이 순박한 그들의 사랑이 아무이유 없는 배려가 우리 삶의 이유가 될 때도 있으니까 말이다.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그 것이 우리의 삶을 정지시킬때쯤 대한민국의 곳곳에서는 새 생명이 태어났다. 그 생명들은 여러 과정과 시간을 거쳐 태어났으며 '아기'라는 '작고 여린' 생명체로 여겨지며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 작은 생명들이 갖고있는 힘은 생각보다 거대했으며 점점 아기라는 생명만이 가질 수 있는 상징적인 가치로 변하게 되었다. 그 가치의 이름은 '순수함'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거대한 그릇, 그것이 순수함이다. 그러나 여러 성향의 어른들에 의해 어떤 아기들은 그 그릇안에 자신의 것이 아닌 희망을 담으며 잘못된 가치또한 담아냈다. 그들안에 자리잡았던 맑고 깨끗한 힘은 점점 물들어갔고 그 색깔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사람들은 순수함을 여러가지로 정의한다. '덜 배운 것', '아무것도 모르는 것' 혹은 '맑고 깨끗한 것', '가능성을 가진 것'등으로 말이다. 이 모든 말은 틀리지 않았다. 허나 오늘 내가 담아낼 순수함의 주제는 '다양함을 담는 그릇'이다. 우리가 순수함을 갖고 있을적의 선함은 아무이유없는 배려였으며 사랑은 단순하지만 깊게 들어갈 줄 아는 것이었다. 순수함은 우리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다른 가능성의 그릇이다. 순수함은 인류의 가장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가치이며 이것 없이는 그 누구도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다. 난 모든 사람이 '순수한 힘'을 가졌으면 한다.


지용욱 2021 04 21 선생님의 밥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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